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와 신종플루 '사망자' 비교해 보니
지난 한 주 동안 나를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신종플루' 공포가 아니라 신종플루의 부풀려진 진실 때문이었다. 한동안 언론과 방송이 앞다투어 방송하거나 난리를 치던 신종플루에 대한 소식이 잠잠해 지는가 싶더니 다시 언론과 방송의 귀중한 시간과 지면을 도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면역력이 약한 안사람의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는 날로 증가하여 꿀벌 부산물인 프로폴리스에 이어 이번에는 인삼과 홍삼 구하기에 바쁜 한 주였다. 모두 인체의 면역을 드높여 주는 물질이었다.
사진은 서울시 '차 없는 날' 행사에서 본 강남 테헤란로의 평화로운 풍경
지난 한 주 이 물질들이 다시금 집안 이곳 저곳에서 발견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방송을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안사람의 습성과 함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한몫을 했다. 이런 일은 비단 안사람 뿐만 아니라 적지않은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일 텐데, 그때마다 나는 '무서워 할 것 없어 신종플루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대부분 중증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거나 개인위생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해도 내가 의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는 꺽이지 않는 느낌이었다.(의사도 제 구실 못하는데 말이다.)
말 그대로 공포였을 뿐 현재까지 신종플루가 인류에게 보여준 것은 그리 놀라울만한 바이러스는 아닌듯 보였다. 다만, 전염속도가 빠를 뿐인데 이런 모습은 지구상 도처에 널린 바이러스의 모습들과 별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언론과 방송들이 아무런 대책없이 떠들어 대고 있는 신종플루에 대해 안사람을 안심 시키기 위한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신종플루가 이 대책(?)에 힘입어 언론과 방송 등지에서 사라지는 필살기가 되었으면 하고 몇자 끄적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신종플루 확정판정을 받은 사람은 10월 27일 현재 약 4,000명에 이르고 있고 지난 한 주에만 2명 이상 신종플루에 감염된 학교만 해도 900여곳에 이른다고 한다. 어제(27일) 보건당국이 발표한 집단발병 통계수치에 따르면 지난주 신종플루 발병사례는 878건으로 이 가운데 학교가 870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주의 356건의 2배를 웃도는 수치며 기온이 떨어졌던 지난주에는 확산 속도 또한 더불어 빨라졌다. 지난 23일까지 전국적으로 신종플루 감염 학생 수는 4만1,523명으로 늘어났고 이 가운데 42.4%인 1만7,605명은 최근 1주일 사이 발생한 환자였으므로 호들갑을 떨만 하다.
그래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할 초중고교 등 학교는 휴교에 들어가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고, 한 병원의 내과 교수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신종플루 의심증세로 내원한 환자 100명 중 10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으나 지금은 하루에 300~400명의 환자 중 150명이 확진환자"라며 "이들 환자 대부분이 학생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확진판정이 10%에 불과하던 게 50%로 육박했다는 뜻이다. 이쯤되면 정부시책에 입맞추는듯한 표현이다.
위 사진들은 서울시 '차 없는 날' 행사에서 만난 신종플루 예방 요원과 도구들
따라서 언론과 방송 등지에서는 신종플루의 대유행을 예고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는 모습이고, 정부에서는 바이러스들의 침공(?)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으나, 문제는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람들 대부분이 여전히 연로한 중중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어린이들이어서, 신종플루의 전염속도는 빠를지라도 여전히 신종플루는 공포의 대상이라기 보다 경계해야 할 바이러스일 뿐이고, 이런 사실을 안사람에게 주입하며 안심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신종플루의 본래 모습보다 공포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론과 방송들의 호들갑은 지나칠 정도여서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이 사망에 이르면 금방이라도 모든 국민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사망할 것 처럼 떠들고 있는데,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며 언론과 방송들이 뭔가 다른 이슈를 숨겨보기 위해 이렇게 난리법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위 표와 같이 신종플루는 미주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피해자(사망자) 또한 다수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WHO의 분류기준에 따라 언론 등지에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자세히 살펴 본 신중플루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다.
지역 (WHO 분류기준)
감염자 수
사망자 수
아프리카(AFRO)
13,297
75
미주(AMRO)
160,129
3,539
중동(EMRO)
14,739
96
유럽(EURO)
63,000 이상
261 이상
동남아(SEARO)
41,513
573
서태평양(WPRO)
122,267
455
총계
2009 10월18일 현재 (누적 집계)
414,945 명 4,999 명
대한민국
신종플루 환자(의심환자 포함) 수 1만명 돌파
21 명
세계적인 새로운 전염병으로 불리우는 신종플루의 이슈 속에서 WHO에 의해 집계된 신종플루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를 잘 살펴보면 얼핏 대단한 결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망자 숫자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 보다 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앞으로 비관론자들의 호들갑에 의하면 이 숫자를 더 많이 더 자주 고쳐 써야 겠지만, 호들갑을 떤데 비해 사망자 숫자는 의외로 적은 편이다. 물론 신종플루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어서 다행이라는 뜻은 아니다.
위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난리법석인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람들 숫자보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이 눈에 띄는데, 이 현황표는 1년동안 교통사고로 숨진 세계인의 통계가 아니라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숫자를 표시한 현황표다. 그림을 좌에서 우로 살펴보면 2001년 부터 2008년에 이르기 까지 사망자 숫자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지만, 2008년 현재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숫자는 신종플루로 사망한 세계인의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5,870명에 이르고 있다.
사태가 이 정도 되면 언론이나 방송 등이 하루 종일 교통사고에 따른 각종 문제를 논의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경고 방송을 내 보내거나 범국가적인 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몰해야 하지 않을까? 가끔 외신으로 타고 들어오는 '테러소식'도 사망자가 많으면 수백병 정도며, 그나마 한 두명 내지 수십명 정도의 폭탄테러에 대해 눈도 깜짝 않는(?) 우리들은 이미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귀한 생명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한편, 신종플루는 전염속도가 너무 빠르고 노약자 한두명이 사망했으니 '너무 위험하니 조심해야 하는 것'이라며 친절하게 경고하고 홍보해 주는 것일까?
위 자료: e-나라지표
위의 자료를 토대로 교통사고와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를 단순 비교하면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숫자(국내 신종플루 사망자는 10월 26일 현재 21명)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우리 국민들의 숫자 보다 턱없이 적은 모습이어서, 신종플루에 대한 고민 보다 교통사고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하는 모습이다.
특히 교통사고로 사고를 당한 사람들 속에는 보행자들의 숫자가 눈에 띄는데 2008년 한해동안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 중 36.4%에 이르는 사람들이 길을 걷는 도중에 사망한 사례여서, 중동 지역에서 들려오는 테러로 인한 사상자 숫자 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신종플루 보다 더욱더 심혈을 기울여 대처해 나가야 할 사회문제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신종플루에 대한 예방대책은 단 한가지 뿐이며 그건 개인위생에 철저하거나 전염원으로 부터 가급적 떨어져 있는 게 전부이나, 교통사고는 우리가 집을 나서며 보행을 시작하는 순간 '사망'에 이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사고이므로, 정작 무서워 해야 할 것은 신종플루보다 교통사고가 아닌가 싶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려면 교통사고를 막기위해 자동차 운행을 중지 시키는 게 차라리 더 바람직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신종플루?...정부나 각 지자체나 단체 등에서 조용히 처리하고 언론이나 방송이 제발 떠들지 말았으면 한다. 참고로 미국방부가 집계한 이라크전에서 싸우다 죽은 미군 병사들 숫자는 총 4,337명으로 밝혀졌다. 무엇이 중요하고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두어 처방을 해야할지 자명하지 않은가? 신종플루에 한눈 파는 사이 교통사고 더 늘어날까 무서운 세상이며, 정부에 의한 언론과 방송들의 무비판적인 바이러스성 홍보물 때문에 정작 시민들의 불안만 가중시키는게 아닌가? '이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Boramirang
Sensitiv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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