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관문 칠레의 산티아고에는
100년도 더 넘은 '베가 중앙시장'이 있다는 거
이미 소개해 드린바 있다.
음...나는 그 시장에 살고있는 베가냥이다. 콧구멍 주변을 유심히 잘 봐 주시기 바란다. 내가 다른 길냥이 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들을 무서워 하지 않는 것과 함께 콧구멍을 연상케 하는 하얀 두 점이다. 한국에서 여행 온 한 아저씨가 날 보고 베가냥이라나 뭐라나. 베가 중앙시장에는 나 같이 특별한 모습을 한 길냥이와 함께 하루 종일 잠만 퍼질러 자는 잠냥이도 있다. 한번 살펴 볼까.
#2. 하루 종일 잠만 퍼질러 자는 잠냥
음냥 음냥...(ZZZ~)...누가 내 앞에서 얼씬 거리냥....음냥음냥
누구냥...나는 길냥이가 아니당.
음냥...누구세효?...
잠냥이는 판매대 위에 드러누워 시체놀이를 즐기며
하루종일 잠만 퍼질러 자는 잠냥이다.
팔자가 늘어진 셈이다.
콧구멍이 특이한 나...베가냥이 제일 부러워 하는 냥이 중 한 녀석이다.
그리고 요즘 우리 시장판에 귀염받는 한 녀석이 나타났다.
#3. 수염이 특이한 도사냥
테어난지 두 달도 안 돼 보이는 녀석의 포스가 보통이 아니다.
귀엽긴 한데 녀석의 수염이나 눈썹이나 터럭을 보면 신선이나 도사풍모를 지녔다.
그래서 도사냥이라 부른다.
베가 시장에서 살고있는 몇마리 냥이 외
사람들이 북적이는 베야 비스타 거리에 나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방인들을 대하는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4. 동작그만 폼을 잡은 요가냥
젊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베야 비스타 거리 근처에 살고있는 요가냥은
파타고니아 투어에 나선 한 아저씨의 카메라 렌즈를 노려보며 폼을 잡았다.
동작그만!!...
녀석은 아직 수련이 초보단계인지 눈빛 관리가 엉망이다.
사뭇 긴장된 표정이다.
그런데 이 동네에 살고있는 집냥이나 길냥이들의 표정은 더욱 심각하다.
#5. 창틀에서 이방인을 노려보는 누구냥
녀석은 창틀에 기대 졸고 있다가
이방인의 발자국 소리에 눈을 뜨고 셔터 소리에 화들짝 놀란 표정이다.
누구냥...!
그러나 더욱 심각해 보이는 냥이가
이 동네에 함께 살고 있었다.
#5. 이방인의 모습이 두려운 두렵냥
녀석은 한국에서 온 이방인의 모습에 놀라 쫄아들기 시작했다.
맨날 보던 칠레노 내지 산티아고 시민들과 다른 모습이 두려웠을까.
담벼락 옆에서 빤히 들여다 보며
셔터음을 날리는 게 여간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음...너무 무섭고 두려워...ㅜ
흠...이 아저씨가 그렇게 두렵냥...!!
이 동네에는 이방인을 두려운 존재로 보는 냥이들도 살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는 집냥이들도 적지않다.
#6. 지나가거나 말거나 방관냥
요렇게 얼음공주 같은 도도한 모습으로 창틀에 기댄 집냥이지만
표정을 들여다 보면 예사롭지 않다.
녀석들은 자신들에게 지나친 호기심을 보이는 이방인을 매우 경계하고 있었다.
베가 중앙시장의 냥이들이 먹을 게 더 많아서 그럴까.
이방인을 경계하는 녀석들은 주로 베야 비스타 거리에 살고있는 냥이들이었다. 녀석들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가 아니면 꼬랑지를 내린 채 바람처럼 사라지곤 했다. 그 중 한 녀석은 맞짱을 떠 볼 요량으로 이방인을 노려봤다.
#7. 투혼에 불타는 경비냥
녀석은 작은 연립 주택의 정문에서 살고있는 녀석인데
다가가면 갈수록 경계 눈초리가 심했다.
마치 우리 아파트를 지키는 경비아저씨 눈초리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