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취재 온 브라질 미녀 특파원
-추모 다큐 제4편-
지난 29일, 서울 경복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서울광장 앞에서 노제를 끝으로 노 전대통령은 운구행렬과 국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한줌의 재로 변하여 그가 여생을 편히 쉬고자 했지만 쉴 수 없었던 고향 김해 봉하마을로 떠났다. 노 전대통령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어느곳에나 사람들이 그의 명복을 빌며 애통했고 그가 서울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날, 운구행렬은 슬픔으로 애통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당신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 위에서 투신 서거한지 7일만의 일이었고 1946년 9월 24일 이 땅에 태어난 이후 혼돈 가운데 있던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다시금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며 '생사일여生死一如'의 인생관을 남기고 간 63세의 일기였다. 서울역 앞 회현 고가차도 위에서 그를 마지막으로 떠나 보낸 후 돌아서는 발걸음은 헛헛했고 뙤약볕 아래에서 마지막 가는 당신의 운구를 한번이라도 더 지켜보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지라 발걸음은 많이도 무거웠다.
방금 서 있던 고가차도를 뒤돌아 보니 그곳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운구행렬을 지켜보았지만 나는 회현고가 차도가 끝나는 곳 한 골목 그늘에서 켄맥주 한개로 목을 축이며 처음으로 골목에 주저앉아 땀을 닦으며 당신을 마지막 보내는 회한을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발길을 돌려 운구행렬이 지나간 길을 되돌아 가며 서울광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운구행렬을 뒤따르던 많은 시민들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아직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시민들의 분향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지내고 서울역을 돌아 온 그 시간 태평로에는 어느새 경찰들이 시민들을 가로 막고 있었고 서울광장 주변으로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방금 인쇄된 한 일간지 속에 나타난 '죽은 권력'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산 권력'과 비교해 보며 노 전대통령을 떠나 보낸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그때 였다. 시민들 틈바구니에서 낮선 로고가 새겨진 마이크를 든 한 여성이 보였다.
가까이 가 봤다. 미모의 이 여성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민발언대'를 배경으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명박정권 등에 의한 타살'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그녀를 동행한 팀 일원에게 물어본 결과 그녀는 재브라질 한국교포 2세였고 브라질 'RECORD TV DE PRIMEIRA' 소속 아시아(동경) 지부 특파원이었으며 현재 특파원 업무로 일본 동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여성이었다.
한국어는 어눌했지만 유창한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미모의 그녀가 서울광장 곁 태평로에서 전하고자 했던 정확한 메세지에 대해서는 더 알아볼 수 없었지만, 남미 파라과이에서 흉부외과를 전공하고 우리나라에 유학겸 임국하여 영어와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있는 파라과이 여성 '안나Anna-안사람이 서반아어 사사중-'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제3국에 그들의 이익을 위해 혼란을 부추기는 미국에 대해서 매우 큰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민자인 그녀의 부모님 또한 한국으로 영구 귀국하는 것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서 '한국의 불안한 정치상황'을 꼽았다.
우리나라에 대해 관심이 있는 남미지역에서 서둘러 한국으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현재 미국이 개입하고 있는 나라들 중 동북 아시아에서 가장 위험에 처한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말이다. 브라질에서 특파된 미녀 특파원은 그런 한국의 모습을 브라질 또는 일본으로 전하고 있었던 것인데 나는 미모의 한국교포 2세 특파원이 전하는 꼴사나운 우리 국내정치의 모습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괜히 부끄러워 지기도 했던 것이다.
누가 뭐래도 노 전대통령의 투신 서거는 민주정권에 이어 등장한 이명박정권의 검찰과 언론 등이 합세하여 벼랑 끝으로 몰아간 결과라 아니할 수 없고, 먼 나라에서 서울 태평로 까지 오게 된 특파원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기댄 사람들과 특정 기득권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종속적이고 정체성을 상실한 옳지못한 한국의 정치행태를 고발하고자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Boramirang
Sensitiv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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