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화사 다시 쓸 '띠와나쿠' 과거 여행
-인류 최고 유적지에 버려진 사람들?-
우리나라 10월은 가을속으로 빠르고 깊숙히 진행하고 있지만, 지구반대편 남미땅 볼리비아 '띠와나쿠 Tiahuanaco, Tiwanaku '에는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9월 부터 시작된 봄은 우기가 시작되고, 지금쯤 볼리비아 '알띠쁠라노 Altiplano'에는 봄소식을 전하고 있을 텐데요. 남미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3년째가 되었고 이제나 저제나 하며 다시 장도에 오르려고 했지만, 여러 사정들이 겹쳐 피일차일 하며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마음먹고 떠나려니 왜 그렇게 걸리는 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여행은 그저 마음가는대로 발가는대로 훌쩍 떠나야 제 맛이라고 하는데, 다시금 긴여정에 오르려 하니 우선 귀중한 시간들을 그저 보내기 싫어서 뜻한 바 준비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진첩을 꺼내보니 알띠쁠라노에서 한가하게 아무런 할일을 찾지못한 채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을 보며 '남미여행'을 위한 각오를 다시금 다지고 있는 것입니다.
남미의 드넓은 땅 중에서도 유독 저의 흥미를 끌고 있는 곳은 두가진데요. 하나는 남아메리카 대륙에 산재한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며 또 하나는 서구 사람들에 의해 잊혀져간 지상 최고 최대 유적이 묻혀있는 안데스와 중미의 '거석문화'를 깊이 탐사해 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을 조금 살아보니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인류의 살아가는 재미란, 허공에 매달린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꿈을 꾸는 것도 소중하겠지만, 잊혀져간 과거의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하며 인류의 제한된 역사의 사이클을 운명처럼 받아 들이는 것도 됀찮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우리는 먼 장래에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상고시대 보더 더 먼 홍적세 근처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문명들 처럼, 우리 인류의 의사나 의지에 관계없이 자연의 현상(태양)에 따라 원치않는 종말을 맞이해야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우선 이 지역의 지리와 역사에 대해 보다 면밀히 공부해야 했고 특히 고고학 등에 대해 좀 더 많은 지식을 쌓아야 했으므로 특정 학문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남미역사 등에 대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사실에 대한 자료 수집 등을 통해 '돈 안되는' 분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계획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어서 어쩌면 여생 모두를 이국땅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를 운명을 스스로 만들며 힘들어 하고 있는 것입니다.(바보아냐? ^^) 얼마나 무모해 보이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할일 없이(?) 뙤약볕 아래에서 죽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la Paz'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잊혀진 문명 '띠와나쿠 Tiahuanaco, Tiwanaku ' 유적지 근처의 모습입니다. 마치 우리네 유적지 근처에 있는 상점들이나 동네의 풍경이라면 별로 틀리지 않을 것이며 볼리비아 수도인 라파스의 위치가 고도인 것 처럼 라파스 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띠와나꾸 유적지는 해발고도가 약 4,000m에 이르는 높은 곳입니다.
인류문화사를 다시 쓰게될 전망의 Tiwanaku 문명이 발굴(2006년 8월 현재)되고 있는 모습이다.
직접 이 유적지 전부를 돌고난 소감은 '괜히 갔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요. 띠와나꾸 문명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하여 역사적 현장의 귀한 장면 다수를 놓쳤고 기록장비 또한 빈약하여 제한된 장면 밖에 담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아메리카대륙이 콜럼부스 등 서구인들에 의해 존재사실('발견'이라는 용어는 부적절 하다)이 알려지기 전 까지, 지상 최고의 문명은 그렇게 저나 여러분들로 부터 홀대를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실체를 드러낸 Tiwanaku 문명의 일부, 서구인 등에 의해 왜곡된 문명의 흔적은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괜히 갔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해발고도가 말해주는 것 처럼, 우리는 잉카트레일 등 페루의 마츄피츄와 우르밤바 계곡 등을 돌아보는 동안 지나치게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둔 이유 등으로 고산증세에 매우 시달리고 있어서 , 띠와나쿠 유적지 발굴이 진행되는 장면과 문명 일부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언덕을 올라가는데 마치 설악산 대청봉 정상을 오르는 듯한 피로감을 느끼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Tiwanaku 문명을 관광하는 여행객들
알띠쁠라노는 해발 3,600∼3,800m의 페루 남동부와 볼리비아의 서부지역에 있는 거대한 내륙분지인데요. 페루 남부에 있는 띠띠까까 호수 북서쪽에서 시작하여 볼리비아의 남서쪽 끝까지 남동 방향으로 약 965㎞에 걸쳐 넓게 펼쳐져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지상 최고의 문명이 외롭게 버려져(?) 있고, 할일을 찾지 못한 가난한 볼리비아 사람들의 죽치고 앉아 있는 모습 처럼 다수 지구촌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Tiwanaku 문명을 찾아 나서는 길에서 본 볼리비아 지역 알띠쁠라노 전경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이집트의 수메르 문화나 중국의 황하문명 또는 인도의 인더스 문명 등을 찾아 나서는 동안, 이 유적지는 아직도 원시의 모습으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포스팅에 포함된 영상에서 알 수 있는 것 처럼 저는 최소한 50년동안 특정 문명에서 발견된 기록이 인류문화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는(하게 하는)그릇된 교육을 통해서 인류문화사의 편견이 심화되었는데요. 이같은 현상은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적지않은 분들의 인생의 여정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고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림속의 볼리비아노들 처럼 버려진 것 처럼 방황하며 세상을 살고 있었던 것이죠. ^^
따라서 서두에 언급한것 처럼 인터넷 블로깅을 통해 긴 여정을 여행할 수 있는 내공을 쌓는 한편, 우리가 잊고 사는 과거의 시간속을 들여다 보며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반드시 미래의 특정 문화에 있는 게 아니라, 먼지속에 묻혀 잊혀진 과거 속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띠와나쿠와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짬나는대로 남미여행을 통해서 본 과거 문명에 대한 '뽐뿌질'을 하고자 합니다. ^^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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