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대에 쫏겨난 '기자'들도 건물옥상에
-쌍용차사태 현장 4보-
어제(5일) 오전 11시 30분 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방문 하면서 공장 정문앞에서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한 기자를 만나 쌍용차정문앞 현재 상황을 물어봤더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는 내게 공장앞으로 가지 말라며 말렸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쌍용자동차 사측 구사대들이 기자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며 취재를 방해하고 카메라 까지 부쉈다고 전하며 잘못하다간 봉변을 당하니 아예 접근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그 사이 그에게 휴대폰 통화가 걸려 왔는데 취재를 하던 일행으로 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통화가 끝난 후 그는 내게 구사대에 쫒겨 한 건물옥상으로 자리를 옮긴 기자들의 거처를 알려주었다. 그림에서 보는 바로 이곳이었다.
이 건물 옥상으로 통하는 통로는 작은 창문으로 연결되어 있고 몸을 구부려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장소였는데, 그곳에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자리를 잡고 도장공장 옥상을 바라보며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쌍용자동차 도장공장을 점거농성하고 있는 노조원들과 같은 신세가 되었다.
몸을 구부려 4층 건물 옥상으로 들어서자 마자 뜨거운 열기가 금방 느껴졌고 옥상 바닥은 찜질방 바닥보다 더 뜨거웠다. 당시 쌍용자동차 도장공장 옥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도 이와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곳은 필요할 경우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여 생수나 삼각김밥 등으로 목마름을 채울 수 있고 배고픔을 견딜 수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늘로 몸을 피신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건물 옥상으로 피신한 기자들 중에는 외신기자들도 있었고 방송3사는 물론 우리나라 미디어 대부분이 집결해 있었다. 이 건물 옥상에서는 쌍용자동차 공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고 경찰의 도장공장 투입시 상황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는 곳이기도한 천혜의(?) 요새와 같았다. 그곳으로 대부분 기자들이 피신하여 취재를 하고 있었고 나 또한 대부분의 낮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바람도 잘 불었다. 한동안 선채로 공장안밖을 주시하다가 건물옥상에 엉덩이를 내려놓는 순간 뜨거운 열기가 놀랄 정도로 전해져 왔다.
지자들은 그곳에 쪼그리고 앉거나 서서 하루종일 공장안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 대한민국 방송3사의 카메라가 공장안 동태를 샅샅히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쌍용차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무엇보다 사측의 미디어에 대한 불편한 모습이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그들의 모습을 취재한 대부분의 기사들이 사측이나 공권력에 대한 불편부당한 모습들이라 여겼던지 어제 오전 그들은 현장취재를 하고있는 기자들을 공장 정문 앞에서 내쫒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나, 곰 되새겨 보면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것은 사측이나 경찰이 이른바 '고사작전'을 펴면서 단전.단수 조치 등 마실 생수 조차 반입을 차단하면서 부터 였다.
구사대로 부터 쫒겨난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건물 옥상에서 30분만 앉아 있어도 당장 마실 물 때문에 자리를 떠야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사측이나 공권력에 의해서 반입이 차단된 생수 등은 쌍용차사태의 전말을 차치하고라도 여론의 따가운 비판과 비난을 동시에 받아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미디어로 인해서 쌍용차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알려진대로 쌍용차사태를 악화시킨 주요인은 사측이 공권력을 불러들이면서 시작되었고 협상을 하는척 하면서 뒤로는 노조원을 압박하는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불신을 스스로 초래한면이 없지 않다.
오늘(6일) 오전, 쌍용자동차 노사 양측 대표가 다시 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지리멸렬하게 이끌어 온 쌍용차사태는 대형참사를 부를 위험한 요인이 상존한 가운데 그동안 여론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 시킨바 있고 쌍용차사태가 진행중일 때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에 의한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로 정국은 급랭하며 국론이 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정부와 여당은 미디어법 날치기에 대한 입장은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는 국회에서 행한 교묘하고 무지막지한 파행은 결국 쌍용차사태에서 보듯 여론을 호도하고 왜곡하려는 움직임 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특히 쌍용차사태에서 보듯 원인과 과정을 무시한 채 도장공장을 점거한 노조원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에 촛점이 맞추어졌던 적지않은 언론과 방송들은,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사측과 공권력의 만행이 폭로되고 비인도적인 처사가 널리 알려지면서 부터 언론의 역할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지만 자칫 언론과 방송이 정권으로 부터 억압당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며 공권력의 정당성만 부각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동차로 쌍용자동차 정눔앞을 통과하면서 본 사측 구사대들은 쇠파이프와 각목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수십명이 한데 모여있어 살벌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그들로 부터 쫒겨난 기자들이나 나 또한 겁먹은 것은 마찬가지여서 건물옥상에서 바라본 도장공장 속 노조원들이 공장을 떠나 백기를 드는 것은 결코 쉬어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경찰의 선무방송은 오늘 까지 백기를 들고 투항하면 선처를 배풀 것이라고 되풀이 방송을 하지만 도장공장 옥상에는 깃발만 나부낄 뿐 아무런 미동도 없었고, 도장 2공장과 맞붙어 있는 조립 3·4공장 옥상의 경찰들이나 노조원들이나 기자들 모두 뙤약볕 아래에서 고생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 였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면은 기자들이 이렇듯 불볕 더위 건물옥상에서 열심히 취재한 기사들이 방송이나 언론에 보도되는 장면은 극히 제한적이고, 특히 공권력이나 사측 구사대의 폭력행위 등을 전하는 모습은 찾기 쉽지않아 여전히 도장공장 옥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만 '나쁜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쌍용차사태에서 보듯 미디어의 역할은 멀쩡했던 사원을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로 구별한 쌍용차 정리해고 수순과 같이, 우리 사회의 어두면과 밝은면을 고루 비추지 못하는 결과를 낳아서는 아니되며 사회적약자의 고통들을 결코 외면에서는 더더욱 아니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구사대에 의해 건물 옥상으로 쫒겨난 기자들의 처지와 함께 미디어들이 국민들로 부터 사랑받기 위해서는 '정론'외에 그 어떤 방법도 정권을 위해 사용되어서는 아니되며 권력을 견제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자리잡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미디어가 제 갈 길을 찾지 못한다면 이 땅 어디에도 언론이 설 자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 건물옥상위의 단상이었다. 아무튼 오늘 노사간의 협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쌍용차사태에 종지부를 찍기 바란다. 그 길만이 노사정 모두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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