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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독서는 '여행'이다<독서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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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는 '여행'이다

며칠전 '구름과연어혹은 우기의 여인숙' 블로그 주인인 '달리 dall-lee'님으로 부터 짧은 메세지를 댓글로 받았다. 댓글의 내용이 궁금하여 다시 되물었는데 간단한 숙제를 요구(?)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독서는 00이다'라고 자신의 독서관에 대해 짧은 리뷰를 쓰고 <독서릴레이>에 참여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이미 달리님은 독서릴레이의 선두 주자였던 셈이다. 그리고 며칠 후 이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이다.

릴레이의 첫주자는 내가 잘모르는 분이었지만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닌것 같고 커뮤니티에는 유사한 릴레이가 트랙을 달리하며 이어지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니까 이 릴레이는 책읽기를 권장하는 작은 '독서운동'과 닮았다고나 할까?  오래전 글 쓰기를 좋아하던 독서 동아리에서 "...이 편지는 2차세계대전 당시 한 소녀로 부터 시작된 행운의 편지..." 운운하던 글이 머리를 스쳤지만 재미있는 릴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달리님은 <독서는 텃밭 가꾸기다 http://gurum.tistory.com/entry/독서란-텃밭가꾸기다>라며 짧막하게 자신의 독서관을 겸손하게 밝히고 있지만, 사실은 그가 밝힌 내용은 <구름과 연어>로 익히 알려진 그의 블로그 내용의 아주 작은 일면을 비춘것에 불과 하다. 그는 포스팅을 통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상의 모습들을 여행을 통해 서정적이며 치밀한 시각으로 남다르게 그려내는 한편, 지평선 저 너머에서 땅을 관조하며 먹이를 찾아나선 독수리의 시야로 세상을 굽어보며 땅에 살고있는 뭇 동물들의 움직임에 대해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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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곰 이미지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
 
특히 <반려동물 고양이>에 대한 고찰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는 동물의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아는 기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은 그의 독특한 사고(?)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의 블로그 이름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 여인숙' 이 말해주듯 그는 늘 길 위에서 지내는 것을 운명처럼 여기며 살고있는 여행자의 모습이자 고독한 세상을 여행하는 순례자의 모습이었다. 아울러 그의 문학적 흔적을 보면 그가 말한대로 책읽기는 텃밭을 가꾸는 것 처럼 마음을 잘 다독이며 여행길을 즐기는 모습이어서 오히려 그의 현재를 만들어 준 독서는 '여행'이다라고 말해야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건 내 생각 일 뿐이고...^^)

달리님의 운명을 바꾸어 준 것은 결국 독서 때문(?)이었을 텐데, 나는 달리님을 떠 올리며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속의 회색곰은 내가 <독서는 여행이다>라고 정의해 줄 한 동물이며 북미 알라스카의 깊은 숲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이자 '독서'를 떠 올릴때 마다 맨 먼저 떠올리는 만화책 속 주인공이기도 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1~2학년 시절 형들이 보던 낡은 책은 별 재미도 못느껴 아버님의 의학 전서를 뒤적이며 '해부학' 등 인체 각 부분이 그려진 그림들에 관심을 가지다가 유치원을 다닌(당시 유치원은 하버드대학 가는 것 보다 힘들었다. 진짜다. ^^) 친구에게 두꺼운 만화책을 빌려보면서 부터 나의 운명은 서서히 복선을 잉태하고 있었던 것이다. 회색곰이 인간과 공존하지 못한 채 숲으로 사라지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나는 너무 슬퍼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회색곰이 사라진 숲을 늘 동경하며 뒷산에 올라가 내려다 본 그곳에는 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고 바다건너 먼 나라를 한시라도 잊어본 일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만화광이어서 '만화방'에 있는 만화란 만화는 모조리 탐독하고 있었고 신간이 나오기 무섭게 후편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 내게 교과서 공부에 충실하여 좋은 학교로 가야 된다라는 이야기는 소 귀에 경 읽기였고 만화책에서 멀어진 후 커 가면 갈수록 솔직히 학과 공부보다 책읽는 재미에 너무 빠져 밥먹을 생각이나 잠을 설치면서 책 속에 등장하는 세상과 인물들을 동경하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된 것이다.

그들은 가끔씩 악당들이 되기도 했지만 악당을 무찌르는 '우리편'이 되어 악을 징벌하는 사람들이 되었고 그 책속의 아름다운 여성들은 사춘기의 내게 몸살을 앓게 만들기도 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보이는 것이라곤 뒷뜰 앞을 흐르는 작은 개울과 텃밭들 뿐이고 늘 마주치는 일상의 그림들 뿐인데 책 속에는 내가 뒷동산에서 동경하던 세상들이 동서양 가리지 않고 보물섬의 보물들 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미 내가 가고 싶은 세상을 책을 통하여 여행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의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준 건 오히려 문학서적들 보다 초등학교 4학년 쯤에 읽은 그리스 희랍신화가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때 나는 잘 알 수도 없는 이름들을 떠 올리며 한여름밤을 수놓고 있던 별들과 은하수를 향해 별의 별 상상을 다하며 잠들곤 했다. 그리고 나는 선생님이 장차의 꿈을 물어볼 때 내게 당치도 않을 것 같은 '세계일주'를 꿈꾸며 "...세계일주요..."하고 수줍은듯 말문을 흐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가 40년도 훨씬 더 되었으니 나의 꿈은 대통령이요 하는 것 보다 더 힘들 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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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손바닥 그림들 展 속 박재동화백 자화상

그랬던 나는 내 꿈의 절반 이상을 이루어 냈고,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며 살고있는데, 지난주 내 앞에 나타난 한 고수를 만나면서 그도 나와 같은 지독한 몸살을 경험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분은 시사만평가로 널리 알려진 박재동화백님이었다. 박화백님은 개인적으로 만나뵙고 싶었던 사람이자 딴길을 가고 있던 분이었지만 당신은 늘 세상의 모습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의 작품속에서 세상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한편 당신이 잠시 붓을 놓고 쉴 때 다시금 잡은 붓이 마음대로 잘 움직이지않는 모습을 두고 안중근 선생의 귀한 한 말씀을 옮겨두고 반성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독서는 양식이기도 했지만 마음속 가시를 제거할 수 있는 쪽집게이자 날선 검과 같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당신이 붓을 놓고 잠시 방황(?)하는 사이 그는 목적지로 가는 여행길의 휴식이 너무 길어 항로를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일까?

붓펜을 찾지못해
한 이틀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니
손이 굳어 어색하다.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이라더니
무서운 일이다

나는 독서를 여행으로 정의하고 있다. 매일같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세상을 여행하는 동안 인생의 로드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그 운명에 사로잡혀 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독서를 하는 과정은 세상을 여행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고 세상에서 만나는 운명 처럼 책 속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나는 회색곰을 만나 새로운 세상을 꿈꾸게 되었고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 책을 통한 여행이었다. 그 도구가 비록 만화책이면 어떤가?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 아니었던가?

이 글을 마음가는데로 끄적이고 있는 동안 <독서릴레이>를 시작한 분의 블로그를 방문해 봤다.'블로그 릴레이의 五常 http://inuit.co.kr/1606'이라고 하는 블로근데, '블로그릴레이는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걸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섯 가지 '인의예지신'을 이루는 자를, 우리는 블로거 릴레이의 오상(五常)을 이뤘다 부른다."며 끝맺음을 하고 있다.  이 릴레이를 시작한 Inuit님의 기준에서 이 포스팅은 룰을 많이도 벗어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릴레이를 처음 시작할 때 숙제처럼 끄적인 글이 사뭇 숙연해지며 끝을 맺고 있다. 죽는 동안 읽어야 할 책 처럼 죽는동안 여행해야 하는 운명이니 릴레이도 죽자살자 이어나가는 것도 괜찮은 일인것 같다. 알 수 없는 미래의 한 주자가 쓰러진들 그게 무슨 대수인가? 덕분에 과거를 회상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릴레이 규칙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위 규칙에 따라서 이 포스팅이 게제될 시점은 릴레이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다. 일단은 규칙상 후속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앞선 주자는 '독서는 텃밭 가꾸기다'라고 정의한 달리님의 글  <독서는 텃밭 가꾸기다 http://gurum.tistory.com/entry/독서란-텃밭가꾸기다>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흠...규칙위반이네요. 아깝다!...나의 게으름이여...ㅜㅜ...^^)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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