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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산속 '올가미' 사람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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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속 '올가미' 사람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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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길산 골짜기 숲속에 설치된 올가미 근처에서 발견된 덫

어제 오전 7시 30분경, 두물머리 곁 운길산에서 등산로를 가로질러 가는 숲속 한편에서 맷돼지 등 동물들을 포획할 수 있는 올가미와 덫을 발견하고 조심스러운 산행을 하게됐다. 제일 먼저 눈에 띄 것은 가늘게 꼬아진 '와이어'를 묶어서 만든 올가미 였고 그 올가미 곁에 덫이 함께 발견되었다.

이 올가미를 숲속에 설치한 장소는 이 곳에 살던 사람이 텃밭을 일구어 둔 곳에서 지척에 있고, 이 숲속 곳곳에는 맷돼지가 먹이를 뒤진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곳 텃밭의 소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바 없지만 운길산을 가끔 등산하면서 본 텃밭은 농사를 지어서 내다팔 정도의 형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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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미가 발견된 곳은 이 골짜기에서 가까운 숲속이다. 이곳에는 개발이 한창이다.
 
오래전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농사를 짓다가 버려둔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한편 올가미가 설치된 골짜기 끝부분에는 별장으로 보이는 몇가구와 함께 토종닭 등 음식을 팔고있는 집과 계곡을 함부로 개발하여 골짜기를 마구 훼손하며 가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었다. 1년전 이맘때 쯤에는 상상도 못할만큼 변해버린 골짜기였는데, 그 골짜기 숲 속에서 올가미와 덫이 발견된 것이다. 멧돼지 등을 올가미나 덫으로 포획하여 식용으로 되팔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텃밭을 훼손하는 동물들이 미워서 그랬던 것일까?

얼마전 한 방송에서는 멧돼지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던 노부부의 이야기가 다시금 소개됐다. 그 내용에 따르면 산기슭으로 내려오던 멧돼지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멧돼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미담이었는데 어느날 멧돼지가 나타나지 않자 그들이 늘 나타나던 산속을 뒤지자 수많은 올가미와 덫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다. 방송을 본 밀렵꾼들이 노부부가 살고있는 뒷산 곳곳에 올가미를 쳐 두고 멧돼지 씨를 말리고 있었던 것이다.

방송은 아울러 야생동물의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밀렵꾼들은 포획한 동물들의 숫자를 보고하지도 않아 실제로 포획된 동물들의 숫자는 엄청난 숫자로 예상되기도 했다. 모처럼 숲이 되살아나 동물들의 서식환경이 좋아졌지만 이와함께 야생동물들을 상업적목적으로 밀렵하는 사냥꾼들도 늘어났다는 증거다. 그들은 사냥개를 앞세워 산속을 이잡듯 뒤지는 한편, 올가미 등으로 야생동물을 잡아들이고 이렇게 밀렵된 야생동물들은 은밀히 거래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런 일이 빈번해도 이를 단속할 법적장치는 밀렵꾼을 뒤쫒을 만한 현실적인 조치(밀렵감시자)가 부족하여 분별없는 인간들로 때문에 죄없는 야생동물들만 수난을 겪고 있는 현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20세기까지는 대부분의 밀렵이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부족한 음식물 등을 얻고자 사냥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았고 농경사회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총기문화가 발달한 오늘날은 사냥이 스포츠처럼 여기는 사례가 늘고있는 추세다. 사냥문화의 원조격인 외국의 사례중 최근  등장한 내용에 따르면 사냥 등을 위한 무단침입을 다루는 내용에서 "11세기 노르만족이 잉글랜드를 침입했던 시절부터 존재했다. 당시 정복자인 노르만족은 피정복자들의 토지를 많이 빼앗았고 이의 상당 부분을 노르만족 최대의 취미 활동인 사슴사냥을 위해 따로 남겨두었다. 이들의 배타적 즐거움을 위해 토지의 무단침입은 엄격히 금지됐으며, 밀렵은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중죄로 다스려졌다."고 말한다. http://zine.media.daum.net/h21/view.html?cateid=3000&newsid=20041007104751684&p=hani21

즉 야생동물의 사냥을 스포츠로 즐기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특정지역에서 특정기간 동안 '개체수를 조정한다'는 이유로 사냥을 권장하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이러한 야생동물들의 사냥을 권고하고 나선 이유의 중심에는 야생동물들이 애써 지어놓은 농작물에 대해서 피해를 입힌다는 것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교묘하게 악용한 밀렵꾼들에 의해서 야생동물들이 무차별 남획되고 포획된 야생동물들의 수를 보고조차 제대로 하지않아 실제 밀렵된 야생동물들의 개체수는 상상을 뛰어넘고 있는 숫자로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서식환경이 좋아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멧돼지는 양수리에 있는 지인의 농장에도 자주 출몰하여 농촌체험학습장으로 꾸며둔 농작물 일부를 해치곤 했는데 그는 멧돼지의 접근을 방지하기 위해서 농장 울타리에 전기장치를 해 두고 접근을 방지하고 있고, 어떤 지자체에서는 이와같은 방법으로 멧돼지 등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전기울타리' 사용을 지원한다는 소식도 있어서 숲속 동물들이 다니는 길목에 올가미를 놓아 야생동물들이 다리나 목 등이 잘리거나 졸려 고통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poa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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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발견된 올가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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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미는 이렇게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고, 이 올가미에 걸린 야생동물들은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더 조여 마침내 발목이나 목 등이 잘리거나 다쳐 죽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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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올가미가 여럿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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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에서 가까운 숲속 한쪽에 설치된 올가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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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덫이 녹슬어 있는 모습으로 미루어
이곳에서는 오래전 부터 올가미나 덫을 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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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미를 묶어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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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이곳으로 접근한 야생동물은 생명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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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미와 덫이 설치된 곳은 밀림으로 변한 이 숲속이고, 이 숲 뒤 골짜기에 별장과 음식점 등이 있다.

예전 운길산 한 골짜기 끝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사람들은 그들의 터전을 되팔아 도회지로 나갔고, 다시 그 자리에는 건강 등을 위해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별장을 짓거나 음식점을 지어놓고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런 모습은 비단 특정 골짜기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웬만한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반성해 보면 이 골짜기는 원래 멧돼지나 노루 등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그들만의 땅이었고, 인간들은 그들이 평화롭게 살고있는 땅에 야금야금 발을 들여 놓으며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한편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드 높이고 있을 뿐이다.

운길산을 오르는 동안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군락지에 들어서는 순간,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접근을 지켜보고 있던 멧돼지 한마리가 낙엽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반대편 능선에서 급히 달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야생동물들이 이동한 통로오 보이는 곳을 지나칠 때 마다 숲속을 유심히 살펴봐야만 했다. 그림속의 덫은 잠시 사용을 중지한 덫이지만 곳곳에 야생동물들을 밀렵하기 위해 소나무 가지 등을 꺽어서 만들어 놓은 덫의 흔적 때문에 언제 발목이 다칠지 모를 형편이었다. 이러다간 멧돼지를 잡는 게 아니라 사람을 잡을 판이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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