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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고추 밑둥지 왜 잘랐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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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밑둥지 왜 잘랐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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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고추수확에 나선 지인들과 함께 영월에 있는 한 농장에 들르면서 처음 보는 이상한 광경앞에서 몇장의 사진을 남겼습니다. 고추 나무는 그림과 같이 밑둥지가 모두 잘려나간 모습입니다. 따라서 줄기는 모두 말라가고 있었고 마른 줄기에 고추가 대롱대롱 달려있는 모습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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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의 밑둥지는 이렇듯 예리한 칼날에 잘려나간 모습인데 나중에 고추 밑둥지가 잘려나간 이유를 듣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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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고추밭의 2/3 가량의 고추는 밑둥지를 자르지 않은 고추와 자른 고추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어른 키 만큼 자란 고추 나무에는 고추가 대풍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근처 지역에서는 이 농장의 고추농사가 제일 잘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지인들이 이 농장에 고추를 수확하러 간 이유는 아직 밑둥지를 자르지 않은 푸른 고추를 수확하며 다 익은 고추는 농장주에게 돌려주려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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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네 사람이 이틀을 따도 다 따지 못해서 결국 영월에서 우리는 1박2일을 하고 지인은 2박 3일간의 시간을 보낼 만큼 따도따도 끝이없는 고추수확 현장이었습니다. 이날 지인들이 취한 푸른고추는 장아찌를 담그는 등의 용도로 땃는데 20kg 들이 플라스틱 박스에 다섯바구니 정도를 가져올 수 있었고 그 고추는 그냥 버려질 고추들이었습니다.(물론 이웃에 나눠줄 고추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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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농장에는 연로한 두 부부가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고추 밑둥지를 자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고추를 다 익을 때 까지 두었다가 다른 작물들과 함께 제한된 시간에 모두 수확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인건비를 들여가며 고추를 소확하면 소출에 비해 이득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거의 절반이상의 익지못한 푸른 고추들은 밑둥지가 잘리는 순간 모두 말라 버리게 되는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두 부부는 금년 농사를 끝으로 힘이들어 더 이상 농사를 짓지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함께 들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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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밑둥지를 자른 또 다른 이유는 고추농사를 하게되면 일조량이 풍부할 때 까지 두었다가 다 익은 빨간고추를 따 내는 한편, 더 이상 고추가 익을 시간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예전에는 고추 나무를 뿌리 채 뽑아 빨리 익을 수 있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이 농장에서는 뿌리를 뽑는 수고를 덜어줄 요량으로 제초기를 어께에 매고 고추 밑둥지를 순식간에 싹둑 잘라버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다 자랐지만 덜 익어 버려질  고추 수확에 나섰던 것이죠. 아울러 많은 고추 나무를 뿌리채 뽑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아 제초기 날로 밑둥지를 일일이 잘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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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농사를 짓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일이지만 고추역병과 더불어 고추 탄저병 등의 피해를 입으면 잎이나 줄기 또는 열매에 크 피해를 입히는데, 처음 이 농장에서 본 고추밭 풍경은 병해를 입었나 의심이 들었지만 수확시간 보다 일찍 말라 죽어가는 고추 나무는 일손이 부족하여 다수 잘지은 농사가 버려지는 우리 사회의 기현상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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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지인들의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아무런 해충 피해도 없이 잘 자라준 이 고추들은 비싼값에 팔려나가기는 커녕 모두 갈아 엎을 판이었고, 이런 사실을 아는 분들이라면 힘들게 농사를 지으려들지 않을 건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양질의 농산물을 구하기 힘들고 비싼값을 치르며 생활필수품과 같은 고추를 구매하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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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밑둥지를 자르거나 고추 뿌리를 통째로 뽑는 일은 고추 농사에 있어서 필요한 과정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일손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하여 다수 수확될 고추가 모두 말라가는 안타까운 모습은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제가 봐도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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