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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장미로 착각한 슬픈 '찔레꽃'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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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로 착각한 슬픈 '찔레꽃'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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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가난한 시절이 있었다.
이맘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뒷뜰에서 바둑이만 꼬리를 흔들고 있을 뿐,

할일없이 개울가에 나가면
그곳에는 하얀 찔레꽃이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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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나와 함께
화장대 곁에 분냄새만 남기고 어디론가 떠났고,

찔레꽃 앞에 잠시 쪼그리고 앉아 찔레꽃에 코를 들이밀면
그곳에도
엄마와 누나가 남긴 분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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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찔레가 하얗게 피어있었고
나지막한 언덕에는 철쭉이 외롭게 피어있기도 했다.

가난했던 시절에
가난한 사람들만 찔레꽃을 봤던가?

찔레꽃을 보면 노랫말 처럼 온통 슬픈일만 생각난다.
벌써 50년이 다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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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먼저 여의고
다시금 아버지를 어머니 곁에 묻고 돌아서는 날
나는 찔레꽃 때문에 다시금 통곡하고 말았다.

통도사가 마주 보이는 삼덕공원에
두분을 모셔놓고 돌아서는데
골짜기 도랑에 찔레가 만발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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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
나를 낳고 키워준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리며
 찔레꽃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밤이면 찔레꽃은 달빛을 받아 누이의 얼굴보다 더 뽀얗게 빛났고
면경 앞 분 냄새보다 더 향기로워
찔레만 보면 추억에 잠기곤 하는 것이다.

지독한 찔레 콤플렉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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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찔레꽃이 대모산을 다녀오던 중에
아파트단지 울타리에 피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이 값비싼 장미대신 찔래를 심을 리 없을 텐데

이 찔레는 어쩌다 줄기가 장미와 닮아 이곳으로 이사온 것 같다.
차라리 아무도 봐주지 않는
개울가 언덕에서 홀로 피게 놔두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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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미 잃고 아비 잃고 서럽도록 홀로된 아이들이
혹, 냇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추억할만한 거리라도 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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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절...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독 눈에 띄던 찔레는
아무도 보는이 없는 지독한 외로움 때문에
다시금 도회지 울타리를 기웃 거리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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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찔레는 보면 볼수록 외롭고 고독해 보이는 꽃이자 슬픈 꽃이다.

찔레꽃 Rosa multiflora 은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이다. 동북 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야산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봄부터 이른 여름까지 작은 흰색 꽃을 피우고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는다. 줄기는 약 3~5 미터까지 자라며 일반적으로 가시가 있다. 잎의 길이는 5~10 센티미터 가량이다.한국에서는 고도가 높지 않은 지역의 양지 바른 산기슭, 골짜기, 냇가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위키백과>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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