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나타난 백로
(...아니!...저건 백로 아닌가...우째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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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백로가 청계천을 다 찾다니.
다시금 봐도 왜가리가 아닌 백로였다.
또 백로가 아니라 쇠백로며 왜가리인들 어떠랴.
일단 카메라 두대에 백로의 몸짓을 담았다.
인증샷이 필요했다.
잘 보셨는가. 분명 백로가 청계천에 제 발로 아니 제 날개로 날아들었다.
맨 처음 본 장면이 이 장면인데 백로의날개짓은 뭔가 후회하는 것 같았다.
(훠이...훠이...)
백로는 이끼낀 작은 보 위에 가는 다리를 곧추 세우고 이곳 저곳을 살피고 있었다.
(흠...먹거리가 신통찮아...은어가 먹고 싶은 데...)
백로가 청계천에 나타난 장면을 보니 참 신기하기도 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사실 백로가 서울 한복판 인공하수구에 나타난 게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한강 지천 곳곳에 나타난 백로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이들은 물 좋고 산 좋은 우리 산하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야 했지만, 요즘 우리 금수강산 곳곳은 이들이 살아갈 환경이 되지 못했다. 4대강 곳곳 내지 사람들이 농사를 짓던 천 변이나 도랑 등지에서 새끼를 키우며 살아왔던 백로 등 조류들이 정부의 공구리 사업으로 먹거리를 잃게 되자, 먹이를 찾아 방황하고 있는 현실을 청계천에 나타난 백로가 보여준 것일까.
백로의 입맛은 발 아래 인공하수 속에 살고있는 파라미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 같다. 어쩌면 백로는 청계천에서 살아가고 있던 물고기들의 맛을 봤음직 하다. 그러나 백로가 그 맛이나 영양가 등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본 결과 청계천의 물고기들은 맛짜가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중금속 등에 오염된 물고기여서 먹을 만한 음식이 못 됐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비록 한강물을 정수한 맑은 물이라곤 광고 하지만 물고기들이 물만 마시며 살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청계천 바닥에는 물고기들의 밥인 유충들이나 플랑크톤 등이 서식하기에 참 부족한 인공하수구이기 때문이다. 백로는 5분도 채 안돼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백로는 어둠이 내린 서울 도심을 비행하는 게 목격됐다. 백로가 우아한 날개짓으로 청계천 위로 날으며 독백을 하는 듯 하다.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고?... 청계천 맑다하고 생태하천이라 우기지나 마라. 가끔씩 은어나 좀 풀어 놓던지...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 이야기 Boramirang SensitiveMedia 세상에서제일 작고강력하며너무 따뜻~한 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www.tsori.net / 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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