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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

한나라당 홍정욱의 작은 반란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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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정욱의 작은 반란 의미있다


한나라당이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일까...

한마디로 '개판오분전' 정도가 아니라
이판사판 개판으로 변한 정치판에서 꽤 신선한 장면이 하나 발견됐다.
혼자만 본 게 아니라 뉴스로 안방에 전해졌으니 웬만한 국민들은 다 봤을 것 같다.
참 오랜만에 한나라당 의원 이름을 거명하게 됐는 데...
그 주인공은 마치 영화배우 처럼 잘 생긴 남자 홍정욱이었다.

얼굴만 잘 생긴 게 아니라 공부도 잘했다.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한다. 비록 그가 하버대를 졸업한 이후 재학시절 수상경력을 허위기재한 혐의로 벌금 80만원 형을 선고 받긴 했지만, 횡령 배임 사기죄 등 각종 불법을 이름표 처럼 달고사는 부정부패 정치인들에 비하면 착한 범죄(?)로 보이기도 한다. 한나라당 소속이 아니라 정말 딴 나라당 소속 정치인 처럼 보인 이유가 하나 있다. 지난 연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한나라당의 예산날치기를 반대하며 몸을 던져 싸우다 울음을 터뜨리자, 홍정욱 의원은 울고 있는 이정희 의원에게 다가가 손수건과 생수병을 전달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야당 의원들은 "쇼 그만하라"고 했다. 마치 비아냥 거리는듯한 모습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 사진이 그 장면이다. 이정희 의원 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들이라면 홍 의원의 이같은 행위는 생쑈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고 예산 날치기에 동참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손수건과 생수 외 위로의 말도 전했다. 이정희 의원에게 "싸우시려면 더욱 힘을 내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생각은 비록 다르더리도 이 의원이 우는 모습을 보니 진정성이 느껴지고 마음이 아팟다"고 말하면서 " 우리가 거대야당의 조급함이 있는 것 처럼 소수야당의 절박함도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홍 의원이 건네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12시간 동안 의장석을 지켰다. 그리고 홍 의원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일부 야유하는 의원들과 달리 홍 의원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고 말하면서 이 의원은 홍정욱 의원실로 하얀 손수건을 돌려 보내며 카드로 당시 고마움을 전했다. 카드 속에는 "따뜻한 마음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여져 있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물론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은 노조관계법과 4대강 예산을 강행 처리했다. 홍 의원은 자신이 처한 입장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미 잘 알려진 것 처럼 어제(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하려던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부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에 반란을 일으킨 당사자는 홍정욱 의원이었다. 그는 유기준 법안심사소위위원장의 기립 표결에 맞서 '기권'을 행사한 것이다. 따라서 홍 의원 때문에 표결 처리가 무산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가 한.EU 자유무역협정에 반대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FTA가 국익을 위해 조속히 비준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국익은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생떼와 강행으로 얼룩진 국회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날치기를 하려는 데 반기를 든 이유에 대해 "빠르게 하는 게 아니라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신선한 반란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장면이며, 홍정욱 의원이 이정희 의원과 나눈 우정이 진심임을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장면이었다. 또 대한민국의 국회 내지 국회의원 또는 정치인들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메세지가 그의 발언속에 담겨져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의 말대로 국익을 위한 일이라면 그 내용과 과정 등을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보고하고, 국회의 비준절차 등을 통해 일을 처리해야 옳을 것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아야 옳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출범 직후 4년차를 맞이하는 지금 이 순간 까지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거수기로 전락되는 한편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막장 정권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판에 대해 이판사판 개판오분전이라며 환멸과 존재감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당의 한 국회의원이 일으킨 작은 반란으로 미약하나마 한나라당 내부에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며 자중지란 모습 까지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의 사정을 감안하면 홍 의원의 작은 반란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 하겠지만, 이런 모습은 향후 여야 정치인 모두에게 귀감으로 비쳐질 게 틀림없어 보인다. 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의 예산 날치기 처리 이후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않겠다. 이를 지키지 못할 때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으므로, 그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중 약속을 지킨 유일한 사람일까. 그의 정치행보를 보니 상습적인 거짓말에 익숙한 정부 여당의 지도부 등이 그의 발 아래 무릎을 꿇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정치판이 바르게 가지 못하면 나라와 민족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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