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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볼 때 마다 아름다운 '線'

볼 때 마다 아름다운 '線'


어릴적 할머니의 손을 잡고 따라 간 한 골짜기에는 작지만 유명한 고찰이 있었다.
그 골짜기는 그 이후로 나를 끌어당긴 신비한 마력이 있는 곳이었다.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무시무시한 칼을 들고 지키고 서 있는 종마루 밑을 지나면
내 눈앞에는 깔끔하게 잘 단장된 사찰의 모습이 나를 편안하게 했다.



어릴때 나는 울긋불긋한 단청만 봐도 왠지 무섭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어느새 산신각이 있는 절 뒤편까지 진출하며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그곳에는 이끼가 가득한 기와가 산신령 할아버지의 발아래 펼쳐지고 있었다.    



초등학교(국민학교) 다닐 때 그곳은 해마다 찾아가는 소풍장소였고
어릴때 보았던 무시무시했던 장면들은 사라지고 말았다.


내가 절에 가면,
그때부터 가지런하고 기품있는 대웅전이나 요사채의 처마끝을 응시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처구니의 모습들도 그랬지만 바람에 딸그랑 거리는 풍경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절 뒷편에서 바라보면 납짝 엎드려 있는 절간의 지붕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머리가 커서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볼만 한 것은 두루 다 살펴봤는데
기와를 두른 절간의 지붕만치 아름다운 건축물은 보지 못했다.



어머니가 아직도 살아계셨으면  입고 계셨을 치마폭 같기도 하고
아름다운 처녀가 잘 다려진 주름치마를 입고 있는 것 같기도 하나
무엇보다 저 線들은 하늘의 기운을 벗겨 낸 한쪽의 비늘 같다.


나는 보리암에서 그 한쪽 비늘을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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