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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쌍용차 공권력 보니 봉하마을 '제비'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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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공권력 봉하마을 '제비' 떠올라
-추모 다큐 제20편-

2009년 5월 24일 오전 7시경, 김해 봉하마을에는 짙은 안개가 드리웠다. 밤을 꼬박 새고 노 전대통령이 투신 서거한 부엉이 바위도 안개에 가려 희끄므레 형체만 보였고 봉화산은 짙은 안개에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밤새 북적이던 조문객들의 발길이 잠시 뜸한 시간 단감나무들은 노란 감꽃을 막 떨구려던 참이었고, 어떤 단감나무들은 꽤 자란 짙은녹색의 감을 여럿 가지끝에 매달고 있었다. 봉하마을은 늘 봐왔던 우리 농촌의 모습과 별 다를바 없었고 사람들이 늘 그리워하는 고향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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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경은 노 전대통령이 퇴임하면 살고 싶었던 고향마을이었고, 그는 이러한 풍경에 대해 '사람사는 세상'의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전 까지 그가 겪었던 파란만장한 역경과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겪었던 격무로 인하여 그는 이 마을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도 나누고 보통사람들 처럼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고 그의 정적들은 마침내 그를 벼랑끝으로 몰아 세우며 어느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세상에 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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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가 걸었을 길을 더듬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부엉이 바위 앞에서 서성이다 사저곁을 지나면서 한 조문객이 바라보고 있는 시선끝에 제비집이 있는 것을 목격했다. 한때 제비집은 농촌이나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도시에서는 좀체로 볼 수 없는 장면이었고 농촌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제비를 볼 수 없다는 것은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따라서 오랜만에 본 봉하마을의 제비집은 반가웠을 뿐만 아니라 아직 이곳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를 들고 제비집을 주시했더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제비 어미가 쏜살처럼 날아와 둥지위에 앉자마자 제비 새끼가 입을 벌리며 어미가 내민 먹이를 받아먹었고 어미는 다시 어디론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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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단층 양옥집 처마 밑에는 벌집도 함께 있었는데 제비 둥지와 벌집이 한 곳에 자리를 잡은 모습이 잘 어울리지 않는듯 보였지만 이 마을에서는 그들 모두가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어서 사람사는 세상 답다라는 생각을 하고 지나쳤었다. 그런데 이 제비 둥지가 오늘 문득 떠 올랐는데, 하필이면 쌍용차 평택공장의 도장공장에 고립된 노조원들과 함께 오버랩 되었던 것이다. 참 묘한 오버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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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사태의 전말은 차치하고라도 현재 쌍용차사태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내가 봉하마을에서 본 제비둥지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다. 봉하마을에서 본 둥지속의 제비 새끼는 어미의 극진한 보호를 받고 있는 한편, 지금쯤 어미와 함께 봉하마을 들녁을 누비며 부지런히 성장하여 어미와 함께 먼 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쌍용차 평택공장을 맨 처음 방문했을 때 먼데서도 눈에 띈 두개의 굴뚝은 쌍용의 속 사정을 적나라 하게 보여준 한 모습이었다. 두개의 굴뚝이 상징하는 것 처럼 쌍용의 머리 부분에는 여의주 대신 생명을 담보로 한 천막이 쳐져 있었고 그 천막 속에서 노동자들이 먹을 것을 요구하는 제비 처럼 둥지밖 세상을 향하여 입을 벌리고 '정리해고반대'를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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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사태가 진행될 때 까지 곧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며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생각되어졌지만, 그건 어디 까지나 나나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 생각이었을 뿐이다. 이미 그 시간에는 사측이 이들을 말려죽일 요량으로(고사작전) 수도공급을 끊고 가스마저도 차단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공권력이라는 경찰은 쌍용차 평택공장 주변을 철통같이 봉쇄하여 도장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를 외부와 철저히 차단하며 고립시키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었다. 고사작전에는 헬기를 동원하여 스티로폼도 녹일 수 있는 최루액을 뿌리고 있었고, 농성 노조원의 얼굴을 향하여 경찰은 살인무기와 같은 테이저건을 발사하는 대담한 작전을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사작전을 펴는 공권력에 대항하는 노조원들의 분노도 폭발직전에 있는 한편 공권력도 점점 더 포악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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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이른바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자'로 불리는 자들이 구사대를 조직하여 가족대책위 천막을 부수는 만행을 저지르는가 하면 공권력과 대치하며 부상한 노동자의 후송 응급차의 출입도 막고있었던 것이다. 쌍용차 노조원이 튼 둥지 치고는 참으로 고약한 둥지로 변했던 것이며 평택의 쌍용차 공장의 둥지는 사람을 살리는 둥지가 아니라 700명에 가까운 사람을 공권력이 말려죽일 둥지로 변모한 모습이었다.

이 정도는 어차피 쌍용자동차 노사에게 불어닥친 운명이라고 자위하며 하루 빨리 볼썽사나운 이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길 바랬지만, 어라 사측이 요리조리 대화를 거부하며 공권력에 힘을 보태고 있었고, 그 시각 도장공장 위의 노조원들은 무슨일을 벌일지도 모를만큼 심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는데, 민생은 뒷전에 두고 미디어법 날치기에 국회와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이 젖먹던 힘 까지 동원하여 날치기 하는 모습을 보면 차라리 웃어야 할 만큼 블랙코미디를 보는듯 하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다시금 괴산고등학교로 '정치CF' 촬영에 나서며 서민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는데 아연실색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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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은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고 그 집행은 타당한 사유가 발생한 때 관련 기관이 이를 면밀하고 엄격히 검토하여 공권력의 권위가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언제 부터인가 공권력이 부당하게 사용되는 일이 너무 잦고, 공권력 때문에 오히려 국민의 생명이 위험에 빠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해 졌다. 이명박정권이 출범한 이후로 행해진 공권력의 유형들을 보면 대부분이 정권의 정책들 때문에 빚어진 일이고 보면 공권력이 정권유지를 위해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쌍용차사태의 진행과정을 보면 기업이나 정부가 노조를 구성하고 있는 노동자의 생명이나 인권을 파리 목숨 여기듯 하는 모습이다. 다시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 도장공장 옥상 등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그들이 죽을 죄를 지은들 물도 마시지 못할만한 죄를 지었던 사람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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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쌍용차 공장앞 공터에 장기주둔용 켐프를 설치해 두고 있다.
 이렇게 하면 쌍용이 회생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지금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쪽은 회사측이고 회사측과 공권력의 고사작전이 대화를 더욱더 힘들게 하는 한편,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친 상태의 노조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혹시라도 공권력이나 회사측은 노조원들이 백기를 들고 투항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지 모르나 관련업계 등 알려진바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미 회생불능에 가까운 기업이다.

따라서 구사대 같은 케케묵은 방법을 동원하여 '회사를 살리는 척' 시늉을 해본들 회사는 마지막 수순을 남겨둔 상태고, 이를 악용한 공권력이 노동자를 자극하고 주둔하며 정권의 정치적 이용에 빌미를 주지않기 바란다. 그런다고 노조원들 때문에 쌍용차가 망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특정 정당 사람들 뿐이다. 솔직히 말하건데 노동자의 인건비를 줄여서 회사가 다시 살아나고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면 도장공장 노조원들 모두 특정기간 임금을 반납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미 그 단계 까지는 일찌감치 넘어선 것 아니었던가?

그러니까 괜히 어린 경찰들이나 노조원들 부상자 더 만들지 말고 평택에서 당장 철수하고 수도와 가스 공급을 재개하는 한편, 노사는 그동안 서먹했던 관계를 청산하기 바란다. 그러나 공권력과 사측이 지금처럼 악착같이 노조원을 말려죽일 요량으로 고사작전을 펴거나 강제진압을 통해 불상사라도 일어난다면, 그때는 노사정 모두 국민들로 부터 외면 당하는 것은 물론, 이명박정권과 이를 방치한 한나라 등에는 국민적심판이 기다릴 뿐으로 생각된다. 그만 두라고 할 때 그만 두라. 인간이 아무렴 제비 새끼만도 못해서야 되겠나?...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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