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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듯 너무 정겨운 '애기똥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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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듯 너무 정겨운 '애기똥풀' 이야기



Chelidonium majus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애기똥풀'의 샛노란 꽃잎만 보면 까마득히 잊고 살던 시간 저편의 추억들이 그리움이 되어 바람에 일렁인다. 꽃말 조차 '몰래 주는 사랑'이라니 애기똥풀은 애기똥과 더불어 엄마의 사랑을 동시에 떠올리게 만드는 천한듯 너무도 정겨운 꽃이다. 5월이면 지천에 널려 무리를 지어피는 애기똥풀은 아가가 귀저귀에 싸 붙인 황금빛 똥을 닮아 그렇게 불렀겠지?... 






하산길에 본 애기똥풀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가 오래전 툇마루에서 기저귀를 갈고 계시던 어머니가 문득 떠 올랐다. 그 옆에서 누렁이가 꼬랑지를 흔들고 있었는데 녀석이 흔들어 대는 꼬랑지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사람들의 코 속에는 약 200만개의 후각기관이 있는데 반해 누렁이 코 속에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숫자인 2억개 정도의 후각기관이 있다고 하니 녀석이 꼬랑지를 흔들며 기저귀를 갈고 있는 막내 동생의 애기똥 냄새를 벌써 부터 맡고 어머니 곁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새콤한 냄새와 함께 애기똥 본연(?)의 냄새가 툇마루 곁을 진동할 동안 기저귀를 갈고 계시던 어머니 코 속의 후각기관은 100만개 아니 10만개 아니 10개도 채 되지않을 정도로 무디고 무뎠을까?... 


절대로 그럴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기저귀 가득히 싸 붙인 애기똥을 코 앞에 대고 기저귀를 갈고 있는데 아무렴 어머니의 후각신경이 아무리 무뎌도 애기똥 냄새 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요즘은 듣기도 힘들어 졌지만 "낳으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기르실때 밤낮으로 고생하신" 어머니이자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라고 할 때 그 '진자리'에 애기똥만 있었던 게 아니라 오줌 까지도 함께 있었던 것이다. 애기똥풀의 꽃말이 '몰래주는 사랑'이라니 엄마가 애기 한테 배푸는 사랑이 그러하지 않았던가? 바람에 일렁이는 애기똥풀은 내게 그런 의미로 그리움을 진동시키고 있었는데, 툇마루 곁에서 꼬랑지를 흔들어 대던 누렁이의 생각은 전혀 딴 곳에 있었다. 상상만으로 맺어야 겠다. 똥개를 살찌웠던 애기똥을 닮은 풀꽃이 그리움이 되어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애기똥풀
-Chelidonium majus var. asiaticum-

양귀비과(楊貴妃科 Papaveraceae)에 속하는 2년생초.키는 50㎝ 정도이며 줄기나 가지에 상처를 내면 노란색의 즙(汁)이 나온다. 잎은 어긋나지만 날개깃처럼 갈라져 있으며, 갈라진 조각 가장자리에는 조그만 톱니들이 있다. 노란색의 꽃은 5~8월에 가지 끝에서 산형(傘形)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꽃잎은 4장이지만 꽃받침잎은 2장이며, 수술은 많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콩꼬투리처럼 익는다. 습기 있고 양지바른 길가나 밭가에서 흔히 자라며,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노란색의 즙이 애기똥과 비슷하다고 하여 애기똥풀이라고 부른다. 가을에 줄기와 잎을 그늘에 말린 것을 백굴채(白屈菜)라고 하여 여름철 벌레 물린 데 사용한다. 또한 습진에 바로 딴 잎을 붙이면 효과가 있다. 이 식물의 노란색 즙에는 사람에게 해로운 알칼로이드 들어 있어 식용할 수 없다.<출처: 브리태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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