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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정읍' 함박눈 내리다.


꿈꾸는 '정읍' 함박눈 내리다.


2008 무자년 새해를 잠재우는 함박눈이 정읍에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향일암으로 가던 중 정읍의 휴게소에 잠시들려 걸음을 옮기는 순간 함박눈은 온몸을 금새 하얗게 만들고
무자년 새벽을 꿈속풍경으로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새벽 03시였습니다.



녹두장군 전봉준이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에 항거하여 부패한 관리를 처단하고 시정개혁을 도모했지만 결국 처형당하고만
역사의 현장인 정읍에는 2007년에 이어 2008년 새벽에도 연이어 폭설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민주화운동의 산실이 된 이곳이 동학혁명이라는 꿈을 꾸며 근대의 탐관오리들과 싸웠지만
결국 탐관오리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한 생명과 그들과 뜻을 같이한 사람들...
그들은 농민들이 주축을 이루었고 사람들은 '농민의 난'이라 했습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 온 그들이 꾼 꿈은 고대광실을 탐한 것도 아니며 정치를 통한 명예를 갖고자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신들이 열심히 지은 농산물의 수탈에 항의한 항거였으며
탐관오리들의 부정을 타파한 작은 혁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정의로운 행동은 정의롭지 못한 조직에 의해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곳에 함박눈이 폭설로 사나흘간 계속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2008년 새해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는 해 입니다.
아울러 민주화라는 이름을 건 세력들이 물러나야 하는 해 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우리 문명사를 빛나게 해 줄것이라는 '민주'라는 이름도 함께 물러가야 하는 해 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민주화라는 명분으로 새로운 '보수'가 되었던 얼굴들은
이 함박눈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들 스스로가 권력이 되어서 백성들은 돌보지 않은 채 한 정당과의 싸움만 계속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백성들을 피폐하게 한 책임은 탐관오리들에게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한 목숨이라도 내 놓을 수 있었던 민주의 모태가 되었던 이곳에서
자신들의 목숨만을 위해서 민주화의 탈을 쓴 채 변화하지 못했던 사람들
그들이 가는곳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한을 가슴에 품은 채 사라져 간 녹두장군의 울분을 삭히려 내리는 눈 같았습니다.  



광주가 '빛의 고을' 이었다면
녹두장군의 주 무대였던 정읍과 태인.무장.금구는 '어둠의 고을'이자 빛의 고을 있게 한 모태였습니다.
뒤돌아 보면 독립유공자들은 밥도 못먹고 있는 가운데 친일행각을 벌인 사람들은 호의호식하고 있고
민주화 일등공신이라는 사람들은 민주를 팔아서  지난 10년간을 뻔질나게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사람들은 또 다시 피폐하게 되었고 민주를 외면하게 되었지만
실상은 민주를 외면한것이 아니라 민주를 팔아먹는 사람들을 외면한 것입니다.
호남은 근대이후 현대에 이르기 까지 민주화를 내 건 사람들에게 이용당해 왔으나
그래도 그들은 민주가 무엇이지 아는 사람들이어서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를 지지 해 왔습니다.



폭설로 호남의 농사가 피해를 입는 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릅니다.
진실로 호남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거짓된 얼굴로 호남을 파는 사람들입니다.
정읍의 휴게소에서 5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발등에 쌓이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저는 오히려 이 함박눈이 호남에 내리는 하늘의 크나큰 축복이라 여겼습니다.


2008년 새해,
또 다시 보다 성숙한 민주를 바라보기 위해서 꿈을 꾸고 있는 정읍의 함박눈을 바라보며
잠시 녹두장군을 떠 올렸습니다.
잠시 국민들을 속일 수 있는 '권불십년'이 말하는 것이 민주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의 원년이 또다시 이곳 호남에서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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