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나와 우리덜

비장함 넘친 포이동 주민 진짜 뿔났더라

Daum 블로거뉴스
 


잿더미로 변한 포이동 판자촌 망연자실 
-비장함 넘친 포이동 주민 진짜 뿔났더라 -


오늘 오전 11시 경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강남구 포이동 판자촌 주민들의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기자회견장을 찾아 포이동 판자촌을 둘러 보는 동안 포이동 판자촌은 정말 하루 아침에 봉변을 당한 게 실감날 정도로 폐허로 변해있었다. 잿더미로 변한 화재 현장에는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자회견은 포이동 판자촌 망루 앞에서 진행됐는데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망연자실이라는 게 실감났다.

 

취재차 방문한 언론사들의 기자들도 침묵으로 일관한 채 포이동 주민들의 표정을 취재하고 있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의 흐느낌이 계속이어졌다. 참 슬픈 기자회견장이었다. 어쩌면 주민들은 울음 조차 시원스럽게 울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 채 흐느껴야만 할까.


포이동 주민들의 삶 전부가 그 흐느낌 속에 담겨져 있는 듯 했다. 세상은 그들을 돌아봐 주지 않았다. 잿더미로 변해서야 고작 작은 관심을 가지는 척 할 뿐이었다. 최소한 지난 20년 동안 포이동 판자촌 주민들에게 관심을 쏟은 정부는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언론이 관심을 가진다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나는 블로거 자격(?)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요즘 넘쳐나는 사회적 이슈 속에 포이동 화재사건은 어쩌면 마이너 이슈에 속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큰 이슈든 작은 이슈든 간에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 보다 더 억울한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판단 아래 기자회견장을 찾았는데, 포이동 주민들은 그 사이 3대가 판자촌에서 연명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니 정부가 참 못할 짓을 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장면을 떠올리니 왜 그렇게 슬프다는 생각이 드는지.


 기자회견장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로 부터 부모 세대와 아들 손자 까지, 이 마을의 억울함이 깃든 손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그동안 사회로 부터 숨죽여 살아온 것도 억울한 데 기자회견 요지 속에는 금번 포이동 화재사건이 누군가에 의한 방화사건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었다.


그 심증 속에는 개발을 앞세운 정권들이 해 왔던 수법이 자리잡고 있었다. 강제로 철거하거나 내쫒는 게 불가능에 지면 누구인가 불을 질러 내쫒는 방법을 써 왔다는 게, 포이동 주민 등 이 땅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자리잡은 인식이었다. 그리고 어제 발생한 방화사건(?)에 대해 소방서의 화재진압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초기에 불길을 잡지못해 마을 대부분을 전소시켰다는 주장이었다.


나는 어제 오후 화재현장에서 소방차와 소방헬기가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한 장면 다수를 목격했다. 따라서 이 마을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소방차와 헬기가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을 보면서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장면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 화마를 떠올리자 다시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기분이 든다.


그러나 정말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미 포이동 화재 관련 기사 등을 접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3대가 판자촌에서 살아오는 동안 이 마을 사람 전부는 여전히 주거권에 목말라 있었다는 사실이다. 단 하루라도 편히 살 수 없는 곳이 포이동 판자촌이었으며 정부가 내 쫒아 만들어진 판자촌에서는, 그런 억울함들이 덕지덕지 묻어 기자회견 내내 흐느낌으로 이방인들을 숙연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주민대표는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면서 쩌렁쩌렁 목소리를 높혔다. 그리고 누구든 용서하지 못한다는 비장한 결심을 말하고 있었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용서란 미덕이 이 마을에서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이 마을 사람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한 통을 마셨다. 날씨도 더웠지만 기자회견 중 돌아본 이 마을에 드리운 슬픈 그림자 때문이었다. 어쩌면 개인이 이런 일에 관여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외면하면 누가 이들을 챙겨줄 것이며,...또 그런 일들이 포이동 판자촌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끔찍했다. 용산참사가 그랬고 서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재개발 현장이 주로 그랬다. 오지랖 넓은 일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 살아보니 이웃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산다. 그 이웃들을 용서하지 못할 정도로 세상은 각박해진 것일까.


컴 앞에 앉아 촬영된 기자회견 영상과 사진을 편집하고 정리하는 동안, 이 소식이 알려질 인터넷 포털을 생각하니 다시금 절망적인 생각이 앞섰다. 언론은 고사하고 최근에는 인터넷 포털 까지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상당부분 필터링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지  바늘구멍 만큼 작은 소통 공간을 만들어 놓고 있는 모습이, 마치 포이동 판자촌의 애환을 보는 듯 하여 마음이 편치않았다.

 
인터넷 포털도 권력에 맞서 타협하며 살아남고자 한 조치겠지만 오늘날 우리사회가 빈부 격차 등 양극화를 부른 가장 큰 이유 속에는 정치와 언론의 역할이 컷다. 그래서 인터넷은 언론이 못다한 일을 해 줄 것으로 믿었지만 실상은 정치 권력으로 부터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기껏 누리꾼 내지 블로거 등이 땀 흘려 세운 기반 전부를 빼앗긴 채 소통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근 모습이다. 온라인 세상이 이런 정도이므로 오프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끔찍한 정도 이상이라야 옳은걸까.


포이동 판자촌 주민대표는 당신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세상을 향해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게 됐고, 포이동 판자촌 1세대들은 소리 낮추어 흐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억울한 사람들을 많이 양산하는 사회나 소통을 막아 억울함을 부추기는 우리 사회의 메카니즘은 곧 된서리를 맞아 퇴출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 여태껏 숨 죽여 살아온 주민대표와 마을 사람들을 보니 정말 뿔난 모습이며 억울해 하는 기자회견장이었데,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판자촌을 살피니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돌아보고 또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포이동 판자촌 주민대표(조철순)의 기자회견 전문을 싣는다. 포이동 판자촌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기 바란다. 이분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포이동 주민대표 기자회견 전문

어제 포이동 266번지는 화마에 휩싸였다. 12일 오후 4시 40분 경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를 초기에 발생하여 119에 신고하고 주민들은 신속히 대피했다. 그러나 불은 7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진화되었고, 96가구중 70가구가 넘게 전소되었다. 그나마 남은 20여 가구도 소방작업으로 인해 반파되어 포이동의 전주민이 집을 잃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집을 잃었다는 상실감 보다 더 큰 분노에 차 있다. 소방당국의 소극적인 초동진화가 대형화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에 판자로 만들어진 집들이 밀집되어 있는 마을의 특성을 조금이라고 고려했다면 초기부터 적극적인 진화에 나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초기에 소방차 1대 만이 진화에 투입되었고, 화마가 번지는 것을 막는 것에 미온적이었다. 뒤늦게 헬기와 다수의 소방차가 투입되었으나 그 마저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렇듯 소극적인 초동진화가 큰 피해를 부른 것에 대해 책임소재가 있다면 이를 물을 것이다.


포이동 266번지는 80년대 초에 넝마주의, 전쟁고아 등을 정부가 강제이주 시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아무것도 없는 개천 습지에 마을을 일구고 재활용수거 등을 통해 묵묵히 생활을 일구어 왔다. 그러나 주소지를 빼앗기고 유령 취급을 당해야 했고, 정부가 강제이주 시켜놓고도 시유지를 무단 점거햇다는 이유로 '토지변상금' 몇 십억(원)을 부과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최소한의 주거요건도 갖추지 못한 공간이지만 어렵게 일구어온 삶의 터전이기에, 주거환경 개선을 서울시와 강남구청에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결국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오늘의 대형화재를 낳은 것이다.

우리는 이 곳 삶의 자리에서 한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 집은 잿더미가 되었지만 다시 보금자리를 자련할 터전 까지 잃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강남구청과 서울시에 요구한다. 강남구청은 포이동 266번지에 재난지역에 준하는 조치를 즉각 실시하라. 또한 화재민의 대책마련을 위해 구청장은 주민과의 즉각적인 면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서울시 역시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요구를 묵살한 책임을 지고 주거권 보장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킬 것이며, 집을 잃은 고통을 이겨내고 이곳에 다시 삶의 보급자리를 재건할 것이다.

2011년 6월13일 포이동 266번지 사수 대책위원회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SensitiveMedia 세상에서제일 작고강력하며너무 따뜻~한 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www.tsori.net / 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

Daum 검색창에 내가 꿈꾸는 그곳을 검색해 보세요. '꿈과 희망'이 쏟아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