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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

졸속 정권이 무너뜨린 빛 바랜 광화문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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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정권이 무너뜨린 빛 바랜 광화문 현판


대한민국의 얼굴이자 수도 서울의 얼굴과 다름없는 광화문 현판에
누가 흠집을 내 놓았는가.

설 연휴기간 동안 새로 복원된 광화문 육조거리와 경복궁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광화문은 서울에 살면서도 자주 가 볼 수 없는 묘한 위치에 있다.


마치 도시속의 섬 처럼 광화문 대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광화문이 새로 정비되기 전 까지는 광화문에 가 볼 기분도 별로 들지 않았다.
일제에 의해 마음대로 변형되고 훼손된 우리 문화유산이었고,
 오랜동안 방치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광화문이 복원공사를 하면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물론 우리 국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진정한 문화국민이나 시민들이라면 이런 일에 갈채를 보내야 마땅했다. 선조님들의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한편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갈채를 받아 마땅한 광화문 복원공사는 비난과 비판에 직면하고 말았다. 그림 처럼 복원공사 완료 직후 광화문 현판에 균열이 갔기 때문이며 화룡점정에 실패한 때문이다. 마치 대한민국의 얼굴 내지 수도 서울의 얼굴에 누구인가 흠집을 낸 것 같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흠집의 원인은 무엇이며 누가 흠집을 냈다는 말일까. 


지난해 광화문은 G20 정상회의와 8.15 경축행사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무려 4개월이나 앞당겨져 복원되면서 광화문 현판이 재대로 건조되지 못하는 곡절을 겪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건조과정이 충분하지 않고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복원공사가 앞당겨 졌다는 말이다. 누군가는 누구인가. 이에 대해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복원공사기간 단축을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청와대가 G20 정상회의와 8.15 경축행사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무려 4개월이나 앞당겨 광화문 복원공사를 완공시키면서 광화문 현판이 균열에 이르게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황 소장은 "정말 우리가 이 복원공사를 이렇게 조급하게 했어야 했고 이렇게 G20행사를 했어야 하고 1회성 행사, 정치적인 쇼 때문에 이렇게 빨리 복원을 진행을 했어야 했나?"라고 반문하면서 "정말 모든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이 다 책임을 져야 하고 문화재 전문가들도 다 반성해야 한다"고 개탄스러워했다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었다. 더욱더 황당한 것은 문화재청에서 나온 대안이다.

현판을 다시 제작할 생각은 하지않고 "갈라진 틈에다 톱밥하고 아교를 섞어서 메우고 그 다음에 단청을 새로 하겠다"는 것이다. 청계천에 은어 한마리 방류한다고 생태계가 되살아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현판에 쓰여질 목재는 뒤틀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수년간 건조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나라의 중요 문화재 등을 정치에 이용하고 나선 이명박 정권의 정체불명의 몰상식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주지하다시피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남대문 소실도 나라의 정체성에 관해 아무런 관심 조차 없는 이명박정권에서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는 화재사건이었는데, 이번에는 졸속적인 문화행정과 1회성 정치쇼가 나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며 빛을 바래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의 일이었지만 설 연휴를 맞이하여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본 광화문 현판의 모습은 정말 자존심 구기게 만든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이틀전 깃털에 불과한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사표를 냈다는 소식이다. 사표를 낸 이유는 건강상 문제라고는 하지만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이건무는 그동안 추진해온 4대강 개발 문화재조사 사업을 놓고 학계와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어왔고, 광화문 현판 균열 등 문화재 부실 복원 논란이 겹치자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거짓말 빼놓고 뭐 하나 제대로 잘 하는 게 없는 공구리 정권이다. 참 답답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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