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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앞 개울에 사는 이름모를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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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앞 개울에 사는 이름모를 이웃들

-풀꽃, 다리밑에 사는 이름모를 이웃들-


자유란 어떤 것일까?...우연히 다리를 지나치다가 자동차를 세웠다.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밑에는 맑은물이 쉼 없이 졸졸 거리며 흐르고 있었다. 다리 위에서 본 풍경이었다. 맑은 냇물과 함께 그곳에는 무수히도 많은 하얀 꽃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다. 자동차를 세운 이유였다. 깨끗한 옷깃에 풀을 입히고 다리미질로 정갈하게 다듬은 다음 거울 앞에서 등교길을 재촉하고 있는 여학생의 모습이랄까? 풋풋하고 소박한 모습의 하얀 꽃들은 자주 만났을지 모르지만 이름도 모를 우리 이웃의 모습과 다름없어 보였다. 그들은 다리 밑에서 조용히 6월의 볕을 받으며 도란도란 거리며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자유란 이런 것일까? 6월초 수채화 여행을 떠나면서 지인이 살고있는 춘천의 학곡리를 지나다가, 오래전 이곳에서 우연한 교통사고 때문에 수개월간 복역한 경험이 있는 곳이 춘천교도소였는데 교도소 앞 개울에는 이렇듯 자유로운 삶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리위에서 바라본 교도소문은 굳게 잠겨져 있었지만 다리밑 세상은 초라해 보여도 소박한 아름다움과 함께 자유가 넘쳐 흐르고 있는 곳이었다. 세상과 격리되고 폐쇄된 공간과 세상의 모든 것과 소통하며 살고 있는 다리밑 공간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 였다.







자유란, 이웃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일까?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이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식을 가지고 사회적 규범에 따라 방종하지 않으며 살 수 있는 게 자유라고 한다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며 사는 것은 결코 자유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규범이나 법 까지도 무시되고 있는 요즘의 세태를 보면 자유가 권력과 돈에 의해 마구잡이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다. 권력이 있으면 국토를 함부로 훼손해도 그만이며 돈이면 사람의 목숨을 값으로 매겨 처분(?)하는 삭막한 세상이 됐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그러한 모습이다. 이쯤되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만물의 곰팡이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하여 자유를 제한해야 하는 참 안타까운 세상이 되고만 것일까?


다리위에서 이름도 모를 풀꽃들을 살펴보다가 다리밑으로 내려 가 보았다. 곧 장마가 시작되면 불어난 물로 인하여 이들 풀꽃 이웃들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떠내려갈 텐데 부지런히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삶은 늦은 봄 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전 까지 한 두달 밖에 되지않는 것 같았다. 운좋게도 가장자리에 뿌리를 내린 풀꽃들은 살아남아 가을까지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를 계속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키는 겨우 한 자도 채 못미치는 납작 엎드린 모습이었다. 장마가 시작되면 불어난 냇물이 이들을 모두 수장 시킬 게 틀림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한동안 바라보면서 풀꽃들의 속사정을 헤아려 보니 자연의 변화는 운명으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자유란 그런 것이었다. 주어진 운명대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 운명이 스스로의 목숨을 앗아간다고 해도 그건 하늘이 선택한 운명이었고 자신의 의지와 의사와 관계없는 생명의 법칙이었다. 다리밑에 살고 있는 소박한 이웃들이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설령 그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한들 이름모를 풀꽃이 장미나 백합으로 바뀔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다만 이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 것은 여름 장마나 가뭄과 같은 자연의 현상들 뿐이었고, 가끔씩 인간들이 개발을 위해 동원한 굴삭기 등이 이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뿐이었다.


풀꽃들이 흐드르지게 핀 다리 위 저만치 느티나무 너머에는 춘천교도소가 있었다. 그곳에는 오래전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자동차' 때문에 6개월이라는 결코 짧지않은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낸 지인이 신체의 자유를 구속당한 곳이기도 하며, 신체의 자유와 더불어 탐욕으로 가득했던 마음을 동시에 구속당한 곳이었다. 평생을 두고 보면 6개월이란 시간은 짧았지만 그 에게 6개월의 시간은 6년 보다 더 길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왜 그랬는지 조차 모를 만큼 자동차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는데 사고 이후로 자동차운전을 아예 접어버린 것을 보면, 그때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삶을 뒤돌아 볼 수 있게 만든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가두어 둔 교도소 바로 앞에 다리가 놓여있고 그 다리 밑으로 맑은 냇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가 좁은 공간에서 그토록 그리워한 세상이 다리밑에 사는 이름모를 이웃들이 아니가 싶었다.  
 

그가 본 자유의 모습을 나는 다리 밑에서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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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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