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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냄새'를 찍을 수 없을까?

 '냄새'를 찍을 수 없을까?


나는 가끔씩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냄새를 찍을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도 안되는 이 생각은 얼마전 '들깨'를 짜기위해서 방앗간을 들리면서 더 굳혀졌다.


들기름이나 참기름이 손때와 함께 밴 몽당 빗자루가 정겹다.


이 방앗간은 20년이상을 한동네에서 버텨 온 유명한 곳인데
이 방앗간 근처에 가기만해도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기름을 짜기 위해서 이 방앗간에 잠시라도 머물렀다하면 고소한 냄새가 온 몸에 배이곤하는 곳이다.


들깨가 들 볶이고 있다. 고소한 냄새를 솔솔풍기며...


그런데 막상 이곳의 기계들을 보면 온통 기름에 찌들어 어떻게 보면 비위생적으로 보이는데
나는 여태껏 저런곳에서 기계나 가게가 지저분하다든지 위생적이지 않다라는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20년이상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며
새로온 손님들도 단골손님들이 소개를 하여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깻묵이다.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기계가 돌아가는 이곳에서 들기름 짜는 시간 30여분동안 기계들을 들여다 보았다.
간단한 공정임에도 손이 제법많이 가는 기름짜는 일은 재료부터가 달랐다.


이 집은 워낙 '우리것'만 고집하는 곳이자
주변에서 직접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주로 들리는 곳이어서 그런지 고소한 냄새가 유독 짙다.  


뭐... 중국산 들깨나 참깨를 짜도 냄새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리땅에서 농사지은 들깨나 참깨의 맛과 냄새는 외래종과는 비교가 되지않는다.


들깨나 참깨를 물에 먼저 씻을 대 사용하는 바구닌데...쩔어있는 손때가 더러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농사가 끝나는 철이되면 지인의 농장이나 지인으로 부터
한해 필요한 콩이나 들깨.참깨.고추 등을 구입해 두고 때마다 이렇게 짜 먹는데,
이 또한 여간 고집스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한번 이 맛에 길들여지면 다른 음식 재료들은  얼른 손이 가지도 않는다.  


...

볼수록 정감있는 몽당빗자루


 나는 초딩때 부터 카메라를 손에 쥔 덕분에 사진을 찍어 볼 기회가  많이 있긴 했지만
전문적인 '찍사' 대열에는 합류할 기회가 없었고  늘 '영상'에 대한 그리움만 있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던 친구들의 화실에 들러서 늘 잔소리만 해 댓는데
나의 잔소리는 그림을 너무도 잘 그리던 그 친구들이 좀 더 그림을 맛깔스럽게 그려주길 바랬던 것이었다.
지금에야 이 친구들은 어느덧 중견을 넘어선 배테랑들이지만...


요것이 깨를 볶는 기계와 바구니가 있는 곳이다.


나는 그들에게 '사실의 차원'을 넘은 '추상'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며
그 비구상이 바로 '냄새'였던 것이다.
츠암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구상이니 반구상이니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인데
나는 카메라를 만지작이며 어느덧 욕심을 부리며 '냄새'를 '찍어'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다 볶은 깨를 압착기에 넣어서 돌리자 마침내 들기름이 한방울씩 모이기 시작했다. 고소함을 풍기며...

그리고 마침내 웃기는 일을 저지르고만 것이 바로 이 방앗간의 들깨 볶는 모습인 것이다. ㅋ
혹, 여러분들은 이 그림들을 보면서 들깨의 고소함이 묻어나는지요?...ㅎ


들기름이 받침을 타고 흘러 내리자 냄새가 진동을 했다.
요즘은 올리브유나 콩기름을 많이 사용하지만 들기름으로 볶는 나물과 음식은 진짜 맛있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 피사체를 좀 더 경건하게 대할 시간을 얻고자 하며
찰나의 순간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한 그림을 찾고자하며 또 간직하고 싶어진다.
무자년,... 금년에 그런 그림들을 많이 촬영하여 보여주고 싶다.


본격적으로 들기름이 기계를 타고 흘러 내린다.


...들깨냄새가 실오라기 가득 밴 살아 있는 그림들 말이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압착기에서 나온 들기름(참기름)은 여과기에서 일차로 걸러진다.







이 깻묵은 소여물에 섞어서 소의 입맛을 돋구는데 사용된다고 하나 수요에 훨 못미친다고 한다.



 

이 들기름이 진짜!~ 국산 들기름이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한말을 볶아서 짯는데 약 1.7리터의 량이 나왔다. 서너달은 잘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국산들깨 한말/25,000원
-.공임/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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