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위의 원혼들이
아직 까지 구천을 떠돌고 있는 것일까. Tweet
이틀전, 백령도 앞 바다 수면 아래로 깊숙히 가라앉아 보였던 천안함 침몰사건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권이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을 '전기통신법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의 피의사실로 고소한 게 우연한 일로 보이지 않았다. 하마터면 천안함은 세 동강으로 쪼개진 채 친정부 합조단과 언론 등에 의해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영원히 기록될 뻔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냥 역사속으로 묻혀버릴 수 없었던 숙명을 가지고 있었던지, 오히려 신 위원을 고소한 정부와 특정 세력들에 의해 수면위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틀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속개된 천안함 침몰사건 제4차 준비기일 공판 결과 피고측이 신청한 증거 대부분이 재판부에 의해 채택되고 있었다. 채택된 증거들을 아래 그림 속에 표시해 봤다. 아마도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이 있는 정부나 군 당국 등 관련자들이 이 내용을 보자마자 혼비백산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깔아 뭉개다시피한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이 법정에서 새롭게 모두 밝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굵직한 부정부패 비리 소식 등으로 한동안 잊고 지냈을 천안함 침몰사건은, 증거신청 채택 결과가 보여주듯이 원고 측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누워서 날선 칼을 던진 듯 거의 자해수준에 가까워 보인다. 그동안 천안한 침몰사건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진 국민들이라면, 채택된 증거 목록만 봐도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얼렁뚱땅 덮어버린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금방 유추될 것 같기도 하다.
증거 목록 맨 처음 천안함이 침몰하기 직전후 휴대폰 통화사실 조회 부터 해군작전상황도에 이르기 까지,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증거들 때문에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부터 그 결과가 예상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흥분은 글쓴이나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애타게 기다린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이지, 원인 규명이 안되고 국민적 의혹으로 남았던 천안함 침몰사건을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포장하여 백서를 출간할 때 까지, 이명박 정권에 매달려 사실을 덮어버리고자 한 사람들에게는 오뉴월에 서릿발이 선 듯 불안하고 초조한 나날을 보낼 게 틀림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입을 열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혹을 품는 국민들은 종북세력"이라며, 천안함 사건은 <이명박 오바마 자작 시나리오>라고 말한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의 발언을 전파할 정도였겠는가.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대통령 조차 이 사건에 대해 여전히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는 증거이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칠 파장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천안함 침몰사건 백서에 등재된 승조원 위치다. 그러나 백서 조차 사실과 다르다는 게 천안함 침몰사건 의혹에 포함되어 있었다.
천안함 침몰사건 공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채택된 증거들이 하나 둘씩 베일을 벗으며 실체를 드러내는 동안 정치판이 요동치게 될 텐데, 천안함 백서가 발간된 이후 여당은 물론 야당 까지도 이 사건의 의혹 등을 언급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던지 말을 아끼고 있었다. 종북세력으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천안함 사건은 그렇게 우리 국민들로 부터 잊혀져 가는 '뜨거운 감자' 같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사건 공판이 4차례의 준비기일을 거치는 동안 사정은 많이도 달라졌다.
천안함 사고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던 이명박 정권은 레임덕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고, 한나라당은 홍준표가 신임 대표로 선출된 이후 무늬만 요란한 좌클릭으로 똥 오줌 못가리며 우왕좌왕 갈피를 못잡고 헤매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200% 승리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그때쯤 이 사건은 증인 다수를 불러들이면서 의혹에 묻힌 새로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날 수도 있다. 군 당국 등이 일부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겠지만 수십명에 이르는 증인들과 설왕설래 하며 입을 다 맞출 수 있겠나.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대략 그때쯤 구천을 떠돌던 억울한 영령들이 천안함의 진실 앞에서 고마워 하며 비로소 편안한 영면에 들어갈 것이며, 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 포함 반민족적 비민주적 세력들은 역사 저편에서 '만약'을 주절거리며 신상철 전 위원을 고소한 사실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시간 저편으로 흐른 역사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없으므로 심히 은폐되고 왜곡.호도된 천안함의 진실을 다시 써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겠다. 천안함 침몰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의혹을 품었던 사실 하나만으로 고소 당하고 동족을 반목하게 만드는 그런 정치인이나 집단들의 확실한 심판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