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본 '향적봉'... 힘들었지만 부러울 게 없어
등산로 일부를 폐쇄하여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코스를 택해서 덕유산을 오르면
능선 옆으로 스키장을 오르 내리는 케이블카를 쉽게 볼 수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힘든 맛(?)에 산을 오르건만
힘이든 잠시 편안히 산을 오르는 스키족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땀이 온 몸을 흥건히 적실 쯤 8부능선에 도달하면 조금전에 생각했던 부러움이 조금씩 가시고
그때부터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게 된다.
추위에 껴 입었던 윈드스토퍼가 벗겨져 나가고 온몸은 불덩이처럼 달아 올라서
정상 터미널에서 온몸에 점퍼를 두르고 있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일 뿐이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 선 향적봉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발아래로 보이는 덕유산자락이 어머니의 젖무덤처럼 둥글고 넉넉하게 펼쳐져
그 능선들은 잠시 세상에서 찌든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품속처럼
힘들게 찾은 산사람을 잠시 잠재운다.
칭얼거리며 올랐던 산행도 칭얼거리며 내려가는 하산길에도
한걸음 한걸음 수놓아 하는 우리네 삶의 족적이 있을 뿐이었다.
뒤돌아 본 향적봉 가는 길은 너무도 멀고 하산하는 길 또한 너무도 멀었지만,
편안하고 쉽게 올라 쏜살같이 내려가는 스키장의 사람들을 보며
인생의 참맛은 힘들었던 만큼 되돌아 보며 아름답게 추억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고 있는 듯 보이는 뭇 사람들을 부러워 하고 있지만
비지땀을 흘리며 향적봉에 오르듯
삶을 야금야금 곰되씹는 삶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알 때 쯤이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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