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최진실 '49재' 꼭 해야만 했나?





故최진실 '49재'
꼭 해야만 했나?


오늘 아침, 잠시 티비를 보다가 故최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며 조금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진실의 장례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고인을 취재하면서 그녀의 주검이 안치되었던 S의료원의 모습과 장례가 진행되던 모든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었다.

그 속에는 최진실의 절친한 친구였던 이영자와 최진실이 죽음에 이르기 전 먼저 세상을 떠난 故안재환의 미망인 정선희와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연예인들과 친지 여러분들이 참석했고 장례식을 끝까지 지켜 본 방송과 언론사의 카메라와 기자였다. 장례식장 주변에는 그녀가 국민배우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조문객들의 수가 적어서 또한 나를 당황케 한 것인데 그 내용을 포스팅 하자 한 블로거가 닉을 바꾸어 가며 집요하게 그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며 나를 못살게 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시 나는 내가 본 사실을 그대로 옮겼을 뿐인데 그는 목격하지도 않은 사실을 미화하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그녀의 팬 입장에서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패닉현상을 겪고 있나보다 하고 위안했지만 장례식을 취재했던 나도 그녀의 죽음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사흘전만해도 그녀의 소식을 듣고 있던 터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아니라도 죽음은 우리가 뜻하지 않는 곳에서 예고도 없이 찾아드는 불청객이어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운명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20년동안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국민배우 최진실은 죽음 이후로 몇가지 숙제를 남겼다. 그 숙제들은 다름이 아니라 그녀가 남기고 간 두아이에 대한 갈등이었는데, 이른바 '친권' 다툼이었다. 민법상 그녀의 죽음으로 그녀의 첫남자였고 두아이의 아버지인 조성민이 당연히 친권을 회복하게 되어있지만 세간의 시선들 몇몇은 자신들의 가정사와 무관한 조성민을 놓고 '아버지 자격' 운운하며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재산의 행방'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포스팅했다. 그랬더니 어떤 네티즌이 그 글을 보고 내 얼굴을 보고 싶어했다. 뻔뻔스럽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조성민을 편들 수 있는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 누구도 편들지 않았다. 다만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일에 콩놔라 팥놔라 하는 게 볼쌍 사나웠을 뿐이었다. 이 글도 남의 제사상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과 별 다르지 않지만 고인의 장례식장에서 부터 그녀가 영면에 들어간 공원묘지에서 본 '사실'을 옮기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아침에 티비방송에서 잠시 엿본 고인에 대한 내용은 다름이 아니었다. '최진실 49재'라는 '낮선 용어'였다. '49재'는 불교에서 지내는 천도재薦度齋의 하나로서 부처님과 스님께 올리는 공양이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불공의식을 '재'라고 부르는데, 불가에서 지내는 천도재 중 가장 잘 알려 진 것이 바로 죽은이의 극락왕생을 49일 동안 기도하는 49재이고, 그 밖에도 100일재·소상·대상 등이 있다. 어른들이나 친지들의 죽음을 곁에서 한번이라도 지켜 본 사람들은 너무 잘아는 의식이다.

'낮선용어'라는 이름은 다름이 아니었다. 그녀의 주검이 안치돼 있던 S의료원에서 발인식이 진행되는 동안 그 발인식은 '기독교인'들의 주관 아래 기독교식으로 치뤄졌고, 그녀의 주검이 성남의 한 화장장에서 한줌의 재로 변하기 직전에 그녀를 마지막으로 배웅한 것도 '찬송가'였다. 그리고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 고인은 양수리에 있는 한 공원묘지에 안장되었는데 그 묘지는 특정 교회에서 교인들을 위해 마련한 묘지였던 것이다. 낮선용어라고 말한것은 다름이 아니다. 49재는 기독교식 장례방법이 아니라 불교식 장례방법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유가족들이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을 텐데 왜 49제를 치뤄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이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들은 故최진실이 잠든 양수리의 한 공원묘지...장례식이 끝난 뒤의 모습이다.

내 포스팅 속에서 관련 글들은 고인이 남기고 간 숙제들에 대해서 조성민이나 유가족들 간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서 아이들의 장래가 암울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럼에도 세상의 몇사람들은 조성민의 '됨됨이'를 놓고 입방아 찧으면서 '재산'의 행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소식에 따르면 조성민은 아이들의 친권만을 가지며 재산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어쩌면 옳은 결정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그 재산을 가진 쪽에 대한 시선은 그리곱지 않을 것이다. 애시당초 재산 때문에 다툼이 일어난 것 같기 때문이고 마치 '솔로몬의 재판'과 같은 결론이 날 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일을 고인된 그녀가 알고 있다고 한들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할 텐데, 기독교식으로 치루었던 장례가 다시 불교식 장례방법으로 변질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세상사람들의 석연치 않은 행동이 눈에 띈 것이다.'사실'과 '진실' 속에는 엄연히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내가 본 그녀의 장례식 장면들은 '사실'에 속하며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진실'은 양심의 소리며 제각각 다른 척도를 가지고 있다. 내가 볼 때 고인이 달라진 장례절차 때문에 구천을 떠 돌며 하늘나라에 가지 못하는 게 아니라 산사람들이 어딘가에 눈이 멀어 있는 것 같다.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국민배우 최진실은 진작에 하늘나라에 가 있다. 그녀의 명복을 빈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