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정당정치 불신시킨 '최악'의 진앙지 -박원순의 '시민혁명'이 바꿔버린 대한민국의 정치지형도-
삶에 지친 외롭고 고독한 당신을 품어줄 넉넉한 산하가 있는가.
또 그곳은 당신이 늘 꿈꾸던 곳인가.
이틀전 대한민국에서는 작은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 부피는 찻잔 정도의 크기에 불과해 보였지만 강도는 최고의 파괴력을 갖춘 어마어마한 태풍이었다. 일반의 상식을 깨뜨린 새로운 바람이었으며 사람들은 그 바람을 '안철수 신드롬'이라 했고, 또 절망의 시대에 희망을 가져다 줄 바람이었다. 그 바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스스로 가슴 한켠에 지녔던 편견이 깨뜨려지고 있음을 실감하는 한편 마침내 올 게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세상을 가리고 있던 '거짓의 장막'이 걷힌 그곳에는 사람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진실의 세상'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게 정치는 어둠이었으며 절망이자 거짓을 가르쳐 준 것일까.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 국민참여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장충체육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울컥한 마음이 엄습하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박원순의 희망공작소가 조용한 시민혁명을 불러오고 있었던 것이다. 작고 강한 바람이 대한민국의 정치지형도를 완전히 뒤바꾼 혁명적 사건이라고나 할까. TV 토론회 등 두 번의 미션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뒤진 박영선 후보는 당원들의 조직(표)를 바탕으로 국민참여경선에서 '대역전극'을 기대하며 경선에 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영선 후보는 최선을 다했으며 그동안 우리네 정당정치가 보여준 파워 대부분을 보여줬다. 특히 앵커출신으로 이명박을 혼쭐낸 'BBK 파워'를 지닌 그녀는 국민참여 경선이 시작되면서 박원순 후보를 거세게 밀어부쳤다. 그녀는 박원순 후보가 지닌 약점이라고 판단한 '재벌의 기부금과 정체성'에 대해 맹공을 퍼부으며, 자칫 국민참여 경선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 점 박원순 후보 조차도 지적하기도 했다. 너무한 게 아닌가 하는.
그러나 박원순 후보는 '네가티브' 공세에 대해 극도의 자제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 그에게는 기존의 정치가 보여주고 있던 온갖 음모와 술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박영선 후보가 보여준 게 날카로운 칼이었다면 박원순 후보의 방패는 부드러운 바람이었을까. 시퍼렇게 날 선 검이 금방이라도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박원순 후보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황한 쪽은 박영선 후보의 민주당이었다. 웬만하면 박영선 후보가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분위기였다.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박영선 후보의 약진이 눈에 띄게 도드라졌으며 남은 미션에서는 민주당의 조직표가 박원순 후보를 누르며 역전할 수 있는 기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에서 조차 박원순 후보를 밀어준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도출됐다.
박원순 후보는 경선기간 동안 "이번 선거를 통해 혁신과 통합, 변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더 큰 민주당, 더 큰 통합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한 게 민주당의 지지층 마저 흡수한 것 같다. 또 다수의 국민참여 경선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원순 후보가 향후 민주당 등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통 큰 결단'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치가 한층 부풀어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 기대치는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선출 국민참여경선'에 후보로 확정 된 뒤 '후보수락 연설'을 통해 다시금 확인 됐다. 박원순 후보는 경선기간 동안 낡은 정치의 산물인 '네거티브' 공세나 '마타도어'를 전혀 쓰지 않았다.그가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한 게 확인됐다.
또 시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인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으로"고단하고 지친 시민에 달려가 위로를 해주는 첫번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당정치가 우격다짐으로 시민들을 억지로 끌고 다녔던 점과 확연히 드러난 차이였다. 그는 이 일을 위해 야권과 협의체를 통한 '소통의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로 부터 희망을 앗아가며 극도의 환멸과 불신을 자초한 게 '불통의 정치'였으며, 절망과 거짓을 가르쳐 준 게 또한 정당정치의 한계였을까. 박원순을 선택한 시민들은 이제 민주당과 야권의 개혁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원순 후보는 수락연설이 끝난 직후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며칠남은 기간 동안 고심을 해 보겠다"는 표현으로, 수락연설 중에 언급한 "민주당을 중심으로 더 넓은 정치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희망의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더 큰 민주당과 더 큰 통합정당으로 고단하고 지친 시민을 위로해 줄 개혁적 정당 탄생을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을 표현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요구하는 정치개혁과 개혁적 정당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마도 그건 정치인들의 대명사와 다름없는 '거짓'으로 부터 벗어나 시민들과 소통하는 정치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게 아니겠는가. 또 금번 국민참여 경선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60%에 달하는 놀라운 참여율의 핵심은, 특정 정치인 내지 정당만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의 바람과 전혀 반대방향으로 가는 정당정치의 구태의연함과 함께, 시민들을 거짓으로 속이고 우격다짐으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못된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 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이 아닌가 싶다.
그 첫번째 시도를 이끌어 낸 건 이명박 정권이 거짓으로 국민들을 속인 'BBK사건' 이후 미국산광우병 쇠고기 사태로 촉발된 '촛불시위'였다. 광운대 동영상을 통해 드러난 이명박의 뻔한 거짓말을 정치검찰과 친정부 언론 등을 통해 '무혐의 처리'를 하고 있는 모습은, 시민들의 상실감과 자괴감을 극대화 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건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천하의 패악질을 일삼은 이 정권이 경부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으로 둔갑 시킨 채 퍼 부은 시민들의 혈세는 어디로 증발했는 지 조차 모를 일이다. 국민 다수가 나라와 국토를 절단내는 이 사업을 반대했지만 거짓 주장으로 밀어부친 게 4대강 죽이기 사업의 실체가 아니었나.
그리고 그들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직 대통령을 벼랑 끝에 세운 어둠의 세력들은, 마침내 나라를 팔아넘기는 매국행위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고자 더 큰 거짓말을 뻔히 늘어 놓았다. 그게 천안함 침몰사건이며 친정부 언론 등과 함께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킨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거짓정권의 탄생이 비비케이 사건이었다면, 거짓정권의 종말을 고한 게 천안함 침몰사건의 실체가 아닌가. 시민들은 우선 민주당과 야권의 정치인을 향해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서울시장 선거를 시작으로 총선 대선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선거에서 언론을 독점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 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까.
그 위기감을 표출해 준 게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었으며, 박원순 후보가 국민참여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거짓말로 대변되는 음모와 술수로 점철된 정당정치에 신물이 난 시민들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뻔한 거짓말을 사실로 만들어 강요하는 정치, 뻔한 사실을 거짓으로 우격다짐하는 다 썩어자빠진 정치의 종말에는, 천안함 침몰사건이 진앙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동안 관련 포스트를 통해 주장한 바 천안함 침몰사고는 이명박과 오세훈이 다 까 먹은 서울시민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게 해 준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 일을 민주당에서 해 낸 것인 데 당시 민주당에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후보로 나선 이 선거에서 '기대조차 하지않았다'는 게 관계자로 부터 흘러나온 푸념섞인 말이었다. 한 전 총리가 혼신을 다해 뛴 선거였다. 그러나 우리를 절망 시키고 있었던 정당정치는 쪽수 정치라, 쪽수가 말하는 것이므로, 쪽수 정치가 대세여서 쪽수가 밀리면 쪽 팔릴 수 밖에 없는 암울한 구조란 말인지.
이명박 정권이 천안함 침몰사고에서 다시금 보여준 대국민 사기극은 여야는 물론 국민 다수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또 이명박 정권이 늘어놓는 뻔한 거짓말에 대해 항거불능인 정당, 사실을 말하면서 눈치를 봐야 하는 정치인과 시민들이 박원순 후보를 통해 표출하고 싶은 건 여전히 안철수 신드롬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정당정치의 한계를 실감한 시민들의 반란이자 새로운 혁명의 전조라고나 할까.
이명박은 이러한 시민들의 열망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지,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의 폭침이라는 주장을 수도 없이 되풀이 하는 동시에,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 의혹을 품는 국민들을 향해 종북세력 운운하며 국민들을 이간질 하고 있었다. 생전 이런 인간이나 무리들 처음 봤다. 오죽하면 정치에 별 관심을 주지않았던 글쓴이 조차 투사(?)로 만들며 정치판으로 끌어들였을까.
아마도 이같은 현상은 글쓴이 뿐만 아니라 다수 우리 국민들도 같거나 비슷한 이유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천안함 침몰사고를 통해 방점을 찍은 거짓 정권의 종말에 대해 반기를 들며, 대한민국의 정치지형도를 바꾸어 놓은 게 국민참여 경선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거짓을 정당화 시키며 눈감아 준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특히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백령도 앞 바다 깊숙히 수장시킨 장본인들이다. 정당정치를 불신의 늪으로 깊숙히 빠뜨린 헌정사 최악의 진앙지라는 말이다.
박원순의 희망공작소로 부터 발현된 5%의 시민혁명이 안철수 신드롬에 힘 입어 50%를 뛰어 넘은 건, 어둠의 세력들이 만든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 시민들의 발버둥이자 오랜 숙원이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는 "새로운 시대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새로운 생각, 가치, 방법은 수많은 장애물과 방해를 넘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미완성이라는 말이며 서울시 곳간을 이명박 정권에 바치고 보따리 싼 '오세훈의 아바타'나, '자위녀'로 통칭되는 나경워니 같은 여자를 통해 다시금 방해공작이 넘쳐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여전한 숙제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에 등장하는 그림은 세계 최고 청정지역인 파타고니아의 '피츠로이(Cerro Fitzroy)'의 모습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이자 침탈자에 짓밟힌 안데스 인디오들의 맑은 영혼이 마지막으로 숨을 몰아쉬며 머리를 뉜 땅이다. 또 쿠바혁명의 주인공 '체 게바라'가 혁명을 꿈꾸게 해 준 성스러운 땅이기도 하다. 장도에 오르기 전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곧 다가오기를 학수고대하며...
따라서 금번 야권의 국민참여 경선은 비록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자리였지만,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참조하면 보궐선거로 치루어지는 서울시장직은, 총선과 대선으로 지어지는 선거정국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징적 경선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국민참여 경선이었다. 두번 다시 이 땅에 비비케이 동영상이나 경부대운하 음모나 전직 대통령 서거나 조작질한 천안함 침몰사건 등과 같은 뻔한 거짓과 음모와 술수가 시민들의 희망을 짓밟지 말아달라는 요구 아닌가.
천안함의 진실이 대한민국의 정치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믿음도 이에 근거 한다. 어떻게 배에 물이 새고 잠수함과 충돌하여 침몰한 것으로 전해진 천안함이 북한제 1번 어뢰에 의해 폭침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 그게 뼛속까지 친일.친미세력이라고 하는 어둠의 세력들이라니. 정당정치의 불신을 초래한 최악의 진앙지이자 종결자 다운 모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