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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사교육비 부추기는 '영어켐프' 해도 너무하네!




사교육비 부추기는
 '영어켐프'
주일학교가 '영어공교육' 현장?

어제 오후 산을 다녀 오면서 평소 깨끗했던 인도 주위가 종이조각이 어지럽게 널려있어서 도대체 무슨일인가 하고 바닥에 널부러진 종이와 신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신문은 한 기독교 관련 K신문이었고 인도에 살포된 A4종이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영어연수 기관에서 자사의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한 내용이었습니다. 한 교회와 초등학교 앞 인도 사방에 뿌려진 이 문서내용이 궁금하여 한부(한권이 옳다-14장분량-)를 주워 내용을 살펴보다가 결국 한부를 챙겨서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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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는 보통의 '찌라시'와 달리 문서형식을 취하고 있었고 문서의 내용은 '영어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영어 의사소통 능력 신장 해와 영어켐프.연수 운영'이라는 꽤 긴 제목으로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말하기 듣기 중심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 신장, 본시학습과 선행학습을 '영어연수'기관인 이 업체가 제시하는 프로그램에 의해서 진행하니 참고하여 아이들을 자신들의 기관으로 보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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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서형식을 취한 이 홍보물의 겉표지를 넘기자 마자 첨부된 2페이지에는 '교회영어교육 주일학교 속도 붙을듯'이란 제하의 기사를 실은 K신문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실었는데 기사의 내용과 관련없는 부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부교육정책 공 교육감 정책 닮은꼴 침체교회 어린이 학생늘어 부흥성장'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이게 한심해서 글을 쓴 동기가 되었습니다. 펼쳐보니 가관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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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살펴보니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후보가 주경복후보를 근소한차로 이긴 배경에는 '교회성도들의 표'가 결정적인 승리요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근거에서 그런 주장을 한지 모르지만 서울시교육감이 기독교인들의 지지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두고 아전인수도 유분수가 아니라 생각했는데 한 기독교 신문의 창간 8주년 맞이 해드라인 치고는 씁쓸하기 짝이없는 내용이었고, 오히려 '이 시대를 바로 알고 기도하자'라는 내용은 헤드라인에 묻혀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 신문에 의하면 교회나 기독교계만 '영어공교육'을 원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첨부된 또다른 신문 C는 영어연수 회사의 대표가 공정택교육감후보의 당선 축하 광고를 대문짝만 하게 실어서 자신과 교육감이 매우 가까운 사이인것 처럼 보이게 하여 이 문서(광고지)의 권위(?)를 드 높이고 있었는데, 그 신문속에 실린 이 회사 소개글 또한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C신문속에 실린 글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이명박정부가 영어공교육 강화라는 정책을 내 놓을 때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고 선진국형 공교육 모델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2009년도에는 서울시에 소재한 모든 초.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원어민 교사의 실력및 자격문제, 학생들의 수업참여, 원어민 전문 영어 교과서의 부재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철저한 준비없이는 오히려 사교육만 더 조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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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광고지의 내용은 원어민 수업에 앞서서 '철저한 준비'를 미리해야 한다는 것이며 자신들이 만든 영어공교육 프로그램이 적격이라며 그 대상자인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밀집한 학교 근처에 이 광고지를 살포하며 모든 내용을 기독교계로 포장하여 광고하고 있는 것인데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속에 감추어진 것은 사교육비 보다 더 비싼 '영어연수 비용'이었습니다.

영어연수 프로그램의 장소는 미국과 케나다,호주,필리핀으로 짜여져 있었고 대부분 4주간의 일정으로 짜여져 있었는데 그중 필리핀은 6주로 짜여져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필리핀의 경우 숙소는 '특급리조트식 호텔'이며 '특급 부페'가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영어켐프인지 해외여행인지 알 수 없는 이들 4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린 학생들의 영어공교육 준비가 얼마나 향상될지 알 수 없지만 이들 4주~6주에 소요되는 비용은 최소 410만원에서 부터 620만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프로그램(그림 참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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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들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과정에 '조기유학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들의 비용은 '미국내 학교 2년' 기준으로 9,000만원에 용돈과 항공료가 별도인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영어공교육'과 관련한 사교육비 지출은 불보듯 뻔했고 이를 지적하는 다수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현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수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시체말로 능력이 있는 부모라면 수천만원이 아니라 수억원을 들여서라도 제 자식 잘 가르치고 싶어서 안달일 것입니다만 다수의 학생들이 '공교육'의 참맛도 알기전에 노골적이며 약삭빠르게 사교육을 부추기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공교육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그것도 기독교 가치를 주창하고 나선 신문이 이런 프로그램을 버젓이 미화하고 나선다는 것은 기독교도의 한사람으로써 부끄럽기 짝이없는 행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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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영어교육 주일학교 속도 붙을듯?...

...이게 신문이 나서서 할 이야기며 기독교계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내보일 제목입니까?...누구든지 제 새끼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가 이 땅에 온 이유는 '나만 잘 살아야 한다'는 '실용주의'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교회나 학교나 교육을 하는 현장에서 예수와 같은 '인성'을 기르는 것은 더불어 잘 살고자 하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작은 밑거름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을 터인데 공교육을 앞세워 '차별화'를 부추긴다면 그건 지탄받을 일이자 교회가 앞장서서 그 일을 도모한다면 장차 텅빈 미국교회나 서구의 교회같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달러를 벌어들여도 시원찮을 마당에 글로벌을 핑게로 기껏 휴대폰 열심히 만들고 잠못자고 자동차, 선박 열나게 만들어 번 '달러'를 골프나 치러 해외로 나가고 연수를 핑게삼아 해외여행이나 하는 게 과연 '글로벌 시대'인지 깊이 반성해 봐야 할 것입니다. (제발 정신차리세요. 달러 바닥날 지경입니다!) 교회의 주일학교'나 '교육'을 말하는 현장에서나 '교육'을 말하는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먼저 '인간'됨을 가르쳐야 할 것이며 영어가 우선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나 사찰이나 끼리끼리 모여서 본분은 망각한 채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때 소외당하는 건 '예수와 부처'입니다.  교육 이런식(이딴식)으로 계속하면 언제인가 성자를 판 대가로 '돌'맞을 각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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