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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점프에 나선 '개구리' 떨리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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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에 나선 '무당개구리' 떨리긴 마찬가지



개구리의 다이빙 솜씨는 얼마나될까요? 점프에 나선 녀석의 크기는 겨우 20mm 남짓한 소형 무당개구리며 녀석이 다이빙 자세를 취하고 있는 곳은 영상카메라 마이크 끄뜨머리 쪽입니다. 녀석이 내려다 보고 있는 물웅덩이와 마이크 사이의 간격은 1m가 조금 더 되어 보이는 높은 곳입니다. 녀석의 체구가 워낙 작아서 그렇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한걸으로 성큼 내려설 수 있는 낮은 곳입니다.

하지만 개구리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엎드린 키 보다 약 100배 이상 높은 곳이므로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내려단 본 까마득한 높이라고 보면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녀석이 도약을 위해 엎드린 위치를 사람(키 1m 75cmx100배)과 비교해 보면 175m 높이 이므로 가히 짐작이 가실겁니다.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1m(약 3층높이) 정도라고 하는데요. 개구리의 점프실력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과연 녀석은 저곳에서 물웅덩이로 뛰어내릴 수 있을까요? 함께 녀석의 다이빙 솜씨를 지켜 보도록 하죠. ^^



(흠...나를 뭘로 보는거야?...잘 지켜 보라구...)


녀석은 메니큐어를 바른듯한 예쁜 손바닥을 이용하여 카메라 끄트머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탈출에 나선 것인데 녀석이 길을 잘못든것 같군요.


(흠...느낌이...이상하긴 해요...)뒤엔 중계(?) 카메라가...앞에는 까마득한 물웅덩이...


휴...까마~득 하네...(끙-.-;;)


글치만...여기서 돌아서면 개구리 체면이 말이 아니쥐...


이런 경험 태어나서 첨이야...(두근두근)


다이빙 선수가 발판에 서 있는 모습과 비슷하나 엉거주춤한 자세군요...(헉!~ 너무 높다.)


흐미!....이렇게 높을 줄이야!...


녀석은 거의 점프 직전에 있습니다. 저는 녀석의 점프 순간과 다이빙 모습을 촬영하고 싶어서 뷰파인더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겨우 촛점을 맞추며 쪼그리고 앉아 녀석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죠. 언제 터뜨려야 할지 모를 셔터 때문에 숨을 너무 오래 참았더니 오히려 제가 답답할 정도더군요. 하지만 녀석도 만만찮은 공포를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요?

(에구...아저씨...그런 소리 집어치우세요. 지금 제 심정 아시기나 하세요?...ㅜ )


개구리 체면에 뛰어내리지 않을 수도 없고...돌아 갈 수도 없고...(어떻게?!...ㅠ)


그냥...돌아갈까?...말까?...아니면 두 눈 꼭 감고 뛰어?...(끙)그래도 너무 높아!...ㅠ


녀석은 한참을 고민하는듯 했습니다. 보통의 개구리들은 이런 정도의 높이에서는 망설이지 않고 그냥 뛰어 내리는 모습을 많이도 봤는데 녀석은 한 인간 앞에서 신변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아서 그런지 여러가지 계산을 하고 있는 모습 같았습니다.

(아저씨...그런 소리 마세요...뛰어 내리는 폼도 좋아야 겠지만...입수장면은 더 중요하거덩요...-.-;;)


뛸까?...


그런데 한순간...녀석이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것 같았던 폼을 접었습니다.
(아니야...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해...체면이 밥 먹여주나?...ㅠ)


녀석은 도약을 포기하겠다는 신호를 제게 전하려는 듯 카메라를 빤히 쳐다봤습니다.
(야!...뭐해!...뛰어 내리라니까!!...넌 개구리라구!...)


아저씨 같으면 이런 높이에서 뛰어 내릴 수 있겠어요?...무리한 주문이라구요...ㅠ


흑흑...나...돌아갈래!...ㅠ


흑흑...개구리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너무 높아요...ㅠ  


(흠...그럴수도 있겠군...)


녀석은 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다이빙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는듯 보였습니다.
(야!...니가 개구리맞아?...해봐..넌 할 수 있다구!...)


녀석의 도약 모습을 촬영해 보려고 숨을 참고 또 참기를 반복하며 쪼그렸던 저는 녀석이 도약을 포기한 것이라 생각하며 씨익 웃고 일어났습니다.


그때 까지도 나를 요렇게 빤히 쳐다보던 녀석은 한순간 내 눈 앞에서 물웅덩이를 향하여 점프를 했습니다. 녀석은 겁을 먹었던 게 아니라 선 자세에서 뒤로 돌아 다이빙하는 자세를 취했던 것일까요? 카메라가 녀석의 멋진 다이빙 모습을 포착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조금더 인내하고 기다렸어야 했는데 말이죠. 결정적인 순간에 녀석의 위대한 도약 모습을 놓쳤군요.


어쩌면 우리가 사는 모습도 이와 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거죠. 무당개구리가 카메라로 올라간 이유는 지난 23일 오전 8시경 영월의 한 작은 골짜기에서 이들의 개체를 찾아나섰다가 개울옆 풀숲에서 도망을 가던 녀석이 길을 잘못들어 카메라 위로 올라서면서 부터 해프닝은 시작되었던 것이죠. 비록 녀석이 마이크 꼭대기에서 도약하는 장면은 포착하진 못했지만 사진을 보면 녀석도 우리 인간들 처럼 떨리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관련 포스팅 크기 10mm '초소형' 무당개구리 귀엽네요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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