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쪽 박근혜 동쪽 'MBC'는?
지난해 12월 서울풍물시장을 다녀 오면서 풍물시장에 널려있는 오래되고 재미있는 광경앞에서 시간 가는줄 몰랐다. 서울풍물시장은 잘알려진대로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인해 동대문 운동장 축구장 안에 터를 잡고 시민들의 알뜰장터 벼룩시장으로 사랑받아 왔던 동대문풍물벼룩시장이 동대문 야구장과 함께 모두 철거가 되면서 새롭게 신설동에 조성된 것으로 서울시가 마련한 시설이며 250여 점포가 들어서 있는 곳이다.
풍물시장에 가면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둔 생활용품 등이 부르는 게 값으로 매겨질 뿐만 아니라 풍물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지금은 잊혀진 시절을 추억할 수 있고 신세대들은 어른들이 살아왔던 생활상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이곳에서 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차지한 박정희 전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그 일가의 사진 등을 팔고있는 수집상앞에서 얼쩡 거렸다. 애증과 연민이 교차하는 짧은 시간이었다. 이 사진들 앞에서면 내 젊은날의 초상을 보는 것 같이 과거가 뚜렷이 각인되는 한편 우리네 왜곡되고 굴절된 정치사가 한번에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 것이었다.
박근혜 아빠 '박정희' 출생부터 서거까지
박정희 전대통령은 한때 국민들로 부터 사랑을 받아온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인 평가는 그에게 '군사독재정권'이라는 오명을 씌웠고 격동기의 현대사속에서 그는 궁정동에서 총성과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지고만 인물이다. 그리고 전두환,노태우에 이르는 군사정권이 이어지는 한편 군부와 내통을 한것으로 알려진 김영삼이 군사독재와 민주정권의 중간에서 IMF를 우리에게 처음알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민주정권 10년 후 이명박정권에 이르고 있는데,...
박근혜 아빠 박정희 출생부터 서거까지 모든 잡동사니를 모아둔 서울풍물시장의 모습
나는 요즘 자칭 타칭 진보와 보수주의자라며 떠들어대는 정치인들이나 그들을 그려내고 있는 기자들이나 언론과 방송들을 보면 도대체 뭐가 보수며 진보인지 어디가 좌파며 어디가 우파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이기적 이데올로기'라 할까? 그들은 언제든지 변신이 가능한 신종 바이러스와 같은 모습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세력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든지 공격을 감행하는 테러리스트와 같은 모습으로 언론과 방송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늘 '민주'라는 편리한 옷을 입고 사람들을 햇갈리게 하는가 하면 정치적이익이나 이해관계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민주를 벗어버리는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서울풍물시장에서 만난 오래전 박정희 일가의 사진을 들여다 보는 동안 그의 업적을 찬양하는 쪽에서는 밥을 먹여줘서 고맙다며 그를 지지하고 있고 모처럼 민주사회를 지향하고자 하던 민주인사들로 부터는 독재가 그 보다 더한 독재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고양이 발톱과 같은 '유신헌법'을 발동하다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는데 아직도 적지않은 사람들은 당시의 사정을 잘 몰라서 박정희 향수에 매달려 코를 킁킁거리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박정희로 부터 적지않은 수혜를 받은 사람들일 것이며 일제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를 향하여 찬양의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영상: 개헌의 역사 박정희와 유신헌법
당시 역사를 쓰던 사이비기자들이나 사가들은 그의 업적을 화려한 포장지로 두르겠지만 영상과 같이 올곧은 기록들은 당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군사정권이 남긴 폐해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그가 부하 김재규의 총에 시해를 당하기 직전에 그가 하루라도 빨리 권좌에서 내려와 주길 바란 사람중 한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추종자들이 풍긴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는 걸 그는 용인했고 마침내 육영수여사와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지며 박근혜와 육영재단을 남겼던 것이다.
요즘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에서는 친이계 또는 친박계의 물밑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통령은 서쪽 우즈벡으로 떠났고 박근혜는 동쪽 미국으로 떠나있다. 그들은 서로 목적하는 바가 있어 방향을 잡았겠지만 동서가 상징하는 것 처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이명박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는 용서할 수 없는 BBK주동자며 사사건건 정부의 일에 비협조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게 틀림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세우는 것도 박근혜 눈치를 살펴야 할 정도니 박정희 때문에 옥살이를 한 경험이 있는 이명박의 입장에서 보면 여간 눈엣가시가 아닌 것이다. 그녀는 이명박이 그토록 치를 떨었던 군부독재자의 딸이 아니었던가?
MBC는 왜이러나?
특히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안 상정 이후 대리전 양상처럼 보이는 MBC의 대정부 공격행태는 적지않은 국민들로 부터 '민주언론' 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으나 따지고 보면 육영재단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MBC를 지키기 위한 자사이기주의에 지나지 않아 보이고 재보선에서 참패를 당한 이명박정부가 BBK에 이어 광우병쇠고기와 촛불을 끄고 켜는 막강한 권력 또한 MBC가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일까? 어제 저녁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9시가 땡하자 마자 박근혜의 미국발 소식을 전했다.
MBC뉴스데스크, 박근혜 "발목잡은 적 없다"‥내분 심각
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02&newsid=20090510223902636&p=imbc
좌측 박정희 생전 박근혜의 모습이다.
헤드라인 뉴스 치고는 듣기 거북한 정치적 뉴스인데 MBC가 이렇게 헤드라인에 박근혜를 노출하고 있는 장면을 보면 도대체 어느곳이 민주며 어느곳이 독재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상황이 이런줄 뻔히 아는 기자들은 본질을 호도하거나 왜곡하고 있고 몇몇 블로거들은 피아를 구분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정말 중요한 뉴스는 국가경제를 재건하는 모습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습이자 정치인들이 만들고 있는 특혜의혹들을 불식 시키는 일이며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는 검찰권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을 잘 전달할 때다.
그런데도 노무현 전대통령 일가를 족치는 일에 앞장선 언론과 방송들은 '민주'를 말할 자격도 없고 홍준표는 왜 MBC에 출연하려 애쓰는 것인가? 또 박희태 영감은 무엇이 아쉬워서 바다건너 가서 구걸을 해야 할까? 뿐만 아니라 민주정당이라는 곳도 본질을 회피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일 뿐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서 온갖 머리를 굴리려는 통에 정작 피해를 보는 당사자들은 밥도 못먹는 극빈자들의 생활상을 TV를 통해 보며 애써 처지를 위안받으려 하는 국민들 뿐인 것이다.
요즘 정치나 언론과 방송이나 그를 베껴 쓰거나 중계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서울풍물시장 한쪽에 쌓아둔 한 독재자의 유물처럼 보인다. 풍물시장의 풍물들은 우리가 한때 사용하고 버렸던 물건들과 문화의 산물들인데 온통 뒤죽박죽되어 쌓아둔 풍물속에 우리네 정치판의 현주소가 숨어있는듯 하다. 세상은 그저 서울풍물시장에 내 놓은 풍물처럼 그냥 박근혜 아빠 박정희로 박정희의 딸 박근혜로 친근감있게 불렸으면 좋겠다. 공영방송이 땡전 뉴스를 닮아서야 되겠나?!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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