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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벽돌구멍 사이로 본 '곶감' 정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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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구멍 사이로 본 '곶감' 정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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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예전과 달리 경계를 표시하던 담이 었어졌습니다. 담 대신 벽이 생겼지요. 담과 벽 차이는 무엇일까요? 담은 이웃과 이웃을 가로 막고 있는듯 하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비록 가로 막혀있기는 해도 큰 무리 없이 이웃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옆집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나 싸움질 하는 모습이나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늘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경사 등이 있을 때면 음식을 서로 나누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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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수십년전만 해도 이런 모습은 흔했고 요즘은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물론 이렇듯 프라이버시를 노출하면서 사는 동안 보지않아도 될 풍경을 많이도 보게 되고 때로는 원수처럼 지내기도 하지만 오히려 담 때문에 금방 화해하며 잘 지내기도 합니다. 담에 얽힌 이야기를 하려면 할 종일 떠들어도 못다할 만큼 얽힌 사연들이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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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과 달리 벽은 언급한 단편적인 사는이야기 모두를 포장한듯한 소통의 단절을 뜻하는 것이며 불통의 대명사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듯 싶습니다. 이런 불통의 시대를 앞당긴 건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농경사회에서 공업화 사회로 급작스럽게 바뀌며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데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주거환경이 그에 걸맞게 밀집된 도시에 지어진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 때문에 이웃이라는 개념들이 점차 사라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소통 수단인 인터넷 문명은 벽 때문에 만들어진(?) 사회적 소통수단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인터넷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인터넷 후진국은 그런 의미에서 아직은 인간미가 폴폴 넘치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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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다녀온 춘천호반 곁 근화동에는 아직도 벽돌로 만든 담이 금방이라도 허물어질듯 색깔이 바랜채 이웃과 이웃을 가로 막고 있었는데, 어른 키 높이에 불과한 이 벽돌담은 단지 자신의 땅을 구분하는 경계의 의미일 뿐이어서 집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소양호에 있는 소양강 처녀상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좁은 지하도를 따라 대로를 건너 제일 먼저 마주친 골목길에서 벽돌구멍 사이로 훤히 들여다 보이는 풍경 속에 눈에 띈것은 곶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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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이 풍경만 보면 시골집 풍경을 금방 떠 올리겠지만, 춘천시내 중심가를 벗어나면 이런 풍경은 쉽게 만날 수 있고 굳이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도 될 담 너머로 '개똥아 노올자'하고 부르면 금방이라도 화답할 것만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참 정겨운 모습이었죠. 그래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벽돌구멍 사이로 곶감을 훔쳐보며 잠시 벽과 담의 차이가 뭔지 짧게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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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오프라인상에서 벽과 담이 존재하고 있는 것 처럼 꽉 막힌 벽으로 생긴(?) 인터넷 세상의 온라인 상에서도 여전히 담과 벽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아무때나 수시로 들락 거릴 수 있는 블로그에도 인기있는 이웃이 있는가 하면 미움 받는(?) 블로그도 있는 것이어서 어쩌면 담과 벽은 인간들이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국주의' 적인 이기적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담을 허물어도 벽을 뚫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만의 담을 쌓으며 적절한 경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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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벽돌구멍 사이로 보이는 곶감처럼 적당한 유인책(?)을 쓰지 않으면 그나마 저 처럼 훔쳐보지도 않을 것이어서 그런지 '날 좀 보소'라며 자랑을 늘어놓는 우리 인간 사회가 재밋기도 합니다. 벽돌구멍 사이로 엿본 이웃의 처마 밑에 곶감이 없었다면 벽돌담의 모습은 또 얼마나 밋밋하고 황량한 기분이 들까요? 매일 아침 또는 무시로 열어보는 인터넷 세상이 그나마 사람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니, 현대인들이 잊고 살고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동시에 수십 수백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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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로그인을 하시면 가끔은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벽돌구멍 엿보듯 이웃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더 기울여 보세요. 그곳에 정겹고 달콤한 곶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테니 말이죠.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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