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토종닭 '감나무' 위에서 산다
-추모 다큐 제14편-
노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후 밤새 봉하마을은 조문객들로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봉하마을 표정'을 전하고 있던 분향소 앞 노사모회관에서는 봉하마을 사람들과 노사모회원등이 분주하게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노사모회관에서도 따로 분향소를 마련해 두었기 때문에 애통해 하는 조문객들 때문에 노사모회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밤을 새웠다. 그리고 이튼날 봉하마을의 새벽은 안개가 자욱했다. 포스팅 자료를 정리하고 글을 쓰며 밤을 꼬박새운 터라 정신도 차릴 겸 노사모회관 뒷문으로 나가 심호흡을 하는데 쉽게 만날 수 없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토종닭들이 진영 단감나무 위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
노사모 회관 바로 뒷편에서 오리와 거위와 닭들이 살고있었는데 토종닭들이 감나무 위에서 살고있는 모습이 눈에 띄 것이다. 진귀한 모습이었다. 알려진대로 우리나라에서 단감을 제일먼저 재배한 지역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신용리라고 한다.
노 전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진영읍 본산리 92-1번지도 진영읍 소재여서 진영단감 주산지라 해도 틀리지 않는 말인데 봉하마을 사저 주변과 오가는 곳곳에서 막 노란 꽃잎이 떨어진 단감나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른 아침 토종닭들은 단감나무 위에서 훼를 치며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24시간 전 같은 시각 노 전대통령은 사저를 떠나 부엉이 바위로 향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진영단감 나무에 노란 감나무 꽃이 피고지고 있다.
토종닭들이 단감나무 위에서 훼를 치는 뒤편에 노건평씨 집이 보인다.
노 전대통령 서거 후 이튼날 사저앞 노사모회관에서 바라본 봉하마을 들녘
온 국민들이 비통해하고 있는 때 단감나무 위 토종닭들은 그 슬픈 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감나무 줄기마다 올라앉아 있었다. 노 전대통령은 지난해 2월 25일, 진영단감으로 유명한 경남 김해시 진영읍으로 돌아왔던 것이고 봉하마을은 아직도 2시간에 한 번씩 버스가 다니는 오지 아닌 오지로 향하며 여생을 고향땅 생가에서 보내고자 했다.
하지만 세상은 당신의 뜻대로 조용히 살지 못하게 못살게 굴었고, 진영읍에 신고한 '16대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전입신고는 1년을 겨우 넘기고 있을 즈음, 마침내 이명박정권과 검찰,언론 등에 의해 벼랑끝으로 몰리고 말았다. 2003년 취임 당시 "5년 뒤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던 당신의 약속을 지키며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끝내 정적들은 당신을 조용히 살게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 전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도 언론들은 하나같이 '봉하대군'이라며 조롱했는데 봉하마을 사람들은 '작당하여' 노건평씨를 구렁텅이에 몰아넣었다며 분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단감나무 위에서 훼를 치고 사는 토종닭들 너머 노건평씨의 집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봉하마을의 두형제는 끝내 정권과 검찰과 언론 등의 흠집내기로 고향땅에서 여생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비운을 맞이하고 말았다. 노 전대통령 서거 후 이튼날, 노 전대통령이 봉화산으로 떠나던 그 시각에 작고 평화로운 이 농장에서 거위들은 오리를 쫒아다니며 머리를 쪼며 못살게 굴고 있었지만 토종닭들은 단감나무 위에서 조용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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