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물바가지 애완견과 공유한 사건...!
지난 2일 저녁무렵 서울 근교의 한 약수터에서 물바가지를 애완견과 공유한 참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유무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가끔씩 혹은 자주 들르는 동네 근처의 약수터는 물맛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약수터에 쓰여진 안내문을 보면 서울근교에서 제일 맛있는 약수터로 지정된 곳. 이곳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애용해 왔던 곳이자 산행을 다니며 자주 목을 축이던 곳이다. 이 약수터는 다른 약수터와 달리 물 맛이 달콤했다. 따라서 산행 중에 웬만하면 이곳에 들러 물을 마시고 팻트병에 물을 길러오곤 하는 것.
그런 약수터에서 기막힌 일이 발생한 것이다. 요즘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이 너무 가물어서 약수터에서 삐져나오는 약숫물을 한 바가지 다 채우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그동안 지참한 책을 읽는 등 시간을 보내곤 하는 것. 이때 기막힌 문제가 생겼다. 저만치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온 주인이 강아지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삼식아(가명), 물 마시고 가자"
나무에 코를 쳐박고 딴짓을 하는 삼식이는 주인의 부름에도 여전히 딴짓을 계속했다. 삼식이는 약수터로 갈 생각이 없었던 것일까. 삼식이의 목줄과 견인줄은 길다랗게 늘어지며 주인과 거리를 넓혔다. 그러나 삼식이 애미는 아랑곳 하지않고 견인줄을 잡아당겨 약수터 근처까지 삼식이를 견인했다. 그리고 난 다음 삼식이 애미는 약수터 물바가지를 들고 삼식이 한테 냉큼 내밀었다. 기가찰 노릇이었다.
"삼식이 애미, 아니 아줌마 뭐하는 짓입니까. 그 바가지 사람들이 쓰는 거잖아요!!"
삼식이 애미는 흘깃 돌아보더니 바가지 물을 손에 따루어 삼식이에게 먹였다. 삼식이 애미 때문에 잠시 이성을 잃을 뻔했다. 언제인가 약수터에서 신발을 닦는 사람들도 있더니 그런 경우는 양반(?)이었다. (삼식이 애미의 경우 따지지도 묻지도 말고 조용히 동영상을 촬영해 놓았다가 고발할 걸 그랬나...!) 저만치 멀어지는 삼식이 애미가 진짜 삼식이 애미처럼 여겨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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