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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식인 물고기 '삐라냐' 생각보다 엽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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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 물고기 '삐라냐' 생각보다 엽기적



세상은 참 넓고 좁았다.

산티아고에서 식인 물고기 삐라냐를 만나게 될 줄이야.


남미여행 중에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들르게 되면 생선을 좋아하는 여행자를 즐겁게 해 주는 곳이 있다. 또 과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한 곳이 있다는 것을 소개해 드린바 있다. 산티아고에는 청과물을 한 곳에 모아놓고 팔고있는 커다란 재래시장이 있는 데 그곳은 서울의 가락시장을 쏙 빼닮은 듯 한 곳이다. 칠레 전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이나 채소가 한 곳에 다 집하되어 출하되고 있는 것이다. 그곳의 이름은 '산티아고 베가 중앙시장'이다. 



그리고 또 한 곳에는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등 해산물을 총집합 시켜둔 곳인데 생선 매니아로 자부심을 지닌 글쓴이의 눈을 휘둥그래하게 만드는 곳이다. 별의 별 모양과 맛을 지닌 생선과 해산물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이곳의 이름은 '메르까도 센트랄 산티아고(Mercado Central Santiago)'로 불리운다. 마치 서울에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 정도의 규모라고나 할까.

 

굳이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가락시장 수산물 센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시장에 내놓은 해산물의 종류가 다소 생소해 보이는 점 하나와 함께, 이곳은 시민들 내지 여행자들이 이곳에 출하된 해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현지에서 직접 맛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것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식당들이 빙둘러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데 식사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며 가격이 매우 싼 편이다. 대략 우리돈으로 몇 천원 정도면 배부르게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곳이며, 유명 관광지에서 수 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가격의 요리를 엄~청 착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생선 메니아 앞에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생선들 중에는 구미를 당길만한 생선이 매우 부족한 게 이 시장의 단점이었다. 150일 간의 파타고니아 투어를 통해 생선을 만나게 되면 침을 잴잴 흘리곤 했지만, 결코 우리의 미각을 충족 시켜줄 생선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칠레에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칠레 홍어' 조차 고갈되어 쿼터제로 어획을 해야 하는 형편이고, 파타고니아에서 무진장 생산되는 살몬(연어) 다수는 유럽 등지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지에서 살고있는 교민들은 주로 대구류의 일종인 메를루사(Merluza -common hake, 남방 대구-)나 꽁그리오(Congrio)등 몇가지 종류의 생선을 일반적으로 좋아하며 한국에서 먹던 휘황찬란한 미각의 일부를 충족 시키고 있는 것이다. 속살이 하얀 메를루사는 주로 튀겨 먹고 이름 조차 낮선 꽁그리오는 횟감으로 즐겨먹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생선회 메니아들에게 동태평양은 볼락이나 감성돔 처럼 생긴 녀석들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감히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생선에 비할 수 없는 맛인 것이다. 따라서 글쓴이는 수 많은 종의 해산물들 중에서 일찌감치 몇가지 종의 해산물을 선택해 두고 장소를 옮길 때 마다 눈 독을 들이고 있는데, 글쎄 그게 평범하기 짝이없는 연어회 정도이다.



사흘전(현지에서는 일요일) 우리는 한국에서 오신 사업가 두 분과 함께 파타고니아 투어에 나선 여행자 네 분 등 모두 8명을 대동하고 이 시장에 들렀다. 시장에 들른 이유는 산티아고에서 유명한 시장 투어와 함께 점심을 함께 먹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시장을 잠시 둘러보고 점심을 함께 먹게 되었는데 우리가 주문한 점심은 '메를루사 꼰 아로스(Merluza con Arroz)-메를루사 튀김을 곁들인 쌀밥-'와 함께 '꽁그리오 소파(Congrio Sopa-꽁그리오 수프-'를 먹었다. 이미 페루와 볼리비아를 돌아온 여행자들은 글쓴이가 느끼고 있는 생선에 대해 깊은 목마름이 있었던지 '맛있다'는 표현을 연발하셨다. 페루 꾸스꼬 중앙시장에서 먹어봤던 낮선 '세비체' 보다 감동의 깊이가 뛰어났기 때문일까.


아쉽게도 당시에는 이 시장의 정경이 담긴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주말 손님 접대(여행자가 웬 손님 접대?...이유가 있다.     해 두시면, 파타고니아 비경을 담은 150일간의 여행 다큐는 물론 남미투어 등에 대해 기분좋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으쓱~ㅎ) 를 위해 이 시장에 들러 촬영한 자료사진을 포스트에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에 쇼핑한 식재료들은 튀김용 생선 한 종류와 가리비와 연어가 전부였다.



바로 이 녀석이 튀김용 생선이었는데, 내장을 빼고 손질을 잘 해 두고 버터를 두른 후라이팬에서 구워내면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생선이다. 도대체 생긴 모습이 도도 아니고 모도 아니어서 그저 직감적인 판단에 의해 튀김용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더니 '와인(블랑꼬-백포도주-)'와 너무 잘 어울리는 생선이었다. 이곳에서는 한국에서와 달리 대부분의 생선을 저울에 무게를 달아 팔고 있는데 생김새가 뻘쭘해 보이는 이 생선은 우리돈으로 3000원/1kg 정도 했다. 대략 마릿 수가 열 댓마리 정도나 될까. 튀김을 해 놓으니 큰 접시에 가득했으니 무진장 싸고 착한 가격이랄 수 있다. 



이 어시장에서는 생선이나 어패류 대부분을 이렇듯 저울질 한 다음 손님들에게 건네진다. 그런데 낮선 생선들이 즐비한 이 시장에서 전혀 뜻 밖의 물고기가 우리 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생김새가 얼마나 엽기적인지 '이게 물고기 맞나' 싶을 정도로 관상이 흉칙했다. 그래서 이 물고기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게 됐다.



바로 이 녀석이다. 삐라냐(Piraña 또는 Piranha)라고 불리우는 이 녀석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식인 물고기다. 생김새가 얼마나 엽기적인가. 산티아고의 중앙 어시장에 싼더미 처럼 쌓여있는 물고기들 조차 생소한데, 계산대 앞에서 마치 상어 이빨 처럼 생긴 이빨을 드러내고 입을 쩍 벌린 모습을 보니 자칫 녀석이 서식하고 있는 곳에 풍덩 빠지기만 하면 뼈 조차 건지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저 이빨로 사람이나 동물을 물어뜯는다...ㅜㅜ) 


가끔 외신을 통해 들어본 소식에는 삐라냐가 사람을 공격하여 중상을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무서운 녀석 아닌가. 녀석의 크기는 손바닥만 하여 대략 15cm 내외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녀석이 떼를 지어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설에 따르면 동물 한마리를 먹어 치우는데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릴 정도라고 하니, 엽기적인 녀석의 모습과 함께 정말 무시무시한 물고기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물고기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지녔다고 해도 주로 이 정도인데 비해 

녀석의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는 거의 생선 무림의 고수 정도라고나 할까.



녀석의 모습을 측면에서 관찰한 결과 물고기 답지않은 '면도날 이빨'과 함께 살코기를 뜯을 때 사용될 턱뼈가 매우 독특하게 진화한 모습이다. 몸통 중에 머리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선대가리에 붙은 살코기를 부를 때 사용하는 '볼테기살 또는 뽈떼기살'이 매우 발달한 모습이다. 질긴 고기를 뜯을 때 매우 유용하게 쓰여질 구조의 입을 가진 게 삐라냐의 정체였던 것이다. 비록 박제된 삐라냐의 모습이지만 이 녀석의 모습을 보는 순간 삐라냐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진 브라질의 아마존 강이나 파라과이 강 등지로 여행할 맘이 싹~사라지는 것이다. 


삐라냐는 중남미에서 제한된 지역에 서식하고 있지만 녀석의 생김새만으로도 이방인들을 놀라게 해 줄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그러나 삐라냐의 본성은 매우 착하여(후덜덜...이게 착한 모습이냐.ㅠㅠ) 과라니 인디오 등 이 지역의 토착 원주민들에게는 식량이며 관상용 물고기로 키워지기도 한다. 이때 삐라냐를 사육(?)할 때는 닭을 먹이로 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삐라냐가 식인 물고기라는 악명을 가진 건 이 땅을 침탈한 스페인 군대의 말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며 백골로 만든 무시무시한 이력이 유럽에 전해지면서 생긴 악명이라고 한다. 


삐라냐의 식성은 커다란 포유동물 조차 먹어치울 정도이니 그들이 살고있는 강물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물에 빠진 사람은 삐라냐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패닉 상태에 빠져 기절초풍할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삐라냐의 생김새 뿐만 아니라 놀라운 악명이 더해져서 아마존 강,파라과이 강 또는 가이아나 등지에서는 방류가 금지된 어종이기도 하다. 녀석의 크기는 대략 15~25cm이지만 공포지수는 1.5~2.5m의 거대한 상어과의 한 녀석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글을 맺으면서 파타고니아 투어 중에 알게 된 삐라냐 관련 속담 하나를 추가 한다. 현지인들은 식욕이 매우 왕성한 사람을 가리켜 '삐라냐'라고 부르는데, 이 말에는 두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낙천적인 칠레인들이 음식을 많이 먹어 살이 피둥피둥 찐 현상을 빈정거린 말투 하나와 함께, 편식을 하지않고 무엇이든 잘 먹고 건강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글쓴이가 만난 삐라냐 1인은 금년에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알리'라는 귀여운 녀석이다. 그런데 그렇게 귀여운 녀석의 턱 뼈 내지 뽈떼기 살이 삐라냐 처럼 발달했을 거 같은 생각을 하니 괜히 무서워 지는 걸...ㅎ 

흠...그러고 보니 생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글쓴이를 조심해야 할 녀석도 삐라냐가 아닌가 싶다. 생선을 먹어치우는 데는 삐라냐 식성을 쏙 빼 닮았으니 말이다. 삐라냐의 천적이 산티아고 중앙 어시장에 나타난 셈이다. 그나저나 삐라냐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산더미 처럼 앃인 생선들의 존재감 모두를 집어 삼킬 정도이다. 비록 박제된 삐라냐이긴 하지만 정말 카리스마 넘치는 엽기적 물고기가 삐라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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