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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합판으로 '스케이트'장을?



합판으로 '스케이트'장을?

오늘 오전 10시 부터 정오가 될 때 까지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는 '2008년 11월 제 25회 고객감동 창의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시민 여러분과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는데 이 소식과 관련된 소식은 곧 포스팅 하기로 하구요.

행사를 끝마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시청역으로 향하다가 한때 촛불들로 가득했던 서울광장이 궁금하여 잠시 짬을 내어 발길을 돌려봤습니다. 그곳에는 그림과 같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는데 지하철을 빠져 나오자 마자 눈에 띈 안내문을 보니 '시민여러분들을 위한 스케이트장' 공사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고 잔디가 새파랗던 서울광장은 어느새 누런 합판들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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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장' 공사인데 왠 합판?...'롤러스케이트장?'...아마도 이 합판들은 스케이트장을 만들기 위한 기초공사였나 본데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스케이트장은 의외로 일반인들이나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의 호응이 크다고 합니다. 저는 잠시 서울광장을 배회하며 광장을 가득 메운 합판들과 얼마전 우리사회를 온통 뒤흔들어 놓은 촛불집회와  스케이트장 안내문에 그려진 도안속 '눈'의 결정들과 경제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정말 금년 겨울은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케이트장이 완성된 모습을 따로 떠 올려보지 않아도 스케이트장이 주는 낭만적인 모습은 눈에 선한데 경제한파로 요약되는 금년겨울을 예상하면 체감온도는 스케이트장을 꽁꽁 얼리고도 모자라서 시민들의 가슴속 까지 꽁꽁 얼게할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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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세상은 늘 꽁꽁 언채로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았는데,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배려들이 넘치면 혹독할 것만 같은 이 겨울도 훈훈한 온기로 가득할 것 같습니다. 서두에 서울광장을 보면서 떠올린 '촛불'은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금 볼 수 없어졌지만 어려울 때 한마음을 모아 준 뜻깊은 자리였다는 것 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우리속에 용솟음 친 갈등들이 마음껏 분출되었던 모습이었고 작은 촛불 하나로 위정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것인데, 아직도 우리사회는 제 갈길을 찾지 못하며 사분오열된 채 겨울을 맞이하는 모습이 얼음이 전무한 스케이트장 같이 보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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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늘 그모양이겠습니까? 시민들 각자가 집으로 돌아가 빈자리였던 서울광장의 변화하는 모습은 서울시가 마련한 공무원들의 '창의시정'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시청으로 '블로거' 자격으로 이 행사에 초대되어 만나 본 공무원들의 모습은 일반에 알려진 것 보다 역동적이었고 창의적이었으며,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많은 박수를 받는 한편 서로를 격려해 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더 많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아울러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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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쉽지않은 자리에 초대되어서 이런 말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비판과 비난을 일삼던 '역할'을 나름대로 던져 버리면서 눈 뜨게 된 선물이라고나 할까요? 사회구성원 각자가 맡은바 역할을 다할 때 서울광장 앞에 펼쳐놓은 저 스케이트장은 집회를 금지하는(?) 합판으로만 보일 수도 있고 겨울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시설로 바뀔수도 있는데, 저는 시민 모두가 후자의 결정을 택할 수 있는 기회가 금년 겨울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월 12일이면 서울광장에 마련된 스케이트장이 개장을 하게 됩니다. 그때 서울광장에 가면 늘 꿈꾸던 모습이 재현되는 아름다운 자리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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