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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초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
-안초비와 멸치젓갈 뭐가 다를까-
(흠...껍질째 다 먹는 껍질콩 아시죠...? ^^)
우리에게 '그린빈'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껍질콩(fagiolini) 위에 잘게 다져 먹음직 스럽게 올려진 양념들은 엔초비(anchovy)란 녀석이다. 필자('나'라고 한다)처럼 맨날 된장찌게와 김치 등 촌맛에 익숙해 있던 서울촌놈에게 파졸리니와 엔초비란 이름은 낮설다. 엔쵸비란 녀석은 남미의 띠에르라 델 푸에고(Tierra del fuego)에서 지인이 맛잇게 먹던 핏짜속에 들어있었지만 파졸리니는 낮선 녀석이었다. 이름만 들어봤을 뿐 실체를 만나기 쉽지않았던 것이다.
또 조선콩(?)이라면 사족을 쓰지못할 정도지만 껍질째 먹는 파졸리니란 녀석은 이탈리아의 음식문화 등을 통해 처음 만난 것. 껍질콩은 어느날부터 파졸리니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짬을 내 이들 두 녀석의 정체에 대해 (연구삼아)살짝 간만 살펴보기로 한다. 신기한 녀석은 아니지만 두 녀석들이 만나면 맛있는 요리로 변신한다는 거...엔초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 조리법을 영상에 담아봤다.
엔초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
무슨 음식이든 그러하겠지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은 그 맛이 매우 궁금하다. 두 녀석이 그랬다. 특히 엔초비(혹은 안초비)란 녀석은 우리나라의 멸치젓갈을 닮아 매우 친근하지만 맛은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엔쵸비와 멸치젓갈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그래서 엔쵸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를 정리하면서 엔초비의 정체에 대해 살펴봤다. (엔초비(anchovy)...엔터!!) 엔쵸비는 '멸치과'였다.
"멸치과는 청어목의 한 과이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에 걸쳐 16속(屬), 140여종이 존재한다. 멸치류는 등에 푸른 반사체를 지닌 녹색빛의 작은 생선이다. 성년이 되었을때의 크기는 2cm에서 40cm에 이르며, 북쪽에 있는 종은 몸체가 보다 호리호리한 편이다. 양턱에 작고 날카로운 이빨이 있으며 주둥이는 뭉뚝한 편이다. 부리에는 특이한 기관이 있는데, 민감한 특성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기능은 알려져 있지 않다. 입은 여러 면에서 서로 닮은 청어의 것보다 크다. 멸치류는 플랑크톤과 갓 부화한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멸치류는 전 세계 해양 곳곳에 분포하고 있지만, 주로 온대 바다에 많으며 극도로 차갑거나 뜨거운 수역에서는 그 수가 드물다. 이들은 수온과 염도 변화에 대단히 잘 적응하는 편이다. 멸치떼는 강 하구나 만(灣) 같은, 얕고 진흙바닥의 기수(汽水) 해역에서 잘 발견된다. 멸치류(안초비)는 지중해에 많이 있으며, 스페인, 시칠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연안에서 주로 잡힌다. 안초비는 북아프리카 연안에도 있다. 이 어종은 유럽 대서양 연안부터 노르웨이 남부까지 분포한다. 산란은 보통 10월과 3월 사이에 일어나지만, 수온이 섭씨 12도 미만인 해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멸치류는 보통 해안에서 100 km 가량 떨어진 표층 해역에 주로 산란한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B%A9%B8%EC%B9%98%EA%B3%BC>
*자료사진(1)은 안초비(Anchovy)와 정어리(sardine)의 크기를 비교해 본 그림(http://eastward-ho.com/?p=975)
<자료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B%A9%B8%EC%B9%98%EA%B3%BC>
*참고로 위 '자료사진(1)'에 따라 안초비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더빙해 봤다. 삶은 달걀에 올려둔 안초비의 크기는 대략 5cm임.
위키백과를 뒤져 엔초비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니 녀석은 '유럽 멸치('안초비') Engraulis encrasicolus (Linnaeus, 1758)'였다. 안초비는 지중해에 많으며 과거에는 흑해, 아조프해에 풍부했었다고 한다. 또 그루지야, 그리스, 시칠리아, 터키, 불가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의 연안에서 꾸준히 잡히고 있었다. 이 어종은 노르웨이 남부까지의 대서양 연안에도 분포한다고 전한다. 일단 내가 엔초비로 부르던 녀석을 이 시간부터 안초비로 부르기로 한다. 아무튼 녀석은 이름만 달랐지 멸치였다. 갱상도 방언으로 부르면 '매래치'랄까.
녀석이 어느날 내게 다가와(?) 귀한 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건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의 멸치 혹은 매래치가 안초비로 둔갑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예컨데 기장 안초비,통영 안초비 등으로 이름을 바꿔 인터넷에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었던 것. 어떤 포스트에는 <봄멸치로 담근 안초비>라며 우리의 '멸치젓갈'을 안초비로 불렀다. 핏짜의 고향 나폴리에서 핏짜에 처음으로 넣어 먹던 안초비가 어느덧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
우리의 매래치젓갈을 안초비로 부르는 데 대해 태클을 거는 게 아니다. 녀석을 잘만 이용한다면 우리 식탁문화가 한층더 풍요해질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잠시 언급한 바 오늘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핏짜(pizza)의 고향 나폴리에서는 핏짜에 안초비를 올려먹었다. 우리 입맛에 익숙한 짭조름한 멸치젓갈을 연상하면 '핏짜가 제 맛일까' 싶기도 하겠다.
그러나 19세기 초 이탈리아를 떠난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여전히 안초비 핏짜가 날개돋힌 듯 팔리며 향수를 달래고 있었던 것. 남미에서 수산물 무역을 하는 지인이 가장 좋아하는 핏짜가 '안초비를 곁들인 핏짜'였던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고국을 떠난 지 너무 오래돼 고향땅에서 먹던 멸치젓갈 맛을 떠올렸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면 껍질째 먹는 껍질콩 파졸리니에 안초비를 넣으면 어떤 맛일까.
*엔초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에 사용된 오리지널 안초비의 비쥬얼...겉모습만으로 맛이 느껴지시는 지...^^
자칫 '껍질콩맛이 그렇고 그렇겠지'라는 생각으로 포크로 파졸리니를 찍어먹는 즉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안초비의 짠맛은 사라지고 잘 데쳐진 파졸리는 아삭거리며 입안에서 자꾸만 맴돌게 된다. (왜 그럴까...^^) 담백한 맛 때문에 덜컥 삼키고 싶지 않은 것. 안초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 조리법은 영상을 통해 확인했겠지만, 파졸리니(이탈리어로 '파졸리니'는 '작은콩'이라는 뜻이다)의 손질법 등은 다시 살펴보도록 한다.
파졸리니 데치기
-.파졸리니는 가늘고 길며 꼭지가 마르지 않고 줄기가 탱탱한 것을 고른다.
-. 줄기의 꼭지부분은 잘라내고 아랫쪽의 뾰족한 부분은 (멋으로) 살려둔다.
-. 냄비에 충분한 물과 약간의 소금을 넣고 끓인다.
-. 껍질콩의 아삭함을 느기려면 끓는 물에 대략 1분정도가 적당하며 부드러움을 느끼려면 2분정도 삶는다.
-. 2차적인 조리법에 따라 데칠 것인지 푹 익힐 것인지 선택한다.
잘 데쳐진 파졸리니는 차가운 물(얼음물)에 담궈 식힌다.
잘 데쳐진 파졸리니는 끝부분을 둘로 나누었을 때 부드럽게 갈라지며 속을 보여준다. ^^
이제부터 녀석들은 안초비와 더불어 맛을 낸 파졸리니로 탄생하게 된다.(영상 참조) 파졸리니 종류는 녹색껍질콩과 노란색 껍질콩 및 보라색 껍질콩이 있다. 이들은 한 때 가난한 사람들의 식탁에 올라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는데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오늘날 이탈리아에서는 메뉴에서 뿐만 아니라 최상의 요리재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철갑상어알과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초비와 더불어 조리가 끝난 파졸리니의 비쥬얼...!) 아울러 줄기와 함께 제공되는 줄기콩(mangiatutto)은 다양하게 요리되는데 삶은 감자와 함께 요리하거나 올리브유와 레몬으로 양념하기도 하고 마늘과 허브 등으로 볶아 내기도 한다. 또 다양한 튀김에도 사용되며 오믈렛,케잌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녀석은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식이섬유 등 항암물질이 많이 들어있으며,칼로리가 낮고 이뇨작용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식 요리에 적합하다. 또 당뇨와 변비를 가진 사람들은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날로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녀석들을 접시에 담고 잘게 다져진 안초비를 마지막으로 장식하니 훌륭한 요리로 거듭났다. 안초비를 뒤집어 쓴(?) 파졸리니는 어린왕자의 비유처럼 본래의 아삭함에 매우 적당한 안초비맛이 가미된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서로 조금씩 이웃을 배려하면 세상이 환해지는 것처럼, 요리의 테크닉과 철학은 서로 길들여지기를 원하는 것인 지. 처음으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안초비와 파졸리니는 음식 이상의 친구처럼 다가왔다. 늘 건강하시기 바란다. ()
*안초비로 맛을 낸 파졸리니 시연은 '일 꾸오꼬 알마 꼬레아' Maria 강사님
*참고자료의 출처는 '세프 안토니오의 이탈리아 요리'와 위키백과 및 구글이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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