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꼬라지' 알게해 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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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과 농부가 빚어낸 작품
-내 '꼬라지' 알게해 준 작품?-

둥글고 크며 작고 납짝하고 조그맣고 길쭉하며 높낮이가 서로 다른 돌멩이들이 차곡차곡 쌓여 마치 부조를 보는듯 하기도 하고 비구상 작품을 보는듯 한데 작가만이 알 수 있는 이 작품의 이름을 붙여 본다면 '돌멩이의 부활'이라고나 해야 할까요?  그대로 땅속에 묻혀 있었더라면 그 존재조차도 모를 돌멩이나 바위에 불과한 모습이었지만 이른 아침 부터 해질녘 까지 농부들이 부지런히 자갈밭을 가꾼 끝에 돌멩이들은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저 농부들의 연장에 발굴된 채 밭 둑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존재로만 방치되었던들 이런 모습은 만들 수 없었을 터인데, 얼마전 서울 지역에 내린 폭설이 세상을 하얀 켄버스 처럼 만들면서 돌멩이들은 드디어 화폭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새롭게 부활한 모습이 자갈밭 둑을 만들며 비로소 작은 쓰임새를 비로소 인정받게 된 모습이죠.

밭 둑을 형성하고 있는 돌멩이들을 잘 살펴보면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인데 이런 모습은 청계산 청계골 기슭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농부가 주인이 되어 각자의 모습대로 필요에 따라 돌무더기 세상을 이루며 봄 부터 늦은 가을 까지 각종 푸성귀를 생산하는 귀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이와 같이 각자 개성이 뚜렷한 돌멩이를 용처에 맞게 사용할 텐데 그때 조물주라는 신이 세상의 사람들을 만들때도 이와 같은 방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작은 돌멩이 무리들만 모여서 이런 밭 둑을 만들기에 부적절 하고 근처에는 산더미 만큼 큰 바위들 뿐이어서 바위로 텃밭을 개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그래서 꽤 큰 돌멩이와 서로 다른 크기의 돌멩이를 차곡 차곡 쌓으니 기막힌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며 몇평 되지는 않지만 작은 밭을 일구는 유용한 텃밭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청계산 청계골 입구에 농부가 일구어 놓은 이 텃밭을 보니
우리 인간들의 작은 욕심들이 만든 갈등들을 꾸짖는 거울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느것 하나 버릴 것도 없이 완벽하게 모두 사용한 이 돌멩이들은 서로 잘난 게 하나도 없이 의지하며 잘 살고 있는듯한 모습이며 다시 부활한 생명들과 다름없어 보이는데 우리 인간들은 굳이 크고 작고 높고 낮으며 귀천을 가리고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지 이 작품 곁을 떠나면 이내 나타나게 될 인간세상의 모습이 귓전을 울리고 있습니다.

와글와글 지글지글 와글짝 지글짝 와글 지글 짝짝!...^^

서울에 내린 폭설은  잠시 우리의 일상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지언정
돌멩이의 부활과 같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었고
그 곁을 지나던 나그네에게 작은 교훈을 던져주는 작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돌멩이의 부활이 전하는 메세지는 제발 '니 꼬라지를 알라'고 하는
저 유명한 소크라테스님의 말씀인즉
누군가 이런 유식한 채 하는 말에 반드시 토를 달며 대들 것이로되
그들은 소크라테스님에게 이렇게 말했죠.

 "...샘님은 맨날 니 꼬라지 알라, 니 꼬라지 알라고 하는데요.
샘님은 니 꼬라지 알기나 하세요?...(빈정 빈정)"

그래서 능글 맞은 소크라테스님은 뭐라 했게요?...^^

 "흠...나도 내 꼬라지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꼬라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으쓱 으쓱)"

썰렁했나요? ^^...청계산 청계골 뿐만 아니라 세상 곳곳에는 제가 마음대로 이름붙인 '돌멩이의 부활'과 같은 작품들이 눈만 뜨면 생겨나고 저마다 독특한 이름을 붙여가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 같습니다. 그때 누군가 빈정 거리듯 잘난채 하는 당신의 삶에 대해 물어 보시면 잠시 생활 밖에서 떠덜며 부랑자 처럼 살고있던 소크라테스 샘님의 명언을 귀담아 듣고 실천에 옮기시면 기분좋은 하루가 되지 않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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