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수채화
-불당리에서 맛본 토종닭-
한 눈에 봐도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닭백숙은 수채화 동호회(더깔)에서 점심으로 먹게된 닭요리다. 이날 비가 내려 수채화를 그리기에 부적절한 날씨였지만, 인솔자인 ㅂ화백이 '느낌을 담는 작업'이라며 강행한 이른바 '비오는 날의 수채화' 그리기가 됐다. 일행이 간 장소는 남한산성 근처 '불당리'라는 곳. 갑자기 쏟아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숲속에서 겨우 몸을 사리며 그림을 그렸지만 결과물은 신통찮았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는 건조가 되지않아 덫칠을 할 수 없고 캔버스는 온통 빗물로 젖었다. 일행들까지 비에 젖은 건 물론이다. 그리고 점심을 먹는 불당리의 한 토종닭집. 가마솥 아궁이에 수채화를 말리는동안 쪽방에선 토종닭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미리 주문해 둔 토종닭은 닭백숙과 닭볶음탕...이번에는 비에 젖은 수채화속으로 빠져든 사람들이 토종닭속으로 빠져들 차례.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불당리,비오는 날의 수채화
명당 탐색이 끝나자 화구를 들고 숲속으로...
수채화 그리기는 잠시 접어두고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을 바라보며 망중한에 빠져드는 사람들
숲속은 너무 아름답다.
그러나 수채화를 가로막는 얄궂은 날씨...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 민가 처마밑으로 피신한 사람들
비오는 날의 수채화는 이렇게 그려지고 있었다.
비는 그칠만 하면 또 내렸다.ㅜ
빗방울은 숲만 적시는 게 아니다. 화구는 물론 사람들의 속까지 다 적신다.
불당리 숲은 비에 젖고 수채화속으로 빠져드는 사람들...
토종닭을 주문해 둔 불당리의 맛집이 숲속에서 비를 맞고 있다.
ㅂ화백은 수채화 삼매경에 빠졌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눈보라가 몰아쳐도 수채화는 그린다. 그게 '자연대화주의자'란다.
사람들이 비에젖고 수채화속으로 사라지면서, 캔버스 위로 빗방울이 '후두둑' 마지막 터치를 날렸다.
물아일체라 했던가. 어딘가에 몰두하는 건 괜찮은 일이다. 그러나 밥 먹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
"밥 먹고 합시다...!"
"밥 먹고 하자니까요~"
닭백숙 한 마리가 게눈 감추듯 사라진 자리에 이번에는 닭볶음탕과 막걸리가 동시에 도착했다. (상상 되시나요? ^^)
더 이상 수채화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불당리의 토종닭집을 나서자 가을이 성큼 다가선 듯 하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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