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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텅빈 염전 넘치는 '소금'의 정체?



텅빈 염전
넘치는 '소금'의 정체?


김장철이다. 세계의 음식 중에서 최고의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우리 '김치'를 담그는 철이 다가 왔다.

김치는 우리 밥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반찬이며 발효식품인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김치는 세계 여러나라의 발효식품 중에서도 '으뜸'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대개의 발효식품이 그렇듯 오래두고 먹을 수 있도록 '염장'을 통해서 만들어진 식품인데 그 과정이 남다른데 있었다. 염장簾匠이란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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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염장 지르지 말라'는 표현이 있다. 이때 염장은 시체를 염습하여 장사를 지낸다는 뜻으로 '죽을 맛'을 일컫는 것인데, 김장등 발효식품을 담글 때 사용하는 염장이란 말은 그런 의미와 전혀 다르며 의미 또한 깊다. 소금이라면 당연히 소금 '염鹽,salt'字를 사용해야 할 것이나 위에서 표현한 염장簾匠 속 염 자는 발 '염'字로 '발'은 햇빛 등을 가리는 물건을 일컫는데, 염장을 통한 발효식품들은 단순히 소금에 절인 식품을 말하지 않고 김치를 담근 항아리나 그와 유사한 기능을 하게 만든 김치전용냉장고와 같이 제한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동안 숙성된 후 새로운 식품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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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품들 속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던 미생물들이 대거 자라면서 우리몸을 유익하게 하는 것이고 이른바 '슬로우푸드'인 셈인데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질병은 슬로우푸드를 멀리 하면서 생긴 질병들이 적지 않다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고 그 결과, 우리몸에 이로운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가 최고 식품의 반열에 우뚝 선 것이다. 선조님들의 지혜에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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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치를 맛있게 하는 요인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소금'의 질이고 우리가 그동안 먹어왔던 세계 최고의 천일염인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이었고 '정제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미네랄이 13%나 포함(염salt 87%,미네랄 13%)되어 있는 양질의 소금이었다. 그런 소금은 미네랄 맛 때문에 소금이 '달짝지근하면서도 간간한 맛'으로 미네랄이 소량이거나 전혀 없이 '짠맛'만 가득한  정제염과 질이 떨어지는 다른나라의 소금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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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져 주던 천일염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우리는 주로 정제염을 섭취해 왔다. 그래서 '돈이 안되는' 소금산업은 점차 사양길에 접어 들었고 값이 싼 중국산 소금이 우리 식탁을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세계최고의 천일염을 생산하던 우리 염전은 하나 둘씩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우리를 슬프게 한 '유통구조'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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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값싼 소금을 찾게 되었고 의사들은 미네랄의 효용성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고 소금(짠맛)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원인 중 첫째라 하여 늘 섭취해 왔던 소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소금산업은 쇠퇴 일로에 접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수입된 질낮은 소금들이 '우리 것'으로 둔갑하며 시장에 내다 팔렸다. 그리하여 소금으로 절인 '젖갈류'는 질 낳은 천일염으로 담그게 되고 저급한 소금으로 맛이 떨어지자 '유통업자'나 일부 상인들은 수입된 소금이나 젖갈류에 화학조미료를 가미하여 우리 식탁을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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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한 방송사(소비자 고발 프로그램)가 이런 문제점을 추적하여 심층있게 다루었고, 나는 서해안 안면도에 있는 '나문제농원'을 방문 하는 길에 그림 속 염전을 방문하며 나름의 실태를 보고 돌아 오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염전은 한 두군데를 제외하면 대부분 폐쇄된 채 버려져 있었는데, 소금을 수확한지 오래돼 보이는 소금창고 곁에서 이러한 실태를 잘 아는(?) 김장철 소비자들을 위하여 현지 주문을 받기 위해서 소금자루를 가득 쌓아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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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자루는 때 하나 묻지 않은 채 생산지 표시가 깔끔했는데 저렇게 많은 소금들이 이곳에서 생산되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전 방송에서 본 그림이 오버랩 되면서 유통업자들이 소금부대를 바꾸어치기 하는 모습이나 우리 천일염과 썪어서 시중에 유통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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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 곁에서 알량한 '취재'를 목적으로 접급하여 그들을 고발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들이 쌓아놓고 있는 소금부대는 봄부터 가을 까지 수확한 소금인지도 몰랐고, 괜히 일반에 이런 사실(?)들이 알려져서 가뜩에나 어려운 농어촌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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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대로 염전을 일구어 온 분들이 염전을 폐쇄시킨 원인을 우리가 제공한 탓도 없지 않기 때문이었다. 다만, 폐쇄된 염전과 텅빈 소금창고를 돌아보면서 소비자인 우리가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 함부로 '유통업자'의 꾐이나 과대포장된 광고에 현혹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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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도 '직거래' 표시를 해 두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터 였다. 김장철에 죽으라고 염장을 지르는 것은 비양심적인 생산자들이나 유통업자만은 아니었다. 그들이 이 사태에 이르게 한 우리 소비자도 한 몫 거들었다. 주지하시다시피 우리 김치를 담그는데는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가고 김장철만 되면 '품앗이'가 동원될 정도로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손쉽게 양질의 식품을 취하려는 현대인들 때문에 생긴 기현상들에 대해서 누가 돌을 던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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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포스팅을 통해서 언론의 주기능 중 하나인 사회적 '견제기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며 '까고 파헤치며 고발하는 소식' 보다 '착한소식'을 통해서 우리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여러분께 보여 드리고 싶다. 너도 나도 잘난 저널리스트들이 넘치는 사회에서 이미 견제기능을 넘어 순기능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 같고 따라서 우리 사회가 너무 위축된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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