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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케 한 회기역 '고사리손' 산타! 오늘 오후,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노숙인들의 인문학 졸업식 광경을 취재하고 돌아서는 길에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서 '불우이웃을 도웁시다!~'하고 외치는 애띈 목소리에 놀라서 카메라를 빼 들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회기역을 오르 내리는 사람들의 발길은 바빳고 어디로 가는지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지하철 출입구를 점령한(?) 작은 고사리 손 산타들은 쉼없이 불우이웃을 돕자고 외치지만 그들 곁을 지나는 이웃들의 손길은 냉랭했고 약 30여분간 지켜 본 모금함에는 동전 몇잎과 천원 짜리 지폐 몇장이 모금되었을 뿐이다. 지켜보는 내 시야에도 그들 전부가 불우이웃 같았지만 그들 또한 예전에 봐 왔던 불우이웃(?)은 아니었고 냉담한 표정으로 모금함을 애써 외면했다.
한때, 연말연시만 되면 한시적으로라도 자선냄비나 모금함은 부조리가 생길 정도로 넘쳤는데 세계적인 경제위기나 침체된 우리경제 현실은 불우이웃도 외면하는 것일까? 며칠이 지나면 2008년도 성탄절이 다가온다. 그때, 아기예수의 탄생을 두고 '하늘엔 영광이며 땅에는 평화'라고 그 누가 외칠지!... 한 개척교회가 아이들과 함께 나서서 공동체의 사랑회복을 위해서 내민 작은 손길들을 보며 나는 그들이 2008년도에 대한민국을 방문한 '고사리 손 산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지켜보는 동안 내 마음은 따뜻했지만 그들로 부터 등을 돌리며 격려하는 내 음성은 떨리고 있었다. 성탄절을 앞두고 작은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나는 감동을 받으며 그들을 격려할 때 마다 목이 메어 말끝을 흐지부지 흐리고 만다. Boramir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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