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길에 본 밭두렁 '태우기' 위험해!
지난 주말 운길산을 다녀오면서 하산하는 길에 매우 위험해 보이는 한 장면을 목격하고 세컷의 그림을 남겼다. 그림과 같이 위험해 보이는 불은 이곳에 살고있는 분이 밭두렁을 태우고 있는 모습이다. "...위험하잖아요."하고 조심하라는 뜻을 전달했지만 이 분은 본체만체 딴청을 피우며 불 놓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고, 혹시나 하고 그의 곁에서 나 또한 딴청을 피우며 한참동안 서 있었다.
아마도 그는 나의 잔소리가 싫었을 것이며 늘 해오던(?) 밭두렁 태우기 경험으로 이 정도의 불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밭두렁에는 마른 덩굴과 잡초들이 삽시간에 커다란 화염을 일으키며 쏫았다가 가라앉곤 했다. 이 밭두렁 바로 곁에는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과 마른풀들이 널려있는 곳이고 봄철 가뭄으로 발을 딛는 곳마다 바스락 소리를 내는 곳이었다. 다행히 큰바람은 없었지만 만에 하나 돌풍이라도 몰아치는 날에는 화왕산 참사를 일으킨 산불처럼 삽시간에 운길산 전부를 태워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밭두렁이나 논두렁을 태우는 이유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고 들판의 마른 풀에 붙어 있는 해충의 알을 비롯한 농사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모든 '잡충 雜蟲'을 태워버리는 행위며 대게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서 불을 놓는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요즘처럼 전국에 걸쳐 대형산불이 일어나는 원인중 하나고 국립산림과학원 의 자료에 따르면 '입산자의 실화' 43%와 함께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우다가 산불이 발생한 경우가 17%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이렇게 발생한 산불 대부분은 3~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건조한 산기슭에 면한 밭두렁이나 논두렁 태우기는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계도가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Boramirang
Sensitiv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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