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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부터 춘천에 살고있는 샘밭사두농장 아우에게서 전화가 수차례 걸려 왔다. 해가 바뀌어 안부전화 려니 생각했지만 몇차례 이어진 전화속에는 '몸보신'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고 그때마다 '개구리'가 몸에 너무 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송년회때 개구리를 먹자고 했다. 개구리전골 주재료인 북방산개구리와 한국산 개구리 모습 내가 싫어하는 양서류나 설치류의 이름만 들어도 별로인데 그는 말끝마다 개구리 이야기를 했고 자신이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는 말과 함께 정력에 좋다는 말로 은근히 나를 꼬드기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다소 흘러 지난 1월 중순 마침내 춘천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다른 볼 일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모처럼 아우와 함께 술자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S농장의 지인이 합석하게 됐다. 그가 바로 문제(?)의 뱀 사육농장 주인이었고, 당시 사육하던 개구리 대부분을 업소에 판매한 후 나를 위해서 개구리 얼마정도를 남겨두었다고 했다.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예전 내가 어릴때만 해도 개구리는 지천에 널려있었고 방학이 되면 할일 없이 들과 산으로 멱감으로 다니던 중 눈에 자주 띄는 게 뱀이나 개구리 등이었는데 당시 어른들의 이야기에 따라서 죄없는 참개구리를 잡아서 땅바닥에 패대기 친 몹쓸 기억이 떠 올랐다. 그리하여 두다리를 쭉 뻗은 채 죽은 개구리 다리를 날카로운 돌로 절단한 후 구워먹어 본 적이 있긴 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딱 한차례 친구들과 함께 호기심에서 한 짓이었다. 지인이 남겨두었다는 개구리는 나를 위한다기 보다 개구리를 싫어하는 내게 시식이라도 해 보게 할 요량이었던 것이다. 뱀과 개구리 등을 사육하고 있는, S 농장으로 가는 길에서 본 파로호 하류 모습 뱀사육과 함께 소위 '먹이사슬 농법'을 연구하며 살고 있는 곳은 화천댐 하류 지역이며 인적이 전혀없는 곳이어서 내가 그 농장을 처음 방문하며 인적이 없는 호수곁 오솔길로 자동차를 운전할 때 문득 더 오른 생각은 영화 '13일의 금요일'의 배경이 된 한적한 호수곁에 있는 별장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낮이어서 호수 주변의 경치와 그가 살고 있는 집의 풍경이 아름답게 보이긴 하지만 이 풍경들이 밤이되어 어둠이 내리면 얼마나 무서운 풍경으로 변할것인지 지레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수 한가운데 부터 꽁꽁언 S농장 앞 풍경, 촬영위치는 호수 한가운데... 그러나 그때는 이 별장에서 잠을 청하지 않았지만, 술자리가 끝날때 쯤 나는 그의 집에서 잠을 자야 할 입장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성화에 못이겨 개구리 시식을 해 보겠다고 했는데 지인은 '개구리전골' 맛이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그냥 구워 먹는 것도 엽기적인 모습인데 개구리 형체가 그대로 남은 개구리전골을 떠 올리며 나는 속으로 찝찝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NAN!...내가 자야 할 방 곁에 독사가 살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고!...ㅜ 자동차 전조등이 깜깜한 호수곁 오솔길을 비추며 모퉁이를 돌 때 마다 희뿌연 잔설들이 스쳐 지나갔는데 나는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지난번에 그의 방에서 사육하고 있던 뱀을 떠 올리고 있었다. S농장에서 촬영한 백사 동영상 자료, 내가 취침해야 할 방 바로 곁에 살고 있는 녀석들이다. 그 뱀들은 안방에서 똬리를 틀고 살고 있었고 그가 손으로 집어낸 뱀들은 그의 팔을 지주대로 삼고 혀를 날름 거리며 그의 어깨로 타고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가 나를 위해(?) 보여준 또다른 뱀들은 색깔이 알록달록한 뱀들과 함께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독사들도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독사에게 물리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하고!...ㅜ 나는 오늘 운명적으로 그들이 살고 있는 사육장과 맞붙어 있는 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 나는 그가 말했던 길이가 잛은 '독사'의 맹독을 떠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맹독은 독사가 사람을 물게되면 곧바로 전신으로 독이 퍼지게 되고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는 그런 독사를 마치 지렁이 다루듯 하며 함부로 조물락 거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독사는 나무젖가락을 이용하여 마음대로 들었다 놨다하며 내 카메라 앞으로 다가오는 바람에 나는 호들갑을 떨며 독사로 부터 멀어지곤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이 그가 재미있어 하는 건 아닌것 같았는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뱀을 함부로 다뤘다. 그런 그가 하위 먹이사슬에 속한 개구리 등을 만지작이는 것은 상상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미끈한 몸을 한 개구리의 모습에 대해서도 별 호감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비늘도 없고 껍질이라고는 엷은 피부가 전부인 개구리의 형체 때문에 요리재료로써 늘 부적합 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개구리의 영양가는 고사하고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하는점이 그것이었다. 개구리전골에 들어 갈 재료인 개구리의 엽기적인 모습을 보다.ㅜ 지인과 나는 깜깜한 어둠이 내린 별장뒤 숲속에서 희뿌연 등이 켜진 곳으로 이동했다. 나지막하게 만들어 놓은 작은 온실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고 준비된 등을 켜자 그 속에는 양파망과 같은 자루가 나타났다. 그가 물 속에서 그 자루를 끄집어 들자 그 속에는 개구리들이 짙은 갈색의 몸과 하얗고 발그스레한 배를 드러내며 와글 거렸다. 신기했다. 먹이사슬 농법으로 개구리 사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선 대략 14종의 양서류가 있는데 그중 개구리는 북방산개구리,참개구리,청개구리,황소개구리,독개구리,금개구리,무당개구리,아무르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옴개구리,산개구리,붉은독개구리,쟁기발개구리,뽈개구리,초록나뭇잎개구리 등이 살고 있단다. 그중 그가 양파망 속에서 꺼내보인 북방산개구리 등은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일반인들이 이들 개구리를 산골짜기 등에서 잡으면 고액(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는 종류였다. 하지만 개구리 사육농장에서 기르는 이들 개구리들은 보건복지부로 부터 농가소득의 일환으로 허가가 된 종種이었다. 전골재료가 된 개구리들, 가운데 큰 개구리가 내가 시식한 북방산개구리 암컷이다. 그는 이들 개구리를 사육하여 애호가들에게 식용으로 제공하는 한편 개발로 황폐해진 자연에 방사하며 먹이사슬이 유지되도록 하는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요즘 우리나라의 왠만한 산골에서도 개구리를 쉽게 만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 대부분 훼손되어 미식가들로 부터 남획이 되면 멸종에 이르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구상에는 남극과 북극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약 3,500여종의 개구리가 살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위 수입된 황소개구리 등 15종의 개구리와 두꺼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양파망 속에서 개구리 한웅큼을 쥐고 덜어서 저울에 올려 놓았다.약 1kg정도 되는 개구리가 다른 양파망으로 옮겨졌다. 저 개구리들은 그와 나 그리고 조금늦게 도착할 아우와 함께 시식할 개구리전골로 변신할 식재료였다.(흐미...!) 별장으로 돌아온 나는 그가 요리하는 개구리전골 준비과정을 지켜보면서 내 등뒤에 살고있는 뱀들이 신경쓰였다. 방문을 닫아 두긴 했지만 나는 이미 똬리를 틀고 있거나 혀를 날름거리며 구불구불 어슬렁 거리는 그들을 봤기 때문에 방문이나 벽하나를 가려 두었다고 해도 여전히 내가 싫어하는 녀석들이었다. 개구리전골 요리 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했다. 개구리전골 준비과정 위 그림의 순서와 같이 양파망에 담아 온 개구리들은 망속에서 키친의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는데 나는 이 과정이 개구리를 씻어내는 과정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 과정은 개구리를 안락사(?) 시키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자루속에서 끄집어 낸 개구리들의 불순물만 살짝 씻은 뒤 전골 준비물로 그릇에 담아 놨다. 개구리들은 그림과 같이 뜨거운 물을 샤워(?)하는 즉시 #7과 같이 두다리를 쭈욱편 채 죽음을 맞이한다. 이때 개구리가 두 다리를 오므리고 죽은 것은 수컷이며 암컷은 다리를 벌리고 죽는다. 아울러 개구리도 암수에 따라서 가격이 차이가 나는데 암컷이 수컷에 비하여 두배이상의 가격이 형성되고 있었다. 그림속 이 재료들은 암컷과 수컷이 혼재된 모습이다. 개구리이 손질이 다 되어 갈 무렵 아우가 개구리전골에 사용할 양념을 가지고 도착했다. 그리고 그 양념은 조금전 준비해 둔 개구리와 함께 렌지위로 올라가고 곧 불이 지펴졌다. 개구리전골이 완성된 모습 위 그림과 같이 개구리전골은 주재료가 개구리 1kg정도에 무우 한개를 깍뚝 썰어넣은 다음 미리 준비해 온 매운탕 양념을 넣고 그저 푹~끓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나는 개구리전골이 렌지 위에서 끓고있는 동안 개구리전골 맛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전 처음 시식해 볼 개구리전골 맛은 벌써부터 내 구미를 당기고 있었다. 전골이 바글 거리는 소리와 함께 끓으면서 온 방안은 개구리전골 냄새로 가득했는데 그 냄새는 약간 비릿한 것으로 느껴졌던 개구리에 대한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보내는 냄새였다. 전골냄비 속에서 마치 '닭도리탕'이 익고있는 것 같은 냄새가 코를 찌르며 침샘을 자극하고 있는게 아닌가? 그와 아우가 그토록 자랑한 개구리전골은 좌상인 내게 먼저 주어졌다. 그가 내민 작은 그릇에 개구리들이 가득했는데 그중 한마리에 젖가락을 대고 헤집으니 까만알을 가득 품은 개구리가 내 앞에 나타났다. 까만 알을 드러낸 개구리 모습인데 몬도가네 식?...ㅜ 그리고 이 개구리들은 금새 내 젖가락에 잡혔는데 알을 품은 개구리는 딱 한입 크기였고 나는 망설이지 않고 난생처음으로 개구리전골로 만든 개구리 요리를 맛보게 된 것이었다. 요리가 된 개구리는 전골냄비 밖에서도 닭요리 냄새를 풍겼는데, 실제로 먹어 본 맛도 닭고기와 흡사했고 기가막힌 맛이었다. 다만, 육질이 너무 부드러워서 고기를 씹는다는 느낌보다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듯 도가니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는 개구리 요리에 대한 설명은 한밤중 까지 이어졌고 먼저 집으로 돌아간 아우 내외를 제외하고 깜깜한 밤 호수가 별장에 그와 나 단둘이 남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개구리를 사육하는 농가는 약 50호 정도에 이르고 이 농가에서 정성들여 사육한 개구리들이 약 10만에 달하는 애호가들에게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개구리전골 직전 잘 손질된 개구리들...별로 손질할 게 없다. 우리가 먹어본 약 1kg에 달하는 개구리전골의 가격은 대략 5만원에서 7만원정도에서 거래된다는데 이미 이 농장에서는 300kg정도를 생산하여 다 판매하고 남은 개구리였던 것이다. 따라서 개구리사육 농가들은 넘치는 수요에 미처 공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개구리는 사육방법이 워낙 까다로와 대량생산 하기 힘들었는데 그것은 개구리가 동식(動食)을 하는 동물이어서 사료를 먹이며 키울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그의 농장에는 먹이사슬농법의 일환으로 귀뚜라미 등을 키워 개구리에게 먹이로 주고있는 것이었다. 물론 이 개구리들은 그가 사육하고 있는 뱀의 먹이로 주어지고 흰쥐는 또다른 용도로 사육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개구리가 개구리를 통째로 삼키며 종족을 잡아먹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빨이 없는 개구리가 굶주릴 때 그들의 종족을 통째로 집어 삼키고 자신보다 더 큰 개체를 삼켰을 때는 앞발을 이용하여 밀어내기도 한다는 신기한 내용이었다. 뼈와 살이 분리되면서 기가막힌 냄새를 피우는 개구리전골의 모습이다. 마치 닭도리탕을 끓이는 듯 나는 그와 개구리전골을 앞에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벽에 걸린 시계를 자꾸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내게 하지 않아도 될 뱀의 정체에 대해서 양념으로 곁들였는데, 그가 키우는 뱀 한마리가 우리를 탈출하여 어디로 갔는지 행방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덧붙여서 아마도 그 뱀은 아직 이 방 어느곳에 살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짜~증나!...ㅜ 그런 애길 왜 해!!...ㅜㅜ)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혹시라도 그 뱀이 잠을 자는 동안 나타나지 않을까 신경 쓰였다. "...독은 없는 거...겠지?..." 그는 독이 있다 없다를 말하지 않고 뱀은 가만히 있는 물체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며 나를 안심 시키고 (그게 말이나 될 법한가?...ㅜㅜ 어떻게 안심하란 말인가?...ㅜ) 사육장에서 탈출한 뱀이 출입구 근처에 벗어놓은 허물을 보고 잃어버릴 뻔 했던 백사를 찾은 이야기를 했다. 출입구에는 그 뱀이 벗어 둔 허물이 하얀쭉정이로 변한채 혁띠처럼 걸려 있었다. 새벽 3시30분이 넘고 있었다. 이른 아침 먼동이 트기를 기다렸다가 본 파로호 하류의 꽁꽁언 얼음위로 눈이 덮여있다. 낚시도 되지 않는 추운날 왜 이렇게 빨리 얼음 한가운데로 나왔는지 잘 아시죠? ㅜㅜ ^^ 서너시간 눈을 붙였을까? 아직 동이 트지도 않은 호수의 일출 모습과 드리워 둔 낚시대 등 거대호수 한가운데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가능하면 일찍 깨워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가 나를 깨웠다. 무사했다. ^^ 나는 잽싸게 옷을 갈아입고 얼음이 꽁꽁 언 호수 한가운데로 뛰쳐나가듯 나갔다. 먼동이 서서히 트고 있었다. 다행히 사육장을 탈출한 뱀은 취침장소에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는 지금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그 뱀과 함께 밤낮을 생활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개구리전골에 대한 맛있는 추억보다 우리를 탈출한 뱀의 행방이 더 궁금해 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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