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제왕솔' 어디서 사나?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 이야기 제1편-
의녀 醫女 '장금長今'이가 살던 조선 중종 때 오대산 자락에서는 한 작은 솔이 냇가에서 뿌리를 내리며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가 뿌리를 내린 곳은 첩첩 산중의 작은 분지였고 사람들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그가 뿌리 내린 곁에는 부연천이라는 천이 옥수를 흘려 보내고 있었고 그의 곁에서 늘 졸졸 거리는 냇물 소리를 내고 있는 곳에서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물푸레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이레 그곳은 물푸레 골이라 불렀다.
부연천의 발원지가 물푸레 골이고 물푸레 골에서 샘솟은 물은 부연천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며 강원도 양양 서면 어성전리와 법수치리로 흐르며 남대천을 거슬러 온 연어들이 늘 그리워 하는 천을 만드는 곳이었다. 우리에게 '대장금'으로 유명한 장금이가 살던 중종 때는 지금으로 부터 약 500년 전이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하늘만 바라 보이는 이 동네에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때는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자연과의 어울림 속에 원시적인 가옥 경관으로서 굴피집과 귀틀집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져 그 자취를 찾아 볼 수 없게 된 곳이다.
제왕솔 품에 안기다
제왕솔 아래서 바라본 모습
제왕솔이 너무 커 카메라에 다 담지 못했다.
두 아름드리 이상의 제왕솔 줄기를 보니 1,000년은 더 살 것 같았다.
아직도 건강한 제왕솔 줄기의 껍질이 물고기 비늘처럼 촘촘하다.
세 사람이 팔을 벌려야 껴 안을 수 있는 소나무가 제왕솔이며 국내 최대 크기의 소나무다.
그곳에 조선 11대왕 중종과 더불어 이 땅에서 호흡을 시작한 소나무 한 그루가 귀품있는 모습으로 '제왕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 까지 위풍당당 하게 서 있었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속에는 그의 곁으로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고 먼 발치서 호랑이의 모습을 자주 봐 온 소나무이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가리켜 '호랑이 솔'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참 까마득한 이야기다.
제왕솔 아래에 서면 마치 듬직한 어른의 호위를 받는듯 하다.
이 소나무의 나이는 대략 500살로 추정하고 있고 나무의 높이는 25m에 이르며 흉고나무둘레는 370cm에 이르며 수관직경은 12m에 이른다. 이렇게 위풍당당한 소나무를 가리켜 사람들은 소나무 중 최고라 칭하여 '제왕솔'이라 이름짓고 그 곁에 성황당을 두어 마을을 수호하는 '성황목'으로 받드는 한편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제를 매년 음력 3월 3일과 9월 9일에 올린다. 이곳은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 그리고 홍천 내면을 오가던 사람들이 무사안녕을 빌기도 했다고 전하는 곳이다.
현재 제왕솔은 대여섯 군신 소나무를 거느리고 있다.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이래 사방을 둘러봐도 산 밖에 보이지 않고 오로지 하늘만 바라보이는 이곳을 가리켜 '하늘 아래 첫동네'라 불렀고 강원도 연곡면 삼산3리의 행정 구역인 이곳의 이름은 '부연동 釜淵洞'이다. 부연천 가운데 깊은 소沼를 가리켜 부연소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부연동을 이루고 있는 분지를 내려다 보면 마치 가마솥 안 처럼 사방이 꽉 막힌곳이기도 한데 그곳 골짜기 물푸레골에서 제왕솔이 500년 동안 우리네 삶을 굽어보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제왕솔 곁에는 성황당이 마련되어 있어 매년 두 차례의 제를 올린다.
부연천 곁 오대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제왕솔이 500년을 우리와 함께 살아오고 있다.
사람들이 여름 피서를 마치고 돌아가는 여름끝자락에 7박 8일간의 여정으로 이곳 부연동에서 주로 머물며 부연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과 동시에, 잘 살펴보면 아직도 원시의 비경을 간직한 부연천 주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 여러분들께 전한다. 마침 제왕솔이 살던 같은 시기인 조선 중종 때 의녀 장금이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가 결혼한다는 경사가 겹쳐 이를 지켜본 제왕솔의 기쁨은 춤을 추는듯 하다. 부연동의 이야기가 막 시작되므로 채널을 '내가 꿈꾸는 그곳'으로 고정 시키기 바란다. ^^*
Boramirang
**참고자료: 『강릉시사(江陵市史)』(강릉문화원, 1996),『명주의 향기(溟州의 香氣)』(명주군, 1988),디지털강릉문화대전, 위키백과
SensitiveMedia
'다녀온 山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벌과 1주일 동안 '동거' 하다 (9) | 2009.09.01 |
---|---|
사랑 나누다 빨갛게 변한 '딱정벌레' 커플? (3) | 2009.08.29 |
도랑속에 묻힌 '약수터' 어쩌나? (6) | 2009.07.22 |
그랜드케년 떠올린 '물폭탄' 흔적 (1) | 2009.07.16 |
20년만에 생긴 텃밭의 도랑 (1) | 200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