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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통덕랑 문무상 '목'은 왜 잘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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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덕랑 문무상 '목'은 왜 잘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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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서울 강남 수서지역 광평대군 묘역이 있는 궁마을 근처 유적지를 둘러보다가 대모산 자락에 있는 오래된 무덤과 마주치게 됐다. 해가 뉘엿거릴 당시 이 무덤 주변에는 잡초가 언른 키 만큼 무성하게 자라 있고 무덤 위에도 잡초가 가득하여 후손들이 잘 돌보지 않는 무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없었으나 돌보지 않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듯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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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분 앞에 있는 두개의 문무상의 목이 잘린 채 방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해코지로 잘려나갔을 문무상은 보기해도 흉할 뿐만 아니라 날이 점점 어두워 지면서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가시덤불과 함께 잡초가 가득하여 다음에 다시 한번더 가 보기로 하고 잊고 있다가, 지난주 이 무덤 근처에 있는 대모산 자락 주말농장 풍경을 돌아보다가 잡초가 사라졌을 것 같아 다시금 들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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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잡초들은 다 사라지고 무덤을 애워싸고 있던 잡초들도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문무상은 목이 잘려나간 모습으로 그대로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 무덤의 주인공은 조선시대 봉작인 '통덕랑 通德郞'을 지낸 문관이었다. 통덕랑은 특정 벼슬은 아니나 벼슬의 등급을 말하는 것으로 '정5품 문관'에 해당하는 벼슬을 지낸 사람이었는데 요즘으로 치면 '서기관'급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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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작표>를 참조하지 않더라도 당시로 치면 '세도 勢道'가 대단했을 것으로 여겨지며 이 무덤의 주인공이 광평대군 묘역 곁에 묻힐 수 있었던 것으로 봐서 문무상의 훼손이 그저 궁금할 따름이었지만, 아쉽게도 이 무덤의 문무상을 훼손한 자에 대해서는 알도리가 없었다. 다만, 문무상의 훼손 부분을 살펴본 결과 그다지 오래전에 훼손된 건 아닌것으로 여겨졌다.

품 계

봉 작

문산계

무산계

대부

/

장군

1품

대광보국숭록대부

당상관

보국숭록대부

숭록대부

숭정대부

2품

정헌대부

자헌대부

가정대부

가선대부

3품

통정대부

절충장군

통훈대부

어모장군

당하관 

참상관

중직대부

건공장군

중훈대부

보공장군

4품

봉정대부

진위장군

봉렬대부

소위장군

조산대부

정략장군

조봉대부

선략장군

/랑

/위

5품

통덕랑

과의교위

통선랑

충의교위

봉직랑

현신교위

봉훈랑

창신교위

6품

승의랑

돈용교위

승훈랑

진용교위

선교랑

여절교위

선무랑

병절교위

7품

무공랑

적순부위

참하관

계공랑

분순부위

8품

통사랑

승의부위

승사랑

수의부위

9품

종사랑

효력부위

장사랑

전력부위

<봉작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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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목이 잘려나간 이 문무상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특정 정치인이나 벼슬아치에 대해서 '보복'을 일삼는 무리가 있어왔고 어떤 왕들은 '부관참시 剖棺斬屍'와 같은 차마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잘아시는 이야기지만 부관참시는 죽은 뒤에도 큰 죄가 드러난 사람을 극형에 처하던 일이었는데, 이미 죽어서 무덤에 묻힌 사람을 무덤을 파고 관을 꺼내고 시체를 베거나 목을 잘라 거리에 내 건 무시무시한 형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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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특정인에 대해서 사무친 원한을 가졌으면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요즘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다. 당시의 사정을 그대로 현대에 적용하여 이와같은 보복이 저질러진다면 적지않은 '사자 死者'들이 부관참시를 당할 지경에 놓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5품의 문관을 지낸 이 무덤의 주인공은 벼슬의 서열로 보건데 백성들에게 큰 원한을 살만한 직을 수행한 사람은 아닌것 같고, 최근 특정 문중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으로 부터 위해를 당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도 그렇지 이 무슨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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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문무상을 훼손한 사람은 망자의 영혼을 지키는 문무상을 처단함으로써 저승에서 더는 그의 후손들을 보살피지 못하게 한 조치였을까? 누구인지 모르지만 참 쓸데없는 짓을 저지른 것 같고 '귀신'의 존재를 믿은듯한 정체불명의 용의자는 저승에 가서 다시금 통덕랑으로 부터 문무상을 훼손한 혐의로 염라대왕에게 고소당하여 형벌을 면치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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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는 전직 대통령들이 수천억원을 해먹었더라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떠돌아 다니고 어떤 대통령은 나라를 말아먹고도 반성하기는 커녕 도리어 큰소리치는 세상이 됐다. 이쯤되면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대도무문 大盜無門'과 다름없고 국민들은 법에 따라 대도를 양성하고 있는 것일까? 뿐만 아니라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은 정권이 바뀌는 즉시 범죄자로 변하여 연일 감옥를 안방 드나들듯 들락거린다.

왕이 통치하던 시절이 아니어서 그렇지 연산군 치하에서 이런 범죄가 들통나기라도 했다면 무시무시한 형벌을 감수해야 될 형국이다. 현대사를 돌아보면 우리의 대통령들은 불행하게도 현직 대통령의 정체성을 위한 '사정칼날'을 피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이런 불행은 계속될 전망이다.부정한 뇌물을 수수한 당사자는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처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누가봐도 뻔해 보이는 '기획사정'은 '정치보복'과 다름없어 보여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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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나 절도행위,강도행위 등 범죄행위는 정도의 크고작음을 떠나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멀리해야 하는 일이자, 도덕적으로 바르지 못한 사람이 통치를 하게될 경우 하위직에 있는 사람들 까지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다. 요즘 남의 나라들은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뒤늦게 도덕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 꼴상 사나운 이전투구를 벌이며 나라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정치인 모두가 국민들로 부터 외면 당할지 모르며, 법을 바꾸어 가며 투표를 독려해도 엊그제 경기도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과 같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세월이 얼마간 흘러 그들이 땅 속에 묻히더라도 어떤 역사적 단죄가 이어질지 모른다. 정치인=도둑놈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키지 않으려면 제발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활주로 변경같은 일이나 멀쩡한 강에 화물선을 띄우려는 발상은 하지 말기 바란다. 그때문에 3년후면 국민들이 지금보다 더 불행해진다는 걸 알아야 하지 않을까? 정권을 위한 정치를 하지말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면 어디 덧나나 보지!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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