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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MERICA

지구 땅끝 '똥꼬 섬'에 가마우지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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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땅끝 '똥꼬 섬'에 가마우지가 산다


rock cormorant, Ushuaia
수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똥꼬 섬'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어제 뉴스를 모니터 하다가 재미있고 시사하는 바 큰 보도를 접했다. 누가 들어도 생소할 '새똥산업'에 관한 뉴스다. 정보화시대에 살고있는 우리가 들으면 참 희한한 산업도 있다 싶을 것인데 이 산업이 가능한 나라는 잉카의 나라 페루가 최강자다. 페루 외에도 가마우지가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곳에는 새똥산업이 번창한 적이 있기도 하다. 그냥 새똥이 아니라 '가마우지 cormorant' 새똥 퇴적층으로 만들어진 구아노(Guano)가 새똥산업을 일으키는 주역이었다. 여행을 통해 행복한 소식을 전하면 금상첨화 겠지만 여행이란 반드시 행복한 해야 한다라는 법은 없어서, 고약한 이름을 끄적이며 지구 땅끝 도시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앞  비글해협에 위치한 똥꼬섬의 가마우지를 찾아 나섰다. 제목은 고약하지만 비글해협에 펼쳐지는 풍광은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섬 중의 하나였다. 




위 구글어스 속에 화살표로 표기된 곳이 지구 땅끝 도시 우수아이아가 위치한 곳이며 그 도시에서 빤히 내다보이는 곳이 '비글해협'인데 '똥꼬섬 Isla H'은 그곳에 위치해 있다. 참 먼 곳 까지 가 봤는데 그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거의 원형대로 보존이 잘 된 곳이었다. 나는 그곳을 '태초의 땅'과 같은 신성함이 묻어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섬이름이 똥꼬섬이라고 가이드가 일러주며 둘이 키득 거리기도 했다. 그 섬에 '바위 가마우지 rock cormorant'가 살고 있었다. 벌써 3년전의 일이다.


우수아이나에서 작은 보트를 타고 스페인에서 여행 온 부부 한쌍과 함께 우리는 똥꼬섬으로 향했다. 작고 아담한 보트 선장과 선원을 합하니 모두 6명이었다. 선장은 한때 '비글해협Canal Beagle'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살던 어부였지만 우수아이아가 똥꼬섬 등 '지구 땅끝 도시'로 세계에 알려지면서 부터 그는 어부를 그만두고 관광업에 종사하게된 사람이었다. 30년 동안 비글해협 근처에서 조업을 했으니 이 바닥은 손바닥 처럼 꽤차고 있는 사람이었다. 우수아이아에는 크고작은 비글해협 투어 회사가 있는데 이 선장이 운영하는 회사는 아담한 보트 처럼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대형 유람선 보다 작은 보트를 선택했다. 이유가 있었다. 큰 유람선에 승선하면 비용이 보다 쌋지만 제한된 곳 밖에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선장이 우리를 유혹한 것은 바로 똥꼬섬이었다.  


8월의 비글해협은 잔잔했고 '까스또르 산 Cerro Castor'에는 아직도 하얀 눈을 이고 있었다. 우리는 운 좋게도 비글해협이 잔잔한 날을 맞이 했는데 겨우내 바람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이곳도 서서히 봄이 오고 있었다. 바다표범이 해바라기 하는 곳을 잠시 둘러보고 우리는 똥꼬섬으로 향했다. 비글해협의 파도가 조용히 넘실 거렸고 작은 보트는 큰 파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도와 함께 넘실 거렸다. 우수아이아를 출발한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똥꼬섬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온 작은 보트가 똥꼬섬에 정박한 모습이다. 보기에 작아 보이는 이 보트도 레이더 등 갖출 건 다 갖추었는데 선장과 함께 선원 1명이 필요한 이유를 똥꼬섬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넘실 거리는 파도 때문에 선장은 조타기를 잡고 있는 동안 선원은 파도에 때를 맞추어 똥꼬섬에 폴짝 뛰어 올랐다. 이 섬에는 작은 배 조차 정박시킬 계류시설이 없었던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낚시배를 연상케 했다.


선장은 바람이 부는 방향 반대쪽 안전한 곳에 이렇게 배를 정박 시켰는데 똥꼬섬에 오르는 일은 여성들에게는 쉽지않아 보였다. 누군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자칫 비글해협 속으로 퐁당 빠질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


우리는 카리비안 해적들 처럼 똥꼬섬에 도착했다. 마치 보물섬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똥꼬섬에는 카리비안 해적들이 숨겨놓았다는 황당한 보물 이야기 보다 더 아름다운 보물이 펼쳐지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이 섬으로 '뜨레스 마리아 Tres Maria' 호 등을 타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것이지만, 관광객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곳은 겨우 한사람 정도가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 뿐이었다.  


찰스 다윈이 비글해협을 건너가며 살펴봤을 똥꼬섬에는 파도에 떠밀려온 나무조각과 다시마 등이 지천에 펼쳐지고 있었다. 해초들이 비글해협 곳곳에 널려있었다. 서구의 침탈자들이 이곳을 지배하기 전 까지 비글호에는 카누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던 원주민들이 비글해협 주변에서 살고 있었고, 똥꼬섬 등지에서 불을 피워 조개나 물고기 등을 잡아 구워먹기도 한 곳이다. 


비글해협은 처음 부터 서구에 알려진 게 아니었다. 1829년 4월부터 1830년 8월에 걸쳐 어드벤처호와 비글호가 '굿 석세스' 만에서 마젤란해협의 서쪽출구인 '데솔레이션 섬'까지 조사했을 때, 비글호의 갑판선원이던 '머레이'가 '고어리 로드'의 서쪽을 조사하다가 비글해협을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당시 함장이었던 '로버트 피츠 로이(R. FitzRoy 1805-65)'는 자신이 비글해협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있다. 참 재밋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두머리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 ^^


이 글을 읽고 내려오신 분들은 여전히 새똥산업이 궁금할 것이다. 또 똥꼬섬의 정체는 무엇인지 궁금도 할 것인데 비글해협을 누가 발견했는지도 중요해서 끄적였다. 아메리고 베스푸치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된 이래 몽골로이드 원주민들이 살고 있던 평화로운 대륙에 외지인들이 발을 들여 놓으면서 아메리카 대륙은 새로운 역사를 쓰게되었기 때문이며, 원시 사회가 서구인들에 의해 하루 아침에 문명에 노출되면서 아메리카 대륙은 최소한 수백년 동안 이들의 지배하에서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된 슬픈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언론<http://media.daum.net/foreign/view.html?cateid=1043&newsid=20100903114906569&p=khan>에 보도된 페루의 새똥산업을 잠시 들여다 보면 이렇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페루에서는 연간 3만 톤에 달하는 구아노가 생산된다. 페루 연안에는 모두 24개의 구아노 채취장이 있으며 자연이 생산한 유기농 비료인 구아노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페루다. 페루에서 구아노를 채취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다. 1840년대 구아노의 경제적 가치가 규명되면서 구아노 채취는 페루의 경제를 부흥시켰다. 페루는 이 천연비료를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했다. 그러나 구아노는 페루에게 행운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1852년 미국은 페루가 구아노의 가격을 올리자 로보스 섬을 침공했고, 1865년 스페인이 친차 섬을 점령한 것도 구아노 때문이었다. 가마우지가 배설한 구아노가 얼마나 많았던지 청소년들과 노인들은 해가 뜨기 전인 새벽 4시 30분부터 등에 구아노를 짊어지고 운반했다. 이들이 하루 아침에 나르는 구아노 포대는 120개에 달했고, 매일 100톤의 구아노가 페루의 섬들에서 배에 선적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새똥산업은 전쟁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19세기 이후 구아노의 수출은 페루 국가수입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페루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유기농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구아노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올해 2만3000톤 이상을 더 채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루 당국은 이 산업이 매년 40%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 페루는 구아노를 미국과 브라질 등 다양한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새똥산업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페루 연안에 있는 물고기를 남획함에 따라서 가마우지 서식 환경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페루의 새똥산업과 관계가 없는듯 관계가 있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앞 바다 똥꼬섬에 서식하고 있는 가마우지 사진을 꺼내든 것이다.


바로 이녀석들이 바위 위에 구아나로 집을 짓고 살고 있는 '바위 가마우지 rock cormorant'들 모습이다. 뜨레스 마리아호 선장이 보여주고 싶었던 새들이 바로 이 녀석들이고, 페루의 새똥산업을 가능케 해 준 참 고마운 녀석들이다. 그림을 잘 살펴보면 똥꼬섬 주변으로 다시마 등 해초들이 수북히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녀석들은 이 해초더미 속에 우글 거리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무리지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구아노 산업에 있어 페루의 과제는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구아노 가마우지 수가 물고기 남획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페루 연안에 서식하는 새들의 수는 지난 4년 동안 320만 마리에서 500만 마리로 회복됐다고 한다. 그러나 구아노산업이 최고조였던 때 6,000만 마리였던 것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숫자다. 그 중 일부가 비글해협 똥꼬섬에서 이렇게 무리를 지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일행을 똥꼬섬으로 안내한 선장이 고기잡이를 그만 둔 일이 참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녀석들이 사라지는 날에는 새똥산업은 물론 우리 지구가 매우 황폐하여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도 바로 이 녀석들 때문이다.


우리 인류는 언제부터인가 녀석들이 똥꼬섬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배설한 똥들이 만든 구아노를 통한 '유기농법'이 자연을 보호하고, 우리 인류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문명 사회가 그리워 하는 것은 개발이 아니라 자연환경 그대로 모습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남미여행을 통해서 그런 자연의 모습을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고 싶었고, 나 또한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통해 행복해 지고 싶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새똥(산업)이 나를 다시 대자연 속으로 끌어 당기고 있었다. 똥꼬섬에 서식하고 있는 가마우지 때문이었다. ^^     


녀석들은 그들 스스로 배설한 구아노를 접착제로 이용하여 똥꼬섬에서 줏어온 풀잎이나 작은 나뭇가지 등으로 집을 짓고 살고 있는 모습인데, 뜨레스 마리아호 선장은 이들을 곁에서 볼 수 있는 장소 까지 우리 일행을 인도했다. 구아노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녀석들의 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보며 행복해 했다.


가마우지들이 높이 쌓아 퇴적층을 이룬 구아노가 이런 모습이다. 남미여행을 통해서 본 새똥이 지구의 환경을 지켜줄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니 참 놀랍다. 생태계는 이렇듯 먹이사슬을 이루며 어느것 하나도 함부로 인간들의 이익만을 위해 남획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었던 것일까?  


녀석들의 뒷모습을 보니 이들 가마우지들도 미래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이다. ^^


그러나 태초에 생성된 듯한 똥꼬섬은 이들 가마우지들을 지켜줄 낙원이나 다름없었다. 혹한의 기후 속에서 나무 조차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생전 처음보는 이끼나 키가 작은 나무들이 납짝 엎드려 바람을 피하며 살고있는 이곳에는, 사람들이 만들어 둔 어설픈 탑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지구 땅끝 비글 해협 한가운데 위태롭게(?) 서 있는 탑이 바로 똥고섬을 세계 만방에 알리고 있는 탑이며, 지구의 엉덩이로 불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맨 처음 구글어스를 통해서 봤던 그 위치며 똥꼬섬에서 제일 높은곳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똥꼬섬(Isla H)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사진을 남겼다. 탑 아래 그려진 그림만 봐도 똥꼬섬 이름이 왜 붙여졌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선원)와 함께 엉덩이를 툭 치며 키득 거리기도 한 곳이다. 아직도 평면적으로 보이는 똥꼬섬이 왜 똥꼬섬인지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은 자료를 첨부했다. 약간은 야한가? ^^ 


비글해협은 불의 땅 '띠에ㄹ라 델 푸에고 Tierra del Fuego' 섬과 그 남쪽의 섬인 나바리노(Isla Navarino) 섬과 고르돈(Isla Gordon) 섬과 호스떼(Isla Hoste) 섬 사이의 해협인데, 이 가운데 여러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고 나지막한 언덕 처럼 솟아있는 곳에 똥꼬타워가 지구의 똥꼬임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

 우연히 뉴스를 모니터 하다가 발견한 페루의 새똥산업 때문에 다시 열어본 비글해협의 똥꼬섬과 가마우지의 구아나는 잠시 잊고살던 남미여행을 아련하게 기억해 내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 인류가 자연을 얼마나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똥꼬섬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뜨레스 마리아호 선장이 손을 가리킨 곳에는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등장한 등대가 서 있었다. 영화 제목 처럼 똥꼬섬이 위치한 비글해협은 비록 코를 찌르는듯한 구아나의 냄새가 풍기긴 했지만 공기와 자연이 참으로 맑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곳 똥꼬섬에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든 가마우지가 살고 있었다.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등장한 등대 저편으로, 지구 땅끝 도시 우수아이아에서 저녁을 짓는 연기가 모락 거리고 있다.

칠레나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서는 나무를 연료로 쓰는곳이 많다.
우수아이아에서는 LPG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곳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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