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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핑카 모든것 보여준 '1박2일' 광고방송?
어제 모처럼 티비 앞에서 1박2일 제주도편을 시청하면서 1박2일 속으로 빨려 들어갈 찰라 신경 쓰이는 설정이 자꾸만 눈에 거슬려 포스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1박2일 제주도편'은 광고방송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공익을 위한 KBS가 본격적으로 '통신판매' 시장에 뛰어들었다고나 할까요? 우리에게 낮익은 강호동이나 이수근 등 1박2일 멤버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팔아야 하는 '삐에로'로 전락한 모습이었습니다.
다음뷰의 문화.연예 코너를 들여다 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었고 블로거들이 쏟아내는 비판과 비난의 글들을 보며, 방송 제작진들 보다 더 낫거나 아예 PD로 나서도 손색이 없을 만치 예리한 시선으로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의 호감도 내지 비호감을 적시하며 개선책 까지 내 놓는 모습을 보면 방송사(공영)들에게는 대단한 견제 장치가 우리 블로거들이 아닌가 싶었습니다.하지만 '뛰는 자(놈) 위에 나는 자(놈) 있다'고 제 아무리 비판을 가해도 방송제작자들은 그들이 원하거나 아니면 지시한 설정에 따를 수 없나 봅니다.아마도 이런 현상은 미디어법을 억지로 통과시킨 모습 등이 흑자를 내지 못하는 방송에 대해 가한 무리한 주문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1박2일 프로그램에 적용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제게 문제가 된 1박2일의 제주도편을 보신분들은 1박 2일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 대부분이 켐핑카를 렌트했을 경우 그저 몸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설정으로 보였는데요. 바베큐 통을 사용하는 모습이나 코펠 등 일반적으로 야영을 떠나면 갖추어야 할 장비 모두를 전시해 두고 출연자들이 이들 물품들을 시연해 보이는 장면으로 억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코펠을 테이블 위에 늘어 놓았다가 다시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2일 째 기상 시간에서는 소비자들이 매우 복잡하게 생각할 켐핑카 속의 물품이 간단하게 정리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대단한 설정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장면을 눈여겨 보시지 않은 분들은 영상속의 모습처럼 출연자들이 음식을 조리하면서 겪는 해프닝 등 때문에 깔깔 거렸을지 모르지만, 1박 2일을 유심히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을 발견하게 될 텐데요.
1박이 이루어지던 첫날밤 부터 제주도를 떠나던 2일차 '혼자옵서예' 까지 주로 남아있는 이미지가 코펠이나 텐트 바베큐통 테이블 등 켐핑카가 갖추고 있는 의식주 도구들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켐핑카의 모든것'을 보여준 1박 2일이었던 셈이죠. 이러한 1박 2일의 모습은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모 PD가, 지난 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9 블로그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밝힌 '장사되는 블로깅 팁 궁금한가?'라는 내용과 매우 다른 모습의 연출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는 블로그컨퍼런스에서 1박 2일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하며 고민했다는데, 그가 말한 핵심내용인 스토리텔링,이미지,감성,낭만과 같은 네가지 주제가 1박 2일에 녹아들어야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지만 '장사되는 블로깅'과 같이 '장사되는 1박2일'을 택한 게 공영방송 KBS의 모습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수신료만으로는 KBS가 장사가 안되고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소리 같은데요. 그렇다면 아예 프로그램 전부를 광고스폰서를 통해 협찬을 받아 노골적으로 연출하면 어떤가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굳이 시청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므로 마음대로 방송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블로그컨퍼런스라는 곳에 인터넷을 가볍게 보는 방송인을 출연시켜 블로거들을 교육(?) 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미디어법 등으로 인해 대국민 눈속임과 같은 방송이 왠지 껄끄러워 보여 몇자 끄적여 봤습니다. 블로거들이 자신의 컨텐츠에 충실하지 않고 너도 나도 제품 등 리뷰글에 나서는 모습을 권장한 것도, 이모 PD가 연출한 1박 2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인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공영방송이 지나칠 정도로 켐핑카의 모든 것을 다루는듯 마치 통신판매 업자 처럼 둔갑될 것을 생각하니 KBS의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에 대한 기분좋던 이미지가 너무 상술속에 갇힌 것 같아 괜히 낮 뜨거워 집니다. 보여줄 거 다 보여 주고 시침 뚝 떼는 오락프로그램이 말이죠.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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