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철퇴'라면 맞을만 하다?
그림에서 보는 이 식물은 '흑삼릉'이라는 수생식물입니다.
늪이나 천변과 같이 습기가 많은 곳에 자생하는 식물인데 자세히 보지 않아도 '철퇴'를 닮았습니다.
우리가 은연중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중 철퇴라는 말은 매우 무시무시한 말인데도
툭하면 '누구누구에게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을 남발합니다.
참으로 살벌한 표현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칼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면 필연적으로 '피'를 볼 수 밖에 없으나
이 철퇴를 가하면 피를 보지 않아도 되어서 '살인무기'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피를 보던 보지않던지 간에 '살인'을 하는 무기임으로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말은 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죽여야 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철퇴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문화원형'을 들추어 보니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전통무기의 타살무기류 중 하나이다.
철퇴는 철편(鐵鞭)과 함께 일종의 철제곤봉이며 근접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격형무기로서
가격하는 부분에 집중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 큰 뭉치 부분을 가지고 있다.
철퇴는 철편과 함께 일종의 철제곤봉으로서 근접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격형무기이다.
철퇴는 가격하는 부분에 집중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큰 뭉치 부분이 있다.
그 크기는 50cm내외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큰 뭉치로 인체 어느부분을 맞아도 성할리 없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우리가 잘아는 조선의 명장이자 문신인 김종서(金宗瑞, 1390~1453)도
자객들로 부터 철퇴를 맞아 심한 부상을 입은 장면이 나오는데,
"김종서는 집현전 학사들과 더불어 세종의 각별한 총애를 받았다.
이후 문종이 즉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그가 죽었는데, 단종을 잘 보호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는 정치적 야심이 큰 수양대군을 의식해서 그런 말을 남겼을 가능성이 크다.
단종 즉위 후, 그의 유명을 받들어 단종을 보필하는데 최선을 다하였다.
그러나 정권을 장악하여 왕위찬탈을 획책하려는 야망을 품던 수양대군에 의해
계유정난 중 그가 보낸 자객들에게 철퇴를 맞고 심한 부상을 입어 자기 며느리의 친정집으로 피신했으나,
양정과 이홍심 등에게 발각되어 목이 잘려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
거사 다음 날 아침에 자신의 아들인 김승규를 비롯해
황보 인, 조극관, 민신, 이양 등과 함께 대역모반죄라는 누명을 쓰고
저자거리에 효시(梟示)당했다.<위키백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철퇴를 가하라'는 말, 쉽게 쓸 말이 아니란 것 쯤 이해가 가실 겁니다. 끔찍하죠.
그러나 양재천변 한켠에서 부들과 함께 자생하던 '흑삼릉'이라는 이 식물의 '수꽃'은 철퇴를 닮았지만
지름이 5cm정도 되는 작고 앙증맞은 식물의 모습이어서
이런 철퇴 정도면 맞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 것과 동시에 철퇴의 모습이 떠 올랐던 것입니다.
7월의 개천과 늪지 등에는 이렇게 낮선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참, 철퇴를 닮은 이 꽃은 수꽃이며 수꽃 대궁이 위쪽에 암꽃이 피는데 모양은 전혀 다릅니다.
식물들의 모습을 보니 천태만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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