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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뚝도' 아세요?



'뚝도' 아세요?

어제 서울시청에서는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나는 시민대표 중 인터넷 블로거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제25회 창의 발표사례'를 참관했고 서울시 공무원들와 시민들이 제안하고 시행한 '창의적인' 일들에 대해서 감탄을 마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채택된 감동적인 이야기는 물론 시민들을 배려한 시정이 돋보였고 미처 알지못한 정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나 나와 같은 처지로 초대된 시민들은 이런 사례들이 발표될 때 마다 사례별로 창의성이나 실현성이나 효과성 등을 고려하여 평가를 하는 입장이었다.
 
평가단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포함한 대략 100여명으로 이루어졌고 서울시정의 창의성에 대한 동기부여를 드 높이는 방식으로, 평가단은 사례발표가 끝나는 대로 주어진 버튼을 통하여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회의장 분위기로 보아서 초대된 맨 앞줄에 앉은 시민대표 8명은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들이었고, 서울시장과 디자인 총괄본부장,정무조정실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마주보고 있는 자리여서 썩 편한 자리는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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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사례발표로 나온 발표자(상수도사업본부 뚝도 아리수 정수센터) 이승렬,정인종님(이렇게 부르는 게 편하다)의 사례를 듣다가 잠시 햇갈리고 있었다. 발표자와 '고객감동 창의발표회' 프로그램을 번갈아 보면서 '뚝도'가 올바른 표현인지? 아니면 내가 잘모르는 섬 하나가 수도서울의 한 곳에 있었다.

프로그램 내용으로 보아 '아리수' 생산 후 버려지는 방류수를 '서울숲 계류수'로 재활용하여 건천방지등 예산을 절감하고 있는 것인데, 나는 발표자들이 '뚝섬'을 '뚝도로 잘못 표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한편, 서울시 공무원들이 용이주도하게 하는 일 가운데 이런 실수(?)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미치자, 내가 뭘 잘못알고 있거나 '아리수'나 '뚝도' 등에 대하여 관심이 없었다는 게 드러나고 있었다. 따라서 사례발표가 끝나고 질문 시간에 뚝도의 실체(?)와 아리수의 활용실태 등에 대해서 질문을 해 볼까 했으나 나중에 다시 한번 잘 알아 보자며 질문을 피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참석한 '평가위원'들도 대부분 질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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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이었는지...^^ 그래서 집으로 돌아 온 다음, 나의 무식에 대해서 보완도 할 겸 '검색'을 통해서 '뚝도'의 실체(?)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두 건의 키워드는 '뚝도'와 '뚝섬'이었다. 내가 뚝도에 집착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독도獨島를 '독섬'이라며 한자어와 우리말을 혼합하여 부르지 않듯이 뚝도 또한 뚝섬이 우리말에 근접한 것 같고 우리정서에 부합하는 말 같았다.

뚝섬에 대한 검색(다음국어사전)결과는 이러했다!...'뚝섬( 남한 서울지역),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광진구 자양동·구의동·노유동 일대의 지역.' 그리고 '서울 특별시 성수동 한강가에 있는 유원지, 조선시대에는 관마를 기르던 곳,왕가 소속의 별서 낙천정과 화양정의 터가 남아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 기록에 의하면 뚝섬은 보통의 섬(도島)이 아니라 지역의 명칭으로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뚝도는 어디에?...없었다!

'Daum 검색'이 'Naver검색'보다 뒤떨어지는 것일까?...네이버도 별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네이버와 다음의 공통점은 뚝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뚝도 수원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있었고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로 등재되어 있었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시민의 한 사람인 나는 뚝도에 대해서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고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뚝도의 위치정보 등에 대해서 기록해 놓을 필요가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뚝도에서 생산되고 있는 '아리수'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편견은 서울시에 대해서 평소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날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뚝도아리수 정수센터의 사례발표 내용인 '뚝도 아리수 생산시 방류수를 계류수로 재활용'이란 사례발표가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았다면 뚝도는 기지가 건설되기 전 전설의 섬 '이어도' 처럼 영원히 내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있었을런지 모를 일이었다. 뚝도 때문에 '아리수'에 대한 아리송한 편견을 가졌던 내가 서울시와 서울시 공무원들의 업무에 한발짝 더 다가선 의미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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