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팟던 쌍용차사태 한 장면
지난 20일 오후 5시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방문 하면서 가슴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몇 장면 때문에,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과 다름없어 보이는 갈등과 반목과 대립이 언제쯤 어떤 모습으로 결론 지어질지 궁금하여 시선은 늘 정치권과 쌍용차에 쏠려있다. 어쩌면 다수 국민들이 나 같은 생각을 하며 긴 한숨을 내 쉴 텐데 쌍용차사태 현장에서 제일먼저 내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다름아닌 아래 사진 한장이었다.
내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시간이 가까울 무렵이었는데 제일먼저 쌍용차노조를 압박하고 철통같이 봉쇄하며 외곽 경비를 하는 전경들 모습을 본 이후 내 앞에서는 서울에서 평택으로 공수된 한 음료회사가 짐을 내리고 있는 장면이었다. 곧 수천명의 경찰병력과 정리해고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쌍용차 직원들의 저녁식사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도로바닥 또는 근무지와 가까운 버스 곁 또는 철조망 곁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그날은 쌍용차 노조 이 모 정책부장 부인 박 모씨(30)의 죽음으로 쌍용차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고, 당일 오전 11시 20분 쯤 사측에 의해 공장 전체에 대한 단수조치를 취하고, 가스공급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그 이유에 대해 쌍용자동차 사측 최상진 기획재무본부장이 "공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지금이라도 공장안에서 퇴거하면 된다. 인도주의 주장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면서 급식차량이나 저녁을 먹고있는 경찰과 사측 '살아남은 자'들을 보니 도장공장 꼭대기에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노조원들이 갑자기 측은하게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인 처사를 결정한 사측 최상진이나 그의 결정을 도운 공권력이 어느나라 사람들이 하는 짓인지를 생각하며 가슴이 아팟던 것이다.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경찰들이 저녁시간 도시락을 챙기는 동안
도장공장 옥상에서는 이들이 밥을 먹고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측과 공권력에 저항하고 있었다.
가슴 아팟던 쌍용차사태 한 장면이다.
그들은 도장공장을 점거하며 부당한 정리해고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노조원들을 향해 '고사작전'을 펴고 있었고, 노조원들은 이른바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었다. 아마도 가스공급이 중단되고 수도가 끊긴 상태에서 그들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까마득한 시간처럼 여겨질 것이고, 발화물질이 가득한 도장공장에서 끼니를 거르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인데, 그들을 강제해산하지 못한 경찰은 다시금 최루탄과 테이저 건과 같은 무기를 동원하는 한편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은 쌍용차사태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모습인것이다.
이명박정권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스스로 '머슴'을 자청하며 주인인 국민들을 향하여 이와같이 생명을 담보로한 공권력을 함부로 휘두르고 있는 모습이고, 이런 일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로 국민들이 애통해 한 현재 까지 고삐 풀린 망아지 처럼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그들은 그들의 정권이나 정책 등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향하여 빨갱이로 매도하는 한편 미디어악법을 통하여 언론을 장악하여 그들의 주장이 옳다며 떠들어 대는 안상수 같이 괘변을 늘어 놓을지 모르지만, 이미 그런 정도는 국민들 다수가 알고있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이고, 국회는 김형오나 이윤성 까지 가세하여 그들의 만행을 정당화 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후안무치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그렇게 하여 무슨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것이며 그렇게 국민들을 함부로 짓밟으며 얻은 이익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말인지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특히 쌍용차사태에 투입된 공권력을 바라보면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벌인 미디어법 날치와 같은 꼴불견 때문에 국가경쟁력은 최후진국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인데, 그러한 꼴불견들이 '경제살리기'를 주창한 모습이고 서민을 위한 행보였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정권이나 한나라당의 최근 모습을 보면 쥐가 고양이 앞에서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친 것 처럼 위기의식을 느낀 것과 다름없어 보이는데, 그런 사정은 쌍용차사태의 노조원들이 겪고 있는 모습과는 사뭇다른 위기의식으로 다가와, 정작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곳은 도장공장을 점거한 쌍용차 노조원들이 아니라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국민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만행을 서슴치 않고 있는 한편, 담장안에서 정당한 주장을 하고있는 정리해고자들의 밥그릇 마저 빼앗으며 고사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차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와 가스 공급을 중단한 사측의 처사나 공장점거를 이유로 대화에 나서지 않는 사측을 보면 처음부터 공권력에 의지하여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쌍용차사태의 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노사는 국민적 불안감은 물론 국가적 추태로 변질하고 있는 쌍용차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공장점거자 전원을 사법처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경찰이 즉각 철수하여 노사간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하지 않다면 공권력과 사측이 한통속이 되어 쌍용차사태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에 앞서 도장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당장 밥을 먹도록 조치하는 게 대화에 앞서 인간으로서 할 최소한의 조치다. 다같이 살아남고자 한 일들이 지금에 와서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어야 한다는 등식은 옳지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에 알려진 쌍용차 회생불가론에 따르면 쓸데없는 소모전일 뿐이다. 아울러 쌍용차사태의 장기화는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은 물론 우리나라 대외적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는 것이므로 오히려 정부가 노조에 가한 공권력과 같이 사측에도 공권력의 무서운 맛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어떻게 기업을 방만하게 경영한 사측은 책임이 없고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말인가? 그와 함께 쌍용차노조도 기회가 닿는대로 노사정의 합리적인 절충안이 도출되면 노조원은 물론 지역경제나 나라사정을 감안하여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야 한다. 그 길만이 여러분들을 살리는 일이자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에서 벗어나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관련 포스팅 쌍용차사태 '용산참사'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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