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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할일없이 내려다 보곤했던 '우수조망명소'가 내 눈에 띄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이곳에 서면 서울 강남구를 이루고 있는 건물들이 한눈에 보이고 강남의 스카이라인 한 곳에는 타워팰리스의 위용과 함께 멀리 남산타워도 한 눈에 조망된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제일 값이 비싸다는 강남의 부동산들이 한눈에 들어 온다. 그런곳을 가리켜 '우수조망명소'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수조망명소란, 아름답고 특색있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구간을 발굴해 시민들이 서울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한 장소"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경관특성...강남과 서울의 서남부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역으로 주변에 위치한 저층아파트(녹지공간이 많음)의 수려한 경관 감상이 가능하다."라고 적혀있다. 과연 그런가?... 나는 그동안 우수조망명소에 들를때 마다 스모그라인에 둘러싸인 서울시내 모습을 관찰하며 하루라도 빨리 서울을 탈출하고 싶었다. 어쩌다 날씨가 개인 서울의 모습은 도시속 가득한 빌딩들이 마치 딴나라를 연상케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수조망명소에 발을 디디면 맨 먼저 눈에 띄는 게 '구룡마을'이었다. 구룡마을에서 눈을 돌리고 싶어도 조망명소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보지않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곁에 곧 재건축 될 저층아파트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 아파트에 있는 녹지공간이 많다는 이유가 수려한 경관인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녹지공간이 많은 저층아파트를 광고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바로 그 녹지공간 곁 양제대로를 건너면 서울에서 제일 초라한 달동네인 '구룡마을'이 나타나는데 우수조망명소의 안내판에서 구룡마을의 모습이 빠져있는 것이었다. 누가봐도 구룡마을이 서울이 자랑할만한 '우수조망명소'의 순위에 들지 않을 게 뻔하다. 그러나 우수조망명소에 써 붙여둔 안내문에 따르면 서울의 아름다움을 재발견 할 수 있는 곳이라 했고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 했다. 정말 아니다! 그러나 우수조망명소에 언급한 '특색있는 경관'은 주목할 일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이러한 사정을 모를리 없는데 대모산에 오르면 한 눈에 잘 보이는 타워팰리스와 대치동 아파트단지를 우수조망명소에 포함하며 숨기고 싶은 구룡마을을 쏙 빼놓고 있다. 굳이 구룡마을을 우수조망명소에 기입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안내판에 사진이나 걸어 두던지 지명을 생략했으면 좋겠다. 서울 본래의 모습은 특정지역에 우뚝 솟아있는 콘크리트 건물 몇이 아니고 다수 서민들과 도시영세민들이 모여살았던 흔적들이다. 나는 이곳에서 아직도 강남구가 내 건 우수조망명소를 설명한 문구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이곳이 '서울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한 장소'며 '저층아파트(녹지공간이 많음)의 수려한 경관 감상이 가능'한 곳인가?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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