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하나 때문에
'슬픈 아침'이 된 불국사
"오늘 아침은 슬픈 아침입니다. 마지막 남은 감 하나가 마저 없어졌습니다.
주지스님께서 감나무 심으시고 한번도 감을 못 드셔 보셨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남은 양심이 떨어진 날 입니다. -불국사 사문 씀-"
보시기에 따라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이 '호소문'은 서울 강남의 대모산 자락에 있는 '불국사' 앞 마당 입구에 심어져 있는 감나무 아래 붙여둔 내용입니다.
어제 오후, 대모산을 다녀 오면서 감나무 곁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자 들렀던 장소 바로 옆에 심어져 있는 이 감나무는 불국사 주지스님이 심은 나무로 알려졌고 얼마전 까지만 해도 주렁주렁 열렸던 감이 한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약수터를 오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취했던 모양인데 불국사의 한 사문이 마지막 남은 감을 지켜 보며 익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감이 홍시로 변하면 따다가 평소 공경해 오던 주지스님에게 드릴려고 지켜 본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가 어제 아침 이 감나무를 쳐다보자 마지막 남은 한개의 감 마저도 누군가 따 가고 말아서 '마지막 남은 양심'이 떨어진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감나무가 서 있는 이곳은 불국사가 등산객들이나 약수터를 이용하는 동네 사람들에게 물을 잘 길을 수 있도록 펌프를 사용하여 약수터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야속한 사람들은 이런 속사정을 알 수 없었고 그저 감 하나가 몇푼 정도랴 하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스승이 심었던 감나무를 바라보며 가을이 깊을 때 사문이 스승에게 드리고 싶었던 감 하나는 그렇게 불국사 아침을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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