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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물폭탄과 사투벌인 '물고기' 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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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과 사투벌인 '물고기' 처절!


아마도 그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와 함께 밤이면 도란거림이 있는 양재천에서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을 것입니다. 그가 양재천에서 처음 흙냄새를 맡을 때만 해도 그의 어미와 아비가 그랬던 것 처럼, 양재천에 검은 그림자를 가끔 드리우는 왜가리와 한밤중 살그머니 뭍으로 다가오는 너구리만 조심하면 별 탈 없을 것으로 여긴 것도 양재천의 여름을 두해 넘기면서 터득한 삶의 방법이었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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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억속에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에도 한 두차례 양재천의 물이 불어나긴 했지만 오히려 그때가 되면 물을 거슬러 평소 가보지 못하던 상류쪽으로 이동하며 양재천에 드리운 짙은 흙냄새의 근원이 그곳이라는 곳도 알게되었을 겁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낚시를 드리우지 않았고 가끔씩 간식으로 과자를 얻어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지요.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숨을 거둘때도 사람들은 그를 위해 슬퍼하며 위로했었습니다. 그는 물폭탄으로 불리우는 집중호우로 길을 잃고 양재천으로 가기위해 뭍의 수생식물들과 나뭇가지 등과 사투를 벌였지만 끝내 작은 웅덩이에 갇히고 말았고, 그가 마지막으로 올려다 본 하늘은 그가 처음 흙냄새를 알 때 쯤 그의 어미와 아비와 함께 천변 수양버들 그늘에서 올려다 본 바로 그 하늘이었습니다. 무척이나 뜨거운 날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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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6일) 오후1시 경, 짬을 내어 서울지역에 내렸던 집중호우가 양재천에 남긴 피해정도가 궁금하여 가 본 곳에는 상상 이상의 피해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폭우가 쏟아지기 전 평화로운 전원풍경을 만들며 맑은 천을 품엇던 숲은 누더기가 되었고 천변 수생식물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다. 짙푸른 숲들이 누런 황토빛으로 변해있었고 양재천은 그야말로 누더기로 변해있었다. 수마가 핥키고 간 흔적 치고는 끔찍할 정도였고 가히 물폭탄이 떨어진 흔적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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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등 남부지역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는 시각 잠시 장맛비가 주춤한 서울의 양재천에는 폭우가 남긴 흔적을 복구하려는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양재천변 시민들의 산책로 까지 덮친 물폭탄은 인명피해와 건물 피해 등 큰 피해는 남기지 않았지만, 큰물이 흐른 양재천은 초토화되어 곳곳에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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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변에 갇힌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물꼬를 트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가던 발길을 멈춘곳에는 여지없이 물고기들이 널부러져 있거나 온 몸이 찢긴채 겨우 지느러미를 움직이며 숨을 거둘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산책로를 지나던 시민들은 한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를 바라보며 애처로웠던지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척(30cm)에 가까운 커다란 붕어는 끝내 몸을 절반쯤 드러내고 숨을 거두었고 양재천변 곳곳에는 그와 같은 운명을 지닌 물고기들이 힘들게 아가미질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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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웅덩이에 갇힌 붕어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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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종種을 알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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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의 몸상태로 보아 이 웅덩이에서 숨을 거둘 것으로 보였다. 처절한 모습이다.


아마도 녀석은 불어난 물로 인하여 뭍으로 이동했다가 물이 빠지면서 이 웅덩이에 갇힌 것 같은데 녀석의 처지와 같은 물고기들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 곳곳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수온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었으므로 녀석의 생사는 촌각을 다투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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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서울지역의 집중호우는 양재천변을 전부 삼키고 있었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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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 곳곳에 죽어있는 물고기들은 대부분 몸에 상처가 나 있었다.
세차게 흐르는 물과 사투를 벌인 흔적이며
살아남고자 몸부린 친 상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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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이 나빳던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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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시꺼먼 흙탕물 속에서 길을 잃고 뭍에서 방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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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서 마지막 숨을 헐떡이며 죽어간 팔뚝만한 붕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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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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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케도 살아남은 녀석이지만 가슴에 난 상처의 깊이 등으로 미루어
머지않은 시간에 녀석도 하얀 배를 드러낼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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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물폭탄에 빼앗겨 인명과 재산을 챙기고 있을 즈음 양재천변 한쪽에서는 한때 시민들의 정서를 풍족하게 만들고 즐겁게 하던 물고기들이 하나 둘씩 숨을 거두고 있었고 짙푸른 7월의 녹음은 붉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물폭탄으로 불어난 물은 물고기는 물론 한창 잘 자라던 수생식물 전부를 황토로 덮으며 비가 오시기전 보았던 정경을 한동안은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장맛비가 그치고 나면 이 도시는 또 얼마나 삭막할 것인지...사투벌인 물고기의 모습도 처절했지만 양재천의 모습은 더 처절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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