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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 '송천 떡마을' 유명해진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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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천 떡마을의 소소한 풍경들 

 -구룡령 '송천 떡마을' 유명해진 뒷담화-


도시의 시간는 촌음을 다투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구룡령 아래 56번 국도가 막 시작되는
송천松川 떡마을의 시간은 더디기만 하다.


봄이 막바지에 이른 5월 말 경 구룡령의 구름은 산기슭 까지 내려왔다. 막 모내기가 시작될 쯤이었다. 오전에 내린 보슬비가 다랭이 논둑과 들녘 곳곳을 촉촉히 적시고 있었고 마을 어귀에 심어둔 붓꽃이 활짝 핀 채 이방인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마을의 주소는 정확히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송천리 178번지다.


요즘은 미시령 터널이 개통되는 등 도로사정이 좋아 56번 국도가 이어지는 구룡령으로 가는 자동차 행렬이 뜸해졌지만 한 때 휴가철이면 구룡령으로 우회하는 자동차들이 줄을 이을 정도였다. 양양에서 창촌으로 이어지는 국도변 옆으로 옥수가 흐르고 울창한 산림이 마치 먼 이국땅을 방불케 한 참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일부러 이 아름다운 길을 돌아다니곤 했는데 최근에는 구룡령 못 미쳐 현리로 이어지는 도로가 개통 되면서 그나마 구룡령으로 돌아가는 자동차는 드물게 됐다.


구룡령 고개 꼭대기에 서면 별을 딸 수 있을 정도(?)로 하늘과 맞닿은 곳이자, 그곳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이 마구마구 쏟아지는 기막힌 장관이 연출되는 곳이기도 했다. 송천 떡마을은 양양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44번 국도 초입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가 막 시작되는 곳(논화리)에 위치해 있고, 구룡령으로 넘어갈 때 잠시 쉬면서 이 마을에서 내다 팔고 있는 수제 떡 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 강원 양양군 서면 서림리 '해담마을'과 송천리 '송천떡마을'이 행안부 평가에서 최우수 마을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있는데 송천 떡마을은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살면서 요즘 보기드문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마을 입구에서 팔고있는 수제 떡은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농사를 지어 만든 떡과 특산물 등을 공동으로 판매하여 순번제로 판매에 나서는 등 공동체 생활이 눈에 띈다. 아직도 예전 농촌마을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나 할까.


강원도 지방이 대부분 그렇듯이 송천 떡마을이 위치한 남설악의 산간마을은 농사를 지을 땅이 적어 쌀 생산량도 적고, 독특한 농산물도 없는 평범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이 마을을 지인들에게 하나 둘씩 전파하듯 구룡령을 지나친 사람들이 맛 본 송천 떡마을의 떡은, 예나 지금이나 그 맛이 변함이 없어서 알음알음으로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기분좋은 소식이다. 마치 우리 동네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듯 기분좋은 일이자 이 길을 지나치면 56번 국도에서 일어난 추억과 떡 맛이 서로 교차되면서 묘한 느낌을 배가시키는 곳이기도 했다. 


이런 느낌은 이 마을의 떡 맛을 본 사람들이 기분 정도일 것이다. 송천 떡마을 입구에서 떡을 판매하는 이 마을 부녀회가 직접 떡을 만들고 설악산이나 동해로 여행하는 관광객을 상대로 설악산, 오색 약수터 등지에 행상으로 팔기 시작하면서 부터 송천 떡마을 떡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설악산 국립공원 내 잡상인 출입이 금지되면서 판매에 어려움 발생하면서 고객을 마을로 불러들여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마을 초입에 떡 판매장을 개설한 게 오늘날 <송천 떡마을>이라는 대표 브랜드가 된 배경이었다.

 
참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고정적인 장소에서 떡을 판매하자, 제한적으로 만들어진 떡이 고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웠고 어떤 사람들은 한꺼번에 많은 떡을 매석하여 떡이 금방 동나기도 했다. 그래서 판매장에 안정적인 떡 공급의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마을에서는 소규모 떡 제조시설을 설립(자체 출자 100만원씩)하면서 떡 생산 공동체 구성하게 됐다. 또 방송 등 미디어에서 떡 만드는 마을이 소개되고 자연스럽게 마을이 홍보되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송천 떡마을은 2003년 정보화마을로 조성 후에 송천떡과 자연산 송이, 인진쑥 가공식품 등 마을 특산물이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농가소득과 마을 관광객 유치에 성공을 거둬 행안부 평가 최우수 마을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일이 있으면 늘 나쁜일이 따라다니는 것일까. 가난하던 마을이 유명세를 타고 농가의 수입이 늘어나자 공동체 구성원 중 일부가 공동체를 이탈하여 개인판매를 시작하면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위기는 남아있는 송천 떡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결속 시키는 작용을 하며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위기는 개별 떡 판매주민과 공동시설 활용 주민간의 갈등으로 번졌지만 결국 마을 사람들을 합리적으로 결속하게 만들 제도가 보완하기에 이르렀다. 마을 총회를 통해 공동생산, 판매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기존 고객을 확보하고 있던 농가 등 개별 판매하는 사람이 다시 발생하며 새로운 위기를 만드는 등 우여곡절 끝에 문제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공동체 강화를 위한 노력 끝에 영농조합법인 설립을 통한 운영체계를 정비한 결과 매출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전통적인 모습의 송천 떡마을의 갈등사(?)를 보면 오늘날 우리 농촌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롤모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 까지가 대략 송천 떡마을이 유명세를 이어온 비하인드 스토리라면 이 마을을 가로질러 엉컹퀴가 만발하고 있는 그림 뒷편에는 남설악의 옥수가 흘러내리고 있는 송천이 나타난다.


남설악의 솔 향기가 얼마나 진했으면 이름 조차 '松川'이라 지었을까. 나는 연어가 남대천을 찾는 것 처럼 봄 철 동해쪽으로 이동하면 거의 반드시 송천 떡마을에 들러 송천의 옥수를 둘러보는 게 익숙해져 있다. 지금은 어로가 막혀 연어들이 송천 까지 진출하지 못하지만 송천의 맑은 물과 남설악의 빼어난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한 때 연어들이 너무도 그리워한 고향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그래서 송천 떡마을에 들르면 손으로 빗은 송천 수제 떳 맛을 보는 것과 함께, 마을을 가로 질러 끄트머리 쯤 마을을 휘감고 지나는 송천 냇가에서 산초의 향기를 맡으며 비로소 여행의 피로를 씻고 상경하는 것이다. 송천 떡마을 정경을 앞에 두고 글 몇자를 끄적이는 지금도 송천 떡마을의 떡고물 냄새가 고소하게 풍기고 송천 냇가에서 킁킁거린 산초향이 코를 진동시키며 머리를 맑게 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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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http://blog.naver.com/jazzjb/20129598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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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송천떡마을http://songcheon.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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