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서 느낀 최악의 '한강축제' 이대로는 곤란하다!
서울에 살면서 한강에 떠 있는 '섬' 중에 '선유도'는 늘 범접할 수 없는 구역처럼 느껴졌다.
아주 가끔씩 선유도 곁을 통과 하면서도 선유도 늘 낮설었다.
마치 선유도에는 일반인들이 갈 수 없는 비밀스러운 시설이 있는 것 같기도 했고
강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곳에 있는 터여서 일부러 가 볼만한 곳도 못되었다.
주차할 곳도 없거니와 걸어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선유는 그런 매력을 지니지 못한 듯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하이서울 페스티발이 여의도와 선유도에서 집중적으로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본 선유도 모습
여의도에서 만난 한강 여름축제는
내게 작은 문화적 충격을 안겨다 줄 만큼 나를 매력속으로 끌기에 충분했다.
나는 여의나루에서 펼쳐지던 한강축제의 매력을 기억하고 선유도 향했다.
선유도와 가장 가까운 역에 내린 것은 지난 8월 14일 오후 6시였다.
초행길의 선유도행 길을 안내해 준 것은 당산역사에서 부터 붙여놓은 A4용지의 안내문이었다.
쉽게 선유도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당산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한강변으로 가는 '굴다리'를 지나서 선유도로 갈 수 있는 것인데
굴다리를 나서자 마자 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것은 좋았으나
막상 당산역에 내려서 다시 한강변에서 바라 본 선유도는 너무 멀었다.
약 1.5km정도 되어 보이는 거리였는데 빨리 걸으면 땀이 배일 것 같아서 보통걸음으로 걸었다.
선유도로 가는 길에는 자전거가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선유도로 가는 길에 선유도로 향하는 발걸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빤히 보이는 선유도는 멀기만 했고 당산역에서 나 처럼 걸어가는 사람들은 없는 것일까?
초행길에 여름축제를 보기 위하여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 같을 텐데
멀리 보이는 선유교(아치교)위로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보였다.
여름축제를 하긴 하는 모양인데 사람들의 모습이 통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40분정도에 도착한 선유교 밑에서 선유도 까지 도착하니 1시간은 족히 걸렸다.
일부러 시원한 저녁공연을 택하지 않았다면 뙤약볕 아래서 가다가 지칠뻔한 노릇이었다.
선유도공연장에는 예상대로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수십명의 관중을 상대로 한 무용수가 힘겨운 공연을 하고 있었다.
관람객 보다 스태프가 더 많은(?) 하이서울 페스티발이 이어지고 있는 현장이었다.
더 볼 게 없어서 발걸음을 돌리는 순간 통기타소리를 따라 가 봤더니
그곳에는 두명의 관람객을 앞에 두고 연주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유도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 시설해 둔 수경식물을 관람하며 산책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날이 빨리도 어두워졌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걱정됐다.
선유도를 한바퀴 돌아서 당산역으로 올 때 보았던 선유도 입구에 도착하자 오후 8시30분이 넘었고
당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당산역에 도착하자 9시가 넘고 있었다.
하이서울 페스티발에서 모처럼 기대한 선유도공연이었고
초행길의 선유도는 내게 불편한 기억을 더하고 말았다.
세상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보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모두가 불편할 터인데
다시금 좋게 정리해 보고 싶었던 한강 여름축제는 내게 불편만 가중시켰다.
이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하고 있는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이런 불편함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축제란 시민모두가 참여하고 즐겨야 할 놀이마당인데
최소한 장소부터 사람들이 찾지 않는 외진 곳으로 선택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여의나루에서 본 한강축제의 프로그램은 매력이 있었는데
일부러 행사장을 선유도로 택한 배경은 또 무엇인지...
이동 시간만 3시간 소요된 여름 한강축제가 계속해서 열릴지 모르지만
이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서울시는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한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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